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부산 기장군 총선…여·야 저울질 중 '팩스 입당' 공개 돼 '정당 공천' 어려워져

새누리당이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제명·출당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도 선거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김 전 원장이 정치적 '사면초가'에 빠졌다.
김 전 원장은 지난 8월 새누리당에 입당원서를 팩스로 제출한 뒤 노무현 재단 행사에 참여하고 10·28 재보선에서는 야권 후보를 도왔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은 입당소식이 전해진 초기에 '김 전 원장의 입당을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재보선에서의 야당 후보 지원이 알려지면서 입장을 바꾼 상황이다. 야당도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며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각각 징계·고발 등을 예고하면서 김 전 원장은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총선에서 정당공천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입당은 '책임 당원(6개월 이상 당비 납부)'의 자격을 얻고 여당 공천을 받기 위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20대 총선에서 선거구 분구가 될 것으로 보이는 부산 기장군 공천을 노린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사무실도 기장군에 낼 정도로 총선 행보가 뚜렷하게 엿보인 상황이었다.
여기에 무소속인 오규석 현 기장군수도 새누리당 입당을 통한 총선 출마설이 돌고 있어, 김 전 원장이 새누리 공천을 두고 오 군수 등을 의식해 무리하게 '몰래 입당'을 시도했던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전직 국정원장급의 인사는 당원가입시에 미리 중앙당의 중진이나 실세와 조율을 끝내고 '화려하게' 입당하기 마련이지만, 김 전 원장은 '책임 당원' 자격만 노린 것으로 밖에 해석될 수 없는 '팩스 입당'을 했고 석 달간 외부나 새누리당 인사에게 밝히지도 않은 상태였다.
8월 새누리당 '팩스 입당'과 지난달 회고록 출간 그리고 최근까지 이어진 야권 진영에서의 활동을 종합해 볼 때, 여·야 공천을 끝까지 저울질 하던 중 원치 않게 새누리당 입당이 공개됐을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 10월 재보선에서 기장군 제1선거구 시의원에 출마한 정영주 후보에게 김 전 원장이 20대 총선에 무소속 야권연대 후보로 출마하겠단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도 공개돼 이를 뒷받침 해 준다. 새누리당 공천에는 '책임 당원'이란 '자격'이 필요하지만 야권연대 후보에는 당원 자격이 필요없기 때문에 김 전 원장으로선 야권연대 후보가 성사 안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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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에서도 고교 동문회에 보낸 화환때문에 선거법 위반여부가 논란이 돼 출마를 접었던 김 전 원장의 전력상 20대 총선에선 '무소속' 출마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1974년에 국가정보원 전신인 중앙정보부에 들어간 김 전 원장은 노무현 정부 인수위에 참여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사무처 정보관리실장으로 청와대에 근무하며 참여정부 인사들과 친분을 맺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국가정보원장에 공채 출신으론 처음으로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