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선업 다단계 하청 '물량팀'…정부, 현대重서 첫 확인

[단독]조선업 다단계 하청 '물량팀'…정부, 현대重서 첫 확인

박광범, 구경민 기자
2014.10.08 05:56

[the300][2014국감]새정치 이인영, '현대重 종합안전보건진단' 결과 입수 "정부, 방치하는 것은 불법에 대한 묵인"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뉴스1제공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뉴스1제공

조선업계 대형 산재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던 다단계 비정규직 하청조직, 이른바 '물량팀'의 존재가 정부 조사결과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인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등록된 296 개 협력업체에서 '물량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량팀이란 하도급이 분화한 '다단계 하도급' 과정에서 파생된 것으로, 일정한 일감을 주고 일을 시킨 뒤 일감을 끝내면 즉시 해고 되는 비정규직 그룹이다. 보통 '물량팀장'을 주축으로 10~20명이 한 팀을 꾸려 움직인다. 나아가 물량팀이 공사기간을 맞추지 못하거나 , 불량결과를 만들어낼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또다른 비정규직 집단인 '돌발팀'도 존재한다는 전언이다. 이같은 하청 비정규직의 다단계 도급구조가 인명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그간 조선업계에선 물량팀의 존재를 부정해왔다. 원청이 도급을 준 하청업체가 계약기간 내 물량을 맞추지 못해 재도급에 재도급을 반복하는 현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지만 업계에선 이를 묵인해왔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하도급 관계의 맨 아래에 위치한 물량팀은 값싼 가격, 짧은 기간 내에 정해진 물량을 맞추기 위해 주로 주말이나 심야에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잦은 안전사고가 일어났고, 현대중공업은 경우 올해 5건의 산재사고가 발생해 6명의 하청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가 연속해서 발생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사과문을 발표했고 지난 5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주도로 현대중공업에 대한 대규모 종합안전보건진단이 실시됐다.

자료=이인영 의원실 제공
자료=이인영 의원실 제공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1차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서에 '사내 협력사는 제2하도급 금지규정에 따라 재하도급을 금지하도록 함'을 명시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현대중공업 등록 296개 협력업체 모두 물량팀을 운영 중이었다. 보고서는 물량팀과 관련, '작업기간 단축을 위해', '주로 야간작업에 투입', '밀폐공간, 선내하부 등 유해하고 위험한 작업'을 위해 운영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의 협력사 K기업의 근로자 등록현황은 지난 5월20일 기준, 409명이었다. 하지만 같은 달 23일 300명, 26일 318명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K기업 근로자로 추가 출입증을 발급받았다. 618명이 '물량팀'으로 투입됐다는 증거다.

특히 23일은 금요일이었는데, 주말인 24일과 25일 주말 간 밤낮 없는 집중작업을 위해 물량팀이 투입됐다는 게 이 의원의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출입증을 관리하는 원청인 현대중공업이 아무런 제재 없이 출입증을 발급해줬다는 것은 현대중공업이 물량팀의 존재를 알면서도 눈 감아줬다는 지적이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보고서는 또 물량팀의 문제점으로 △안전보건교육 미흡 △법적관리 사각지대 △체계적인 직무교육 미흡 △경미한 사고는 근로자 스스로 산재처리 요구 등을 지적했다. 산재부분과 관련해선, 산재은폐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보고서는 '물량팀에 관한 사실적인 파악은 어려움이 있으며 물량팀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 역시 파악하기 힘들다'고 병기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실태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의원은 "조선소는 불법, 탈법으로 왜곡된 도급구조와 이로 인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위험한 현장에 다름 아니다. 이런 구조를 계속 방치한다는 것은 불법에 대한 묵인이고, 살인에 대한 방조"라며 "고용노동부는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근로감독을 철저하게 시 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8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오는 24일 고용노동부 확인국감 때까지 정확한 실태파악 및 대책 등 종합계획 수립을 주문할 예정이다.

자료=이인영 의원실 제공
자료=이인영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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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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