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정년연장, 고령사회 안전망 구축"

환노위 "정년연장, 고령사회 안전망 구축"

진상현 기자, 이미호
2013.04.23 18:00

50대 중반이면 은퇴, 연금 수령까지 10년간 방치..."임금 피크제로 기업부담 완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3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재계 등의 우려에도 '정년 60세 의무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고령화 사회를 맞아 50대 중반 이후 소득 급감에 대한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를 넘어서면서 고령화사회로 진입했다.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는 오는 2018년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령화 속도(65세 이상 인구 점유율이 7%에서 14%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가 18년으로 일본의 24년에 비해 유례없이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행법에서도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강제 규정이 없어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실제로 단일정년제를 운영하는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의 평균 정년은 57.2세에 그쳐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들이 일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더욱이 명예퇴직 등으로 사실상 해고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정년 연령(은퇴 연령)은 50대 중반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환노위 법안소위 관계자는 "퇴직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연령인 55세에서 첫 연금을 수령하는 65세 사이에 약 10년간 무소득 또는 저소득 기간이 발생한다"면서 "이 기간 동안의 소득 공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회·경제적 리스크를 감당해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책 마련이 절실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지난해 7월부터 민주통합당 이목희, 홍영표 의원, 새누리당 김성태 정우택 의원 등이 잇따라 정년 의무화 법안을 발의했다.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비용 부담은 임금피크제와 연계시키는 방식으로 상당히 완화시켰다는 것이 환노위측 설명이다. 실제 성안 과정에서 여야 간에 이견이 가장 컸던 것 중 하나가 임금피크제 연계 부분이다.

정부와 여당은 정년이 연장되면 기업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호봉이 되면 임금을 낮춰가는 '임금피크제'와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최봉홍 새누리당 의원은 전날 소위 논의에서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법에 안 넣을 경우, 시행령에라도 넣어서 노사협의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절충안을 내놨고,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도 "임금피크제는 수용이 어렵지만 정년연장을 60세 '이상'으로 한다면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합의점을 찾았다.

환노위 법안심사 소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이날 법안 통과 후 "정년연장법안은 여야간에 심도깊은 논의 통해 합의를 이뤄낸 것으로 재정압박이나 기업의 희생만 강조한 법안이 결코 아니다"면서 "고령화시대에 우리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지키면서 또 기업에도 임금조정을 통해 합리적인 일터를 계속 유지하게끔 하자는 게 환노위에서 정년연장을 도입한 근본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새누리당 등 일각에서는 '정년 연장 의무화' 법안 역시 인기에 영합하는 법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엔저 등으로 현재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업 부담만 계속 부담시키는 법안들이 통과되다 보면 우리 경제는 악순환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 상임위가 당과 상의에서 '한 건 주의식'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면서 "생색은 상임위서 내고, 책임은 청와대와 당이 지게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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