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경제특구' vs 한국 '경자구역', 뭐가 다르길래…

해외 '경제특구' vs 한국 '경자구역', 뭐가 다르길래…

배소진 기자
2014.10.15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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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경제'도 '자유'도 없는 경자구역③]

지난 8월 전국 경제자유구역(FEZ) 14개 지구 전체 또는 일부 면적이 지정해제됐다. 전체 경제자유구역 면적 중 약 22%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2003년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를 꿈꾸며 출발한 경제자유구역이 지지부진한 외자유치로 인해 '빛 좋은 개살구' 신세가 돼 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경제자유구역이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주변 국가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글로벌 기업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이 없다는 데 있다.

동유럽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폴란드는 10년 전 같은 문제에 봉착한 바 있다. 2000년대 초반 슬로바키아, 헝가리, 체코 등에 굵직한 대기업 공장 유치를 잇따라 빼앗기며 위기감이 감돌았던 것.

2005년 LG디스플레이 등 LG전자 계열사가 폴란드 서부 브로추아브 지역에 투자의향을 타진하자 폴란드 정부는 현지 코트라 무역관에 조언을 구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섰다. LG전자가 생산기지를 짓는다면 해당 지역을 'LG경제특구'로 지정해주겠다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제안했다. 원하는 기업이 있다면 '선(先)유치 후(後)조성'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용지를 먼저 조성한 뒤 기업을 유치하는 국내 경제자유구역의 운영방식과 정반대다.

계약체결 후에도 폴란드 정부는 투자기업의 편의를 위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경제특구 입주요건은 10만 유로 이상의 투자. 투자자들에게 '전담 관리인'을 1대1로 붙여 맞춤형으로 입주를 도왔다.

LG전자에 대해서도 법인세·재산세 감면에 현금 보상,공장 부지까지 공짜나 다름없이 제공했다는 것은 당시 유명한 일화다. 평균 8주 이상 걸리는 건축 인허가도 5주만에 완료해줬다. 현장 인근에 도로를 무상으로 조성해 '한국로' '서울로' 등의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다.

덕분에 작은 농촌마을이던 브로츠와프는 LG전자 등 계열사를 시작으로 유럽 내 최대 가전 생산기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2010년 기준 폴란드 경제자유구역은 1200개 기업의 26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입주 기업 80% 이상이 외국기업이었다.

싱가포르는 중국 등 주변국가의 투자유치 확대로 기존 다국적 기업의 이탈이 발생하기 시작하자 '바이오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첨단 시설을 갖춘 국영 생물공학 연구단지를 건설해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200만㎡의 작은 부지에 사무실, 호텔, 엔터테인먼트시설을 집적했고, 전 지역에서 사용자가 무선인터넷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했다. 입주기업에는 5~10년간 법인세 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우수 외국인력에게는 영주권이나 시민권 획득에도 편의를 주고 있다. 이에 힘입어 싱가포르는 화이자, 노바티스 등 세계적인 제약회사의 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했다.

이밖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경우에는 자유구역 내 입주 기업에 관세·법인세·소득세·지방세 등의 세금을 면제해주고, 경제 활동에서 발생하는 수익 100%를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도로, 전기통신, 용수공급 등 기반시설도 자유구역청에서 제공해 기업은 사용료만 부담하도록 하는가 하면, 외국인·외국기업에 토지임차권을 99년까지 제공해주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두바이는 2000년대 초 단숨에 '글로벌 허브'로 성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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