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누리당 '할리우드 액션?'

[기자수첩] 새누리당 '할리우드 액션?'

배소진 기자
2014.09.29 07:11

28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은 "어제 뜬 눈으로 밤을 샜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 위원장은 "오늘이라도 당장 김무성 대표를 만나겠다"며 '통 큰 정치'를 제안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단 10분만에 '신속한 퇴짜'로 화답했다.

문위원장은 이날 밤도 잠을 못 이룰 듯하다. 정기국회 문이 열린 지는 벌써 한 달이 다 됐다. 문 위원장이 꽉 막힌 정국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구원투수'로 오른 지도 10일이 넘었지만 구원의 빛은 보이지 않는다.

26일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30일로 연기하면서 시간을 벌어줬다. 새누리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본인의 법안처리 공언까지 번복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준 모양새였다. 얼핏 나흘의 시간을 번 새정치연합의 '판정승'처럼 보인다.

지역구에서 부랴부랴 상경까지 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자존심을 구긴 채 10분만에 본회의장을 나서야 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격분해 사의를 표했다.

그러나 갈수록 시간은 새정치연합의 편이 아니라는 게 명확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협상창구를 걸어 잠궈 버린 이상 문 위원장이 아니라 (그의 말대로) DJ가 살아온다고 해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

"시급한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압박에 주류 언론도 동조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국회 정상화'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새정치연합의 '조바심'이 짙어질 수록 새누리당의 강경함은 '여유'로 발전하고 있다.

이완구 대표는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복수라도 하듯 주말내 연락을 두절했다. '한 솥밥 식구'였던 정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촉구 결의안까지 제출하며 '피해자'로서의 반발을 이어갔다.

분위기를 탄 건 분명 새누리당이다. 정의장이 야당에 준 '시간'보다 여당에 준 '명분'이 더 커 보이고, 새누리의 움직임이 '할리우드 액션'으로까지 보이는 이유다.

정치는 변한다. 할리우드 액션이 지나치면 관객들의 반발을 사고, 심판도 이를 간파한다. 그 역풍은 다시 새누리를 향해 몰아칠지 모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배소진 기자

안녕하세요. 티타임즈 배소진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