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뛰어난 협상가는 상대에 대한 '비난' 현저하게 적게 해"

# 1995년 12월11일 저녁, 미국 동부 보스턴 인근 로렌스시(市). '쾅'하는 굉음과 함께 커다란 불기둥이 치솟았다. 대형 합성섬유 업체 몰든밀스(Malden Miils)의 공장이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다.
공장의 자체 소방대가 곧장 출동했지만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로렌스시 소방대는 20분 뒤에나 도착했다. 결국 공장의 3분의 1이 잿더미로 변했다. 33명이 다치고 5억달러(5200억원) 상당의 피해가 났다.
시 당국은 초기 대응 실패의 책임을 물어 회사를 소방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애런 퓨어스타인 사장은 발끈해 "늦게 도착한 시 소방대에 책임이 있다"는 반박 논리를 준비했다. 그러나 제프 바우먼 마케팅이사는 생각이 달랐다. 그는 오히려 시 소방대를 우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의 주장이 채택됐다. 회사는 소송에서 "시 소방대가 공장 소방대를 잘 지휘해준 덕분에 결국 진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 소방대도 회사에 유리한 증언으로 화답했다. 덕분에 몰든밀스는 벌금을 단 한푼도 물지 않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저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상대에 대한 '비난'이 원하는 것을 얻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지난 50년 간 이뤄진 수많은 실험 결과들에서 '뛰어난 협상가'와 '평범한 협상가'들의 차이를 뽑아냈다. 그에 따르면 평범한 협상가와 비교할 때 뛰어난 협상가는 협상 때 '비난'이나 '거슬리는 발언'을 현저하게 적게 한다.
평범한 협상가는 협상 때 하는 발언 가운데 평균 6.3%가 상대에 대한 비난이다. 반면 뛰어난 협상가는 비난의 비중이 1.9%에 불과하다. 자기 자랑 등 '거슬리는 발언'의 비중도 평범한 협상가는 10.8%에 달한 반면 뛰어난 협상가는 2.3%에 그친다.
대신 뛰어난 협상가들은 '정보 공유'(12.1%), '장기적 발전에 대한 발언'(8.5%), '창의적 대안 모색'(5.1%)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16일 국무회의 발언 이후 국회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국회 파행을 두고 나온 "국민에게 그 의무를 반납하고 세비도 돌려드려야 한다"는 발언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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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민주주의와 의회주의 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위험스러운 발언"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심지어 여당에서도 "대통령이 넘어서는 안 되는 선까지 넘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18일에는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까지 나서 "내각제였다면 국회를 해산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하며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박 대통령이 원하는 건 민생·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다. 이 목표를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해 다이아몬드 교수가 소개한 '효율적인 의사소통'의 원칙들을 한번 살펴보면 어떨까? △대화를 통해 문제에 접근한다 △결정하기 전에 상의한다 △감정을 배제한다 △누가 옳은지 논쟁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