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재활용법안 다시보기②]19대서 폐기된 법안, 내용 토시 바꾸고 조항 추가·삭제해 '재발의'

20대 국회가 개원한지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어김없이 재활용 법안들이 쏟아져나왔다. 국회의원들이 대표발의한 법안 61개 중 60개가 19대 때 자신이나 혹은 다른 의원이 발의했던 법안을 거의 그대로 다시 발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국회 개원일인 30일부터 1일(오후 4시 기준)까지 국회에 제출된 61개(의원발의)의 법안을 분석한 결과, 토씨 하나 바뀌지 않거나 조항을 한두개 추가 또는 삭제해 새로 발의한 법안은 60개에 달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향토기업 육성 및 지원에관한 법률안'이 유일하게 새롭게 20대에 제출된 법안이다. 이 법안은 제정안에는 △향토기업 육성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 △향토기업 지원센터 지정 및 필요경비 지원 △신용보증재단 향토기업 보증지원 △국세 및 지방세 감면 등을 담았다.
조사결과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안 재활용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칼퇴근법'(근로기준법·부담금관리기본법·고용정책기본법)을 포함해 지방세법, 교육기본법 등 10개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19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내용들을 재활용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이명수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20대 국회 개원 첫날인 20일 3건을 잇따라 대표발의했다. 어르신 복지전담을 위한 노인복지지원청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안, 청·장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의 지원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제정안, 소방공무원의 처우개선을 위한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일부개정안 등 3건을 내놨다. 19대 때 발의됐던 내용들을 근간으로 했다.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 등의 법안을 20대 국회에서 재발의했다. 이 밖에 박영선·이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9대에 발의된 법안을 참고해 내놨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쟁점법안들을 대표로 제출했다. 김 의원은 노동개혁 4법(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파견법) 중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위 의원은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기간이 2017년 2월3일까지 보장하는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새누리당 당론 발의 법안에 포함돼 있는 규제프리존 특별법에는 국민의당 김관영·김동철·장병완 의원 등도 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국회 관계자는 "의욕적으로 법안을 내는 것을 나무랄 수 없겠지만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제출된 법안들이 얼마나 많은 검토를 거쳤는지 의문도 든다"면서 "'보여주기', '지역구 챙기기' '생색내기'용 법안 발의가 재연되는 것 같아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