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정청래 출석정지" 초강수, 계파 두루 만나고 경제정당 박차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당 분열 수습을 위해 정청래 최고위원에 정치적 책임을 물었다. 동시에 대표 취임 후 주력했던 경제정당 추진 행보를 재가동했다. 한 손에 수습봉합책, 다른 손엔 각종 악재에 정면대응이란 투트랙 승부수를 띄웠다.
문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읍참마속의 심정"이라며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자숙을 주문했다. 주승용 최고위원 복귀를 위한 수습책의 하나다. 4.29 재보선 이후 문 대표에 대책을 요구하며 사퇴 카드를 꺼낸 주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최고회의에서 정 최고위원으로부터 "사퇴 안할 거면서 사퇴한다고 공갈치는 게 문제"란 말을 듣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그의 당무 복귀는 갈등 봉합여부를 가늠할 바로미터다.
문 대표는 이날 정 최고위원에게 두 번 경고했다. 통상 대표 집무실에서 비공개 사전회의를 마친 뒤 모든 지도부가 회의실로 옮겨 오전 9시 공개회의를 갖지만 이날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만 회의실로 나오고 나머지는 집무실에 남았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 최고위원의 '자숙'을 선언했다. 이는 사실상의 최고위원 직무정지로 해석됐다. 당헌당규상 직무정지에 해당하는 조치가 없으니 자숙이란 표현을 썼을 뿐이란 게 당 설명이었다.
문 대표는 앞서 12일 심야 최고회의를 소집, 이 같은 방안에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집무실을 나선 정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최고회의에 참석하되 정치적 발언은 덜 하겠다는 것"이라 말했다. '사실상의 직무정지'란 분석과는 다르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문 대표가 격노했다. 문 대표는 회의를 모두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정 최고위원 스스로 밝힌 자숙의 내용이 미진하다"며 "다시 한번 최고위 논의 거쳐 분명히 밝히겠다. 정청래 의원의 최고위원회의 출석을 정지시키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정 최고위원 징계요구가 제출된 당 윤리심판원(심판원장 강창일)에 대해선 조속한 결정을 주문했다. 앞서 '읍참마속'이란 표현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의미가 강했지만, 두번째엔 강력한 경고에 무게를 실었다.
다른 수습대책도 이어졌다. 이날 중도성향 비노그룹 격인 '민집모'(새정치민주연합 집권을 위한 모임)와 점심을 했다. 지난 11일 초재선 의원그룹 '더좋은미래'와 저녁식사를 함께 한 그는 12일 4선이상 중진의원들의 모임 결과를 들었다. '을지로위원회'와 만남도 예고됐다.
문 대표는 이를 통해 당 쇄신방안을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다. 인재영입위원장이나 전략과 홍보 분야 책임자 등의 당직 인선이 전망된다. 안철수 의원의 역할론도 나온다. 더좋은미래 핵심 의원은 "당내 여러 세력과 화합해서 간다는 문 대표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는 당 일부에서 터져나온 대표직 사퇴나 재신임 요구를 수용하는 수순이 아니다. 오히려 대표 취임때부터 강조한 경제정당 행보를 재개하는 것으로 사퇴론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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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표는 지난 12일 민주정책연구원의 오전 경제공부에 참석했다. 마침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강연했다. 문 대표는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이 프로그램 만들 때 제가 이 강의에 가능한 한 빠지지 않고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경제정당화는) 누가 우리 당 대표가 되든 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내에서 분열과 갈등만 부각되는 가운데 일종의 가치 어젠다로 돌파를 시도하는 의미도 있다.
문 대표는 13일 "많은 분들 의견을 듣고 보다 깊고 보다 넓은 혁신의 길을 찾도록 하겠다"며 "멈추거나 주춤거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 일부에선 "돌파라기보다 수습에 가깝다"고 설명했지만 문 대표가 난제를 피하기보다 정면으로 부딪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데는 이견이 크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