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예산은 성역? 심의 안되는 헌정회 '깜깜이' 예산

'선배님' 예산은 성역? 심의 안되는 헌정회 '깜깜이' 예산

박다해 기자
2015.11.10 05:51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the300][런치리포트-'언터처블' 헌정회①] 헌정회, 정부 예산으로 승마운동기구 등 구입예정

정의화 국회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 목요상 대한민국헌정회장 등이 지난 1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헌정회 신년인사회에서 축하케이크를 자르고 있다./사진=뉴스1
정의화 국회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 목요상 대한민국헌정회장 등이 지난 1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헌정회 신년인사회에서 축하케이크를 자르고 있다./사진=뉴스1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헌정회에 대해 국회의 예산심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해 수십억원의 정부예산이 지원되고 있지만 현역의원들이 '선배의원' 예산을 심의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성역 예산'화 되고 있다는 것이 국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9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헌정회 사업비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며 이를 문제삼았다. 홍 의원은 "선배 의원들이나 현역 중진 의원 등을 통해 (예산과 관련해) 압력이 들어온 적이 있다"며 "국고가 지원되는 예산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 헌정회 올해 말까지 헬스장 설치…승마기구·안마기 등 구입예정

헌정회가 올해 배정받은 예산은 84억 5100만원. 85%가량인 72억 800만원은 연로회원 지원금이다. 내년도 헌정회 예산 79억 4900만원 가운데 연로회원지원금은 67억 6800만원으로 역시 85%가까운 규모다.

올해 예상 중 연로회원지원금(72억 800만원)을 제외한 12억 4300만원은 헌정회 자체 사업비로 사용된다.

헌정회는 해당 예산으로 승마형운동기구와 안마기 등을 구입, 건강관리실(헬스장)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역사탐방' 명목의 해외여행, 회원 생일축하사업, 산악회 등 친목단체 운영지원비 등으로 사용된다.

홍 의원에 따르면 헌정회는 여의도 국회 안에 위치한 건물 내부에 올해 12월까지 건강관리실을 설치키로 하고 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헌정회 건물 내부의 특별위원실과 컴퓨터강의실을 합쳐 건강관리실을 만든단 계획이다. 헌정회는 시공업체와 2129만원의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헌정회는 또 건강관리실에 △러닝머신 1대(594만원) △좌식싸이클 3대(1대당 220만원) △싸이클런 1대(330만원) △승마형운동기구 1대(220만원) △안마기 2종 각 2대 (1대당 998만원, 700만원씩 각 2대) 등을 구입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기구 구입에만 총 52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자료제공=홍익표 의원실
자료제공=홍익표 의원실

헌정회 측은 "장비구입 수량 및 예상 구매단가는 납품업체와 현재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당초) 헬스트레이너를 고용하기 위해 2016년도 예산(편성 시) 요구는 있었으나 기획재정부에서 전액 삭감돼 유지인력 고용 계획이 없다"며 "연로한 회원이 헬스트레이너 없이 운동할 수 있는 장비만 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료제공=홍익표 의원실
자료제공=홍익표 의원실

◇ 매년 '역사탐방' 명목 해외여행·생일선물

헌정회 회원들은 매년 편성되는 '역사탐방'예산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한다. 헌정회는 올해 "선조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유적지를 찾아 우리 민족사를 재조명하고자 한다"며 여행비로 총 7060만원을 편성했다. 지난해에도 역사탐방비로 동일한 금액이 편성된 바 있다.

내년도 역사탐방 예산은 일부 삭감된 6707만원이 편성됐다. 이와 관련 헌정회 관계자는 "워낙 회원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보니 현재 20만원의 자부담금을 30만원으로 인상키로 했다"며 감액 이유를 설명했다.

홍익표 의원실은 역사탐방 예산과 관련 역사탐방 참가자 명단, 여행사견적서, 상품계약서, 출장보고서 등을 포함한 회계증빙자료 일체를 요구했지만 헌정회 측은 전혀 제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정회의 깜깜이 예산은 또 있다. 올해 예산 기준 △사회봉사활동지원비(1200만원) △생신축하사업비(6780만원) △창립기념행사비(5273만원) △친목단체운영지원비(2250만원) △회원접대비(9672만원) 등 각종 사업명목으로 약 11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편성됐다.

헌정회 측은 "양로원, 노숙자쉼터, 대형 재난사고현장, 일선장병 위문 등의 명목으로 사회봉사활동비를 지원받아 이를 통해 헌정회의 역할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봉사활동 내역은 공개된 바 없다. 홍익표실에서 '사회봉사활동 내역 및 참석자 명단'을 요구했으나 이 역시 제출되지 않았다.

'생신축하사업비'는 말그대로 회원 생일마다 보내는 동양란이나 와인 등 선물비용이다. '창립기념행사비'는 만 80세 회원에게 공로패를 전달하는 비용, '친목단체운영지원비'는 헌정회 내 산악회, 걷기동호회 등 친목단체 예산으로 집행되고 있다.

홍익표 의원은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헌정회 측이 사업비 사용내역에 대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관련 예산을 추가로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