국정원 개입 의혹, 경찰 발표에도 朴·文 '공방' 계속

국정원 개입 의혹, 경찰 발표에도 朴·文 '공방' 계속

변휘 기자, 최우영
2012.12.17 17:40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씨(28·여)의 '불법선거운동' 의혹에 대한 경찰의 수사결과가 17일 발표됐지만 오히려 대선 막판 쟁점으로 부상했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의 정치공작 실패"라며 비판했고, 민주당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발표"라고 맞섰다.

경찰은 이날 수사결과 발표에서 김씨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비방 '댓글'을 올렸다는 의혹과 관련, "댓글 작성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초 의혹을 제기하며 김씨가 머물던 오피스텔을 급습·대치했던 민주당으로선 곤혹스러운 상황이 연출됐고, 새누리당으로선 공세의 호기를 잡았다.

그러나 경찰 발표를 놓고 부실수사 및 정치적 의도가 담긴 발표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여·야가 사건 실체를 놓고 다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증폭시킨 경찰의 성급한 수사결과 발표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찰은 지난 16일 밤 11시 "김씨의 하드디스크에서 댓글 흔적이 없었다"고 돌연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경찰 서면브리핑 시점은 대선후보 3차 TV토론이 끝난 직후였다. 대선을 눈앞에 두고 민감한 여·야에게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다음날 오전 9시 브리핑에서도 경찰의 수난은 이어졌다. 이광석 수서경찰서장과 장병덕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이 번갈아 나섰지만 누구도 취재진의 질문에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 서장은 "사이버수사대에 질문해야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사이버수사대는 "하드디스크 분석과 연관 없는 사항은 답할 수 없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부실수사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김씨가 9월부터 40여 개의 아이디(ID)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했다", "대선후보 관련 댓글 작성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대선 관련 글을 열람했지만 김씨가 작성했는지 알 수 없다", "데이터 덮어쓰기 등 복구되지 않은 영역은 존재할 수 있다"는 등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경찰 수사결과가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와 문 후보 캠프의 화력만 높아졌다. 여론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아직 남아 있는 부동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총력전이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경찰 수사결과 발표로 이번 사건이 결국 민주당의 선거공작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문 후보는 정치공작에 대해 사죄하고 관련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하며, 피해여성과 가족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결과 시기를 놓고 문 후보 측이 "정치적"이라고 반발한 것에 대해 이정현 공보단장은 "당초에는 문 후보 측이 '왜 일주일 걸리느냐'고 시비를 걸지 않았나.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2~3일 안에 발표해줬는데 무슨 이유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그들은 언제 발표를 했든 어차피 시비를 걸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문 후보 측은 경찰수사의 부실 및 정치적 의도성을 추궁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정치적 의도로 황급히 중간 수사발표를 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 의도가 불순하다"며 "하루라도 빨리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 즉 오늘 조간에 어떤 형태로든 보도가 되게끔 하려는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우 단장은 특히 전날 밤 중간발표에 대해 "경찰청 최고위급 간부가 이를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무리해서 긴급 발표를 지시한 데는 청와대 지시가 있었거나 박 후보 캠프가 관련돼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이 정권과 국가기관이 다 힘을 합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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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40 넘은 나이에 첫 아이를 얻었습니다. 육아휴직을 하며 그 경험을 나누기 위해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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