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서민주거안정시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 발표

이명박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결국 대규모 미분양 사태와 임대주택 부족에 따른 전세난,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의 재정악화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또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가 2003∼2011년 약 100만호의 주택을 과다공급한 것도 미분양 사태의 원인이 됐다고 감사원은 평가했다.
감사원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민주거안정시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9∼10월 당시 국토해양부, 서울특별시, LH공사 등 10개 기관를 상대로 이뤄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009년 8월 수도권 주택공급 위축을 완화한다는 목적으로 주택 수요나 LH공사의 재정상황 등을 충분히 따지지 않은 채 기존에 계획됐던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내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시기를 대폭 앞당겼다. 이에 따라 당초 2018년까지 10년간 매년 3만호씩 총 30만호를 공급키로 했던 것이 2012년까지 4년간 매년 8만호씩 총 32만호를 공급하는 계획으로 수정됐다.
이 계획을 토대로 LH공사는 2009년 이미 7개 지구 지정을 신청해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실적을 채우기 위해 재정여건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2010년 1월 광명시흥 등 5개 지구를 추가로 신청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하남감일을 제외한 4개 지구가 수요 부족 등으로 사업승인도 받지 못하거나 재원 부족으로 보상 착수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보금자리주택 사업 계획을 무리하게 잡은 결과, 2009∼2011년 3년간 당초 계획 대비 공급 실적이 42.6%(10만2000호)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LH공사는 지난해 6월까지 보금자리주택 사업에 총 7조8400억원을 투자하고도 3조6456억원을 회수하지 못해 재정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분양 위주로 추진되면서 장기임대주택의 공급물량이 부족해져 저소득 계층의 주거 상황은 더욱 불안해졌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분양 중심의 사업은 민간 주택시장을 위축되는 결과까지 초래했다고 감사원은 평가했다. 더불어 보금자리주택 입주자에 대한 자산·소득 기준이 불합리하게 적용되면서 서민을 위한 보금자리주택에 고소득·자산가들이 입주하는 문제까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주택 공급 과잉으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빚어진 배경에는 국토부의 잘못된 공급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감사 결과 밝혀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003년 '10년간 500만호 공급'을 골자로 한 장기주택종합계획을 수립한 뒤 실제 주택수요 변동을 반영하지 않은 채 연도별 공급계획을 세워 총 422만7000호를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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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감사원이 인구변동이나 소득변화 등 실제 주택수요 변동요인을 반영한 결과, 적정 공급량은 325만5000호로 분석됐다. 이에 비춰볼 때 이 기간 중 총 97만2000호가 과다 공급되는 수급불균형이 발생했으며 이것이 주택시장 미분양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감사원은 평가했다.
이밖에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주도한 뉴타운 등 도시정비사업의 경우 양호한 주거지역에 대한 무분별한 지구 지정으로 오히려 서민주거환경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뉴타운 사업 중단에 따른 매몰비용 처리 문제와 세입자에 대한 미흡한 이주대책 문제까지 남긴 것으로 평가됐다.
감사원은 이를 포함해 서민주거안정시책과 관련 총 67건의 문제점을 적발, 서승환 국토부 장관 등에게 총 37건의 제도개선 사항을 통보하는 한편 총 30건의 위법 및 부당처리 사항에 대해 징계 또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은 앞으로도 주택 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시의성 있는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