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日공명당의 고민…선거연대의 딜레마

[기자수첩]日공명당의 고민…선거연대의 딜레마

김태은 기자
2014.02.11 06:26

선거 후 자민당 우경화 반대로 연립정권 삐걱…당 정체성 기로

연초 휴가로 찾은 일본에서는 선거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지방자치단체장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고 있었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 일본 대도시가 포함돼 현 아베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띤다. 특히 연립 집권 여당의 열기가 뜨거웠다. 일본 어느 지역을 가도 연립내각을 이루고 있는 자민당과 공명당의 선거 포스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란히 붙어있는 두 정당의 포스터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사뭇 달랐다. 자민당은 아베 신조 총리가 2012년 말 집권 당시 내세웠던 "일본을 되돌려놓겠다"는 슬로건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주변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잇딴 우경화 정책들을 이른바 '비정상의 정상화'로 정당화하고 있다.

이에 비해 공명당은 "안정은 희망이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민생의 안정 뿐 아니라 주변국가들과도 안정적인 외교 관계를 맺어 평화를 유지하는 노선을 지향하는 당 색깔을 보여준다.

두 정당이 서로 다른 구호를 외치다보니 최근 이들 연립정권이 삐걱거린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개헌요건 완화, 법인세 인하 등 아베 총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공명당이 잇따라 반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명당이 집권여당의 테두리 속에서 자민당의 우경화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지만 선거로 맺어진 이들의 연대가 그런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자민당은 공명당의 조직력을, 공명당은 소수로 집권여당 지위를 얻기 위해 선거에서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책 실현 보다는 선거용 성격이 짙다는 얘기다. 공명당은 이번 고비만 넘기면 다시 연립 정권의 지위를 상당기간 누릴 수 있다. 이번 선거 이후 3년 간은 큰 선거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연대'가 화두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힘을 합쳐 야권이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논지다. 선거승리 만을 위해서라면 일견 타당한 주장이지만 선거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까지 감안한다면 마냥 이에 동의하기 힘들다.

일본 공명당처럼 선거 연대 따로 정책 따로인 이상한 '정당'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과 이념을 어디까지 공유하고 타협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당 정체성 확립이 연대 보다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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