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환경오염 사고 대비 '기금 마련' 추진…기업 적극 나서야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환경 문제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환경오염 사고에 대비해 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정유 및 석유화학, 유류·화학물질 운반 회사들이 환경오염 사고에 대비해 '환경책임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법안을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기업과 정부의 출연금을 더해 '환경책임기금'을 설립, 이른바 한국판 '수퍼펀드법'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선진국에서는 환경오염 사고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법으로 명시해놨다. 미국의 포괄적 환경대응책임보상법(수퍼펀드법)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정부는 1892년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 운하를 만들다가 경제불황으로 공사를 중단한다. 이후 한 화학 회사가 이 부지를 인수, 수만톤의 유해 화학물질을 매립하게 된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당국은 학교와 주거지를 조성했다. 그러자 주민들이 피부병과 천식에 걸리고 기형아를 출산하는 등 재앙을 맞는다. 이에 당국은 유해물질로 오염된 부지를 정화하는 연방 기금을 마련했다. 이른바 슈퍼펀드법의 시초다.
민주당의 구상은 무엇보다 피해보상의 '신속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선(先) 보상 후,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당장 생계가 곤란한 어민들을 위한 조치다.
실제로 여수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2주가 넘어가고 있지만 피해 주민들에게 언제, 얼마나 보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법적 보상의 주체조차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물론 사고를 낸 유조선의 선사는 약 1조원 규모의 보험에 가입돼 있고 GS칼텍스도 피해 보상을 적극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해경 수사에서 사고 원인을 규명해야 하고 그 이후엔 검찰을 거쳐 법원 판결까지 가야 한다.
기름유출 사고는 생태계 파괴는 물론, 양식장 및 관광 산업 등 주변 주민들에게까지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확대되면서 이해관계자간 합의를 보기가 쉽지 않다는게 특징이다. 또 피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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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발생한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역시, 보상 규모나 출연금 배분 문제가 주민간 이견과 방대한 소송으로 아직까지 정리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삼성중공업이 내놓은 3600억원의 지역발전 출연금이 전부다.
피해규모의 범위와 심각성이 다른 사고와 비교할 수 없이 큰 환경오염의 경우 기업들이 책임소재나 법적의무를 넘어서 '사회적 책임'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이유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대상에 환경오염도 포함된다는 공감대부터 형성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