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보수'가치 실종된 새누리당 대표 선거

[기자수첩]'보수'가치 실종된 새누리당 대표 선거

박경담 기자
2014.07.15 16:41

[the300]

잘 굴러가는 조직에는 이유가 있다. 구성원들이 '가치'를 공유하면 업무 만족도와 조직성과가 향상된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마이클 파이너 교수가 정립, '조직관리론'의 새 흐름으로 인정받고 있는 '가치기반 리더십'은 이를 뒷받침한다.

파이너 교수의 이론은 정당에도 확대 적용된다. 정당은 작게는 당, 크게는 국가라는 조직을 잘 운영하기 위해 당원과 국민에게 자신의 가치를 퍼뜨린다. 특히 집권여당의 경우, 핵심 가치가 확산돼 국민을 지지자로 포섭하면 정책 정당성을 부여받고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지난 14일 치러진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실패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당 대표를 포함, 새 지도부를 선출했지만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가치 즉 '보수'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논의는 실종됐다. 한 전당대회 출마자가 "국민들은 전대에 관심 없다"고 지적했듯이 당의 가장 큰 행사가 외면당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가치 논쟁'이 빠진 공백을 메운 것은 '정치 공학'이었다. 전대 출마자들은 표심을 잡기 위해 너나없이 '총선·대선 승리'를 약속했다. 하지만 국가를 이끌고 갈 집권당으로서의 비전과 방안이 아닌 '구호'일 뿐이었다. 출마자들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자고 외쳤으나 박근혜정부 2기 내각과 어떻게 발을 맞출 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서청원·김무성 의원 간의 신경전 역시 '가치 논쟁' 실종에 한 몫 했다. 살생부·여론조사 조작 논란 등 네거티브 선거전 이어졌고 줄 세우기·계파 싸움도 여전했다. 새누리당 한 초선 의원은 "보수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그나마 김 대표가 전대 마지막 연설에서 현재를 '분노의 시대'로 규정한 것은 다행이었다. 김 대표는 고용이 따르지 않는 질 낮은 성장, 양극화 부추기는 불공정한 게임의 룰 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 취임으로 당·청 관계의 긴장이 예고되고 있다지만, 이는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말로도 통한다. '친박'과 '비박' 갈등이 아닌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보수'의 가치를 세워나가는게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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