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총선 다음날, 김부겸·홍의락 당선엔 '덤덤'…새누리당 전국 의석수에 '충격"

"어젠 잘됐지. 대구도 앞으로 많이 안 변하겠습니까. 지금 시초니까."
"전국적으로 더불어(더민주)보다 못나와버리니까. 그정도는 기대 안했거든. 충격이 너무 커가지고 좀 (변화를) 닫을 수도 있어."
대구에서 31년 만에 정통 야당 국회의원이 탄생된 20대 총선 다음날인 14일. 대구 시민들은 대체로 대구의 선거 결과에는 예상했다는 반응인 반면 수도권에서의 새누리당 참패를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13일 열린 총선 결과 대구에서는 수성갑 김부겸, 북구을 홍의락 등 2명의 범야권 후보가 당선됐다. 여권의 텃밭 대구로서는 큰 변화이지만 이들이 워낙 지역기반을 오래 닦아온 데다 해당 지역에 새누리당이 공천을 잘못해 발생한 결과로, '최소한의 변화'란 평이 많았다.
반면 대구 시민들은 서울과 수도권의 정치지형 격변에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전국적으로 123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이 122석을 얻은 새누리당에 앞서며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현실화된 상황. 시민들 사이에는 '대구도 더 변해야 한다'는 의견과 '전국적으로 너무 나갔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북구 태전동에서 만난 김모씨(58)는 "대구 영남권에 대통령이 6명이 나왔다고. 근데 대구 경기가 전국에서 최고 꼴찌예요.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여기 북구에서는 홍의락이 될 줄 다 알았어. 양명모씨 북구갑에서 갑자기 와서 북구을 물로 본다 그래가지고 많이 찍었어"라고 말했다.
범어역 인근에서 만난 정모씨(72·여)는 "이번에 너무 지나쳤잖아. 대구는 짝대기만 꽂아놓으면 다 되는 줄 알고 국민들을 무시한 거야. 그래서 전부 반란을 냈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난 수성을인데 주호영이 찍었어. 이인선이는 원래 구미 사람인데 구미에서 튕기고 중남구 놔가 중남구에서 또 팅기가지고 수성을에 갖다 낙하산 공천을 하니까 국민들을 무시하는 거야. 무조건 한나라당이면 대구는 갖다 꽂으면 다 찍어주는 줄 알고. 그래서 반란을 일으킨 거야. 정신차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성구에서 만난 박모씨(62)는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데"라며 "야당 의원이 당선된 지 31년이 아니라 50년이라도 마찬가지고 새누리당에서 그만큼 인물이 없었다는 거지. 한나라당 자체에서 공천 잘못한 거라니까. 갑에서 공천 떨어진 사람 을에다 박아놨으니 되겠어 그래?"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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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지지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변화를 받아들였다.
수성구에 거주하는 정모씨(76·여)는 "어쩔 수 없지 안 그래요? 우리가 그리 안한다고 안되는 것도 아니고. 박근혜 대통령 걱정은 되지. 힘 안 들겠나. 힘이 많이 들 것 같애 지금. 걱정은 되죠. 내 혼자 자체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거는 알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대구가 이번 새누리당 공천파동의 주축인 '진박(진실한 친박) 논란'의 진앙지였음에도 불구하고 12석 중 새누리당이 8석을 얻은 것은 선방했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북구 태전동에서 만난 유모씨(52)는 "새누리당 8석 같으면 유승민씨하고 주호영씨 두 사람은 새누리당이고 야당은 솔직히 두분인데 대구는 공천이 너무 잘못돼서 억지로 됐고 정종섭씨는 위태위태했는데 결국 됐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구의 변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민들도 수도권의 결과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경계심'을 드러낸 이들도 있었다.
북구을에 거주하는 택시기사 이모씨(50)는 "오늘 집사람하고 밥먹으면서 그랬어요. 대구에서 새누리당 8사람, 많이 안 돼서 충격적이다 이야기했는데 서울 수도권에 더민주를 저렇게 찍는 걸 보면 서울 판단이 맞는가보다"라며 "똑똑한 사람들이 서울에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 판단이 맞는 거지 일부도 아니고 그렇게 많이. 대구가 그렇게 썩 많이 변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워낙 보수적인 지역이다보니"라고 평했다.

북구 중앙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홍모씨(53)는 "요새는 유권자들이 참 현명해. 홍의락씨는 뿌리가 깊어요. 암암리에 많이 활동하셨던 분이고"라면서도 "새누리당이 참패해서 좀 암담하긴 해요. 결과가 넘 황당해가. 뚜껑 열어보니 황당하잖아요 새누리당 의석수가. 무소속이 몇이 있잖아 바라는 바램이 새누리당으로 갔으면. 의석수는 채워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22개월 남은 거 19대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잖아요. 새누리당 너무 거만하다 자제해야 한다 그런 말 많았는데 끝나고 보니 너무 차이가 나버리니까 그정도는 기대 안했거든"이라며 "조금 변해야 된다는 말도 있으면서 양면성이야. 욕심도 있고. 새누리당 돼야 한다는 고정관념"이라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수성구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장모씨(50대 중반)는 "대구라도 이쪽(수성구)에서는 좀 소위 말해 돈이 많고 배운 사람들이 많아요. 김문수는 경기도 사람이고 이분(김부겸)은 오래됐잖아요. 옛날 생각하고 될 거라고 잘못 본 거죠"라며 "대구는 변하긴 멀었어. 정치를 떠나가지고 시민의식이 서울이랑 비교하면 멀었다니까"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선거 결과가 대구 변화의 '시작'이란 평가도 있었다. 태전동 시장에서 일하는 박모씨(58)는 "북구하고 수성갑 바뀔 줄 다들 알았어요"라며 "많이 안 변하겠습니까. 저번 총선에서도 민주당에서 떨어져도 확률은 많이 가져갔거든요. 이번에 더 많이 가져갔으니까 다음에 더 많이 가져가겠지"라고 예상했다.
일부 시민들은 벌써 '차기 대통령 만들기'까지 언급했다. 강모씨(54)는 "제 생각에는 여론상에 나타났지만 김부겸 더민주당 후보가 60% 이상 나왔으니 대통령을 만들려고 노력하겠죠"라며 "(정권이) 넘어가면 큰일날 것 같은데 안 그렇더라고요"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