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제창엔 한 목소리, 가사 숙지는 미흡?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논쟁은 5월이면 매번 뜨겁게 달아오른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행사에서 제창이냐 합창이냐를 두고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팽팽히 맞서왔기 때문이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위상은 오르내렸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7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제정되면서 노무현 정부를 거쳐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은 행사일에 제창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2년째인 2009년부터 "대통령이 참석하는 정부기념식에 참석자들이 일어나 주먹을 쥐고 흔들며 제창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보수단체의 주장에 따라 식전행사에서 합창단이 부르는 것으로 대체됐다.
2011년부터 본행사에 포함됐지만 제창이 아닌 합창으로 부르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 같은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지난 3월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함께 가진 '3자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정부 기념곡으로 지정하고 제창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박 대통령은 "사회통합에 저해된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국회는 2013년 6월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고 기념곡 지정 및 제창을 촉구해왔다.
5·18 기념식이 다가오자 김 대표는 자신의 소신을 뚜렷하게 밝혔다. 그는 기념식에 참가하기 전후로 기자들과 만나 "행사장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제창하겠다"며 "국회에서 이미 제창 결의안까지 나왔고 제창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표도 18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구묘역에 들러 "박근혜정부는 5·18의 위대한 역사를 지우려고 한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북한과 연관시켜 5·18을 이념적으로 가두고 또 지역적으로 고립시키려고 한다"며 기념식 제창을 주장했다.
제창과 관련해선 이례적으로 한 목소리를 냈던 여야 대표는 35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어떻게 불렀을까.
가장 큰 소리로 부르겠다던 김 대표는 역동적으로 부르는 문 대표에 비해 '얌전한' 모습으로 제창했다. 그의 오른쪽에 서 있던 정의화 의장이 태극기를 흔드는 등 더 힘있어 보였다. 특히 김 대표는 보훈처가 의미의 논란이 있다고 지적한 '새날'을 다른 가사로 읊조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제가 민주화 투쟁할 때 하루 10번 넘게 이 노래를 불렀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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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틀린 빈도가 적을 뿐 문 대표도 정확히 부르지 못했다. 문 대표는 전날 5·18 추모 전야제 참석에 앞서 광주공원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가사에 자신이 없는 듯 간혹 엉뚱한 입모양을 보였다.
한편 2013년 국회가 기념곡 지정촉구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보훈처가 거부한 점이 작용한 듯,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한 양당 대표 및 참석자 대부분은 제창을 했지만, 국무총리 대행인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박승춘 보훈처장은 따라부르지 않았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로 시작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불과 4개의 큰소절로 이뤄져 있는 5·18 민주화 운동의 대표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