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정무위에 '삭제 검토' 의견 전달…내부거래 원칙적금지, 입증책임 부분도 손질
정부와 국회가 일명 '일감몰아주기 방지법안'(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관련,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일 경우 총수 일가가 부당내부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명확한 증거 없이 '유죄'로 추정하는 것이 과잉규제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 때문이다. 아울러 '원칙적 금지'로 오인될 수 있는 내부거래 의미 규정 부분도 오해가 없도록 손질하기로 했다.
18일 여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측은 전날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 소위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총수 일가 사익편취 개정안 주요 쟁점에 대한 공정위 의견'을 전달했다.
정무위는 현재 대기업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을 강하게 제재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논의중이다. 하지만 △'지분 30%' 보유시 총수의 부당거래 관여 추정 △내부거래 원칙 금지 △기업의 부당성 입증 책임 등과 관련해 과잉 규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법안은 대표적인 경제민주화법안 가운데 하나다.
'총수 관여 추정' 조항은 총수 일가가 30% 이상 지분을 가진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경우, 총수의 지시·관여 증거가 없어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부당내부거래와 관련해 총수 개인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하기 곤란하다는 점을 고려해 도입이 검토됐었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도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정위가 기본적으로 무죄추정이 아니라 유죄추정이나 관여추정으로 가면 법적 안정성이 있겠느냐 하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무죄를 추정하기는 쉽지만 유죄를 추정하기는 상당히 어렵지 않느냐"고 말해, 개정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공정위는 또 '내부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조항도 대폭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법 2항 2호의 '비계열 독립기업은 얻기 어려운 거래기회 제공(경쟁입찰 등 4개 경우는 제외)' 이라는 문구를 '통상적 거래상대방 선정과정 및 합리적 경영판단을 거치지 않은 경우만 규제'로 바꾸는 방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위반행위의 유형 또는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한다"는 규정도 법문안에 추가하기로 했다.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유형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해 공정위가 자의적으로 위반행의를 판단할 소지를 없앤 것이다. 수직계열화된 부품공급, 품질 가격이 우수한 경우, 보안성 긴급성 등은 통상적인 내부거래는 제외된다는 점을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독자들의 PICK!
또 거래의 정당성 입증을 기업이 아닌 공정위가 한다는 점도 보다 분명히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개정안 중 '정당한 이유없이'라는 문안을 '부당하게'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라는 문구가 "기업이 내부 거래를 할 때 정당하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과징금을 부과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이다.
공정위는 다만 부당성 요건 판단 기준과 관련해 경쟁제한성(공정거래저해성) 여부에서 경제력 집중의 유지 강화 여부로 전환하는 개정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여야 소위 위원들은 오는 19일 오후 2시 열리는 법안심사소위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자, 관련 전문가 등을 불러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추가로 들을 예정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법안 소위에서 쟁점 사안을 협의할 때 정부 견해를 참고하게 된다"면서 "논란이 됐던 부분을 보완하는 제안이어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