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士'자의 운명 쥔 법안들 ②-2 감정평가사]'시장 플레이어' 감정원에 평가기능 부여 입안 논란

이해관계에 따라 평가결과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감정평가업계를 감독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감정평가결과를 심사하는 내용을 담은 감정평가사법과 한국감정원법이 입법 발의됐다. 하지만 이해관계자의 입장에 첨예해 국회 통과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감정평가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감정원에 감독기능까지 부여하는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부감법, 감평법, 감정원법에 9개 법안 대기중
29일 국회에 따르면 감정평가사법은 기존 부동산 가격 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이하 부감법)에 의해 묶여있던 감정평가 영역을 별도로 분리해 낸 법안으로, 함께 포함됐던 한국감정원법과 함께 패키지로 논의 중이다. 기존 부감법과 감정평가사법, 한국감정원법 등 3개 분야에서 5명의 의원이 9개의 법안을 내놓고 있을 정도로 의견이 다양하다
감정평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지만 감정평가업무 감독 기관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팽팽하다. 협회와 업계의 의견을 수용하고 있는 신기남 의원 안은 별도의 감정평가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내용인 반면 한국감정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이노근 의원 안은 한국감정원이 감독하도록 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신기남 의원실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감독 기능을 하면서 동시에 금융업무를 보고 있지 않고 있는 것처럼 한국감정원도 감정평가 시장에서 손을 떼야 하는 것이 옳다”며 “감정평가업계 시장이 커질 것까지 고려해 금융감독위원회처럼 별도의 감정평가위원회를 만들자는 게 우리 법안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노근 의원실 관계자는“안정적인 전문자격사 제도를 만들기 위해 법을 독립시키는 것이 우리 안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쟁점은 많다. 감정평가정보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가를 두고 이노근 의원과 강석호 의원이 각각 발의한 부감법에서는 감정원 위탁으로 규정한 반면, 박기춘 의원이 발의한 부감법과 신기남의원의 감정평가사법에는 협회가 독자적으로 운영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감정원의 자료제출 권한이나 감정평가업자 추천제도 도입, 평가사 연수교육 위탁사업 등을 두고도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다.
독자들의 PICK!
◇'6000억 시장 양보 못한다' 협회-감정원 기싸움 팽팽
한국감정평가협회는 감정평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감정원이 관리·감독 업무를 맡게 되는 것은 ‘축구선수가 심판까지 보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협회의 한 임원은 “감정평가업계에 대한 지도 감독이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동의하지만, 이 권한을 두고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감정원이 국토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는다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 감독 권한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의 경우 협회의 단독권한이었다가 2011년 감정원도 조사권한을 갖게 됐는데 3년만에 감정원의 단독 권한으로 넘어가게 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감정원 한 임원은 “지금까지 감정원은 담보감정이나 경매감정 등 민간시장 상당수를 감정평가업계에 넘겨왔고 궁극적으로 감정평가업무에서도 손을 뗄 예정”이라며 “조직슬림화와 정원감축 등으로 계속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3의 기구 설립에는 엄청난 비용이 수반되야 한다”며 “설립 과정에서 또 다른 갈등만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감정원의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협회는 감정원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감정평가기능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개혁의 화살을 비켜가기 위해 수익성 개선 수단으로 활용할 공산이 커질 것이란 견해다.
협회 관계자는 “감정평가사법 등 3개 법안이 공기업 개혁 흐름 속에서 위기에 빠질 수 있는 감정원에게 살 길을 마련해주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