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한국, GMO 수입 2위..정부 소비촉진까지 나서

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는 GMO(유전자조작식품)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GMO가 우리 식탁을 점령한지는 오래됐지만 정작 표시제 조차 마련되지 못해 소비자의 알권리가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잘못된 홍보로 소비촉진까지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더구나 국내에서 GMO를 시험재배한지 10년이 지났지만 관리 소홀로 GM작물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GMO 수입 2위…국내서도 시험재배 '관리는 허술'
1996년 GMO 기술로 만든 최초의 GM 옥수수가 시장에 등장하면서 올해 상업화 20년을 맞이했다. GMO는 1987년 세계적인 농약·종자 기업인 몬산토와 칼젠, 듀폰 등이 바이러스나 제초제에 강한 토마토를 시험 재배하면서 상업화가 가속됐다. 10년 만에 몬산토는 GM 콩을, 스위스의 노바티스는 GM 옥수수를 재배하고 1996년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 시기부터 우리 밥상에 GMO가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4일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제공받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GMO 수입량은 1082만 t으로 세계 2위이지만 식품만 따지면 세계 1위로 추정된다. 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국감을 앞두고 지난달 21일 발표한 '최근 5년간 업체별 유전자변형농산물 수입현황'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경우 340만톤을 수입했다. 대상은 234만톤을 들여왔다. 이 가운데 식용 대두는 490만5557t이나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을 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가 수입했다. 대상은 GMO 옥수수 수입량이 많았다.
수입량이 많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산 GMO 재배에 나섰다. 종자산업 육성과 식량주권 확보 등의 필요성으로 정부가 180여종의 GMO를 직접 개발하기 시작했고, 전국 7개 지자체들도 지난해부터 일부 품목의 시험재배에 들어갔다. 아직 시험단계인 가운데 엄격해야할 관리에 구멍이 나 국민들의 우려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시험재배 장소에서의 GM작물 유출이 포착되면서 환경단체들은 생태계 교란을 우려하며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국내서 시험재배 중인 유전자변형농작물(GMO)이 외부로 쉽게 유출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실으로부터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이 입수한 동영상에 따르면 엄격히 관리돼야 할 시험재배 장소의 출입구가 열쇠파손 등 관리소홀로 외부침입이 가능했다. GMO가 외부로 유출되면 농가의 피해와 건강안전 위협은 물론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어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시험재배 중인 GM작물의 절반 이상이 GM벼에 편중돼 있어 상용화될 경우 우리의 주식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북혁신도시내 국립농업과학원 1만7038㎡, 국립식량과학원 2500㎡을 비롯해 수원 1000㎡, 밀양 1464㎡ 등 농진청의 GM벼 시험재배면적은 2만2002㎡다. 전체 GM작품 시험재배 면적 2만9067㎡가운데 76%가 GM벼 개발에 쓰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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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GMO 홍보에다 소비촉진까지?
식용유와 전분당, 고추장·된장·간장 가릴 것 없이 GMO를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식품이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이를 제대로 인지하도록 지원해야 할 '밥상 교육'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김현권 더민주 의원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식품 교육은커녕 청소년기에 관련 정규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는 알고 선택할 권리를 제약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농진청·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식품 상업화 걸림돌인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책 발간·체험교육·홍보 이벤트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GMO에 대한 위험을 알리기 보다 홍보를 통해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농촌진흥청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줘야할 청소년을 상대로 지구촌에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GMO를 알리기 위해 체험교육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GMO홍보책자를 제작·배포하고 GMO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홍보마케팅 연구 용역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많은 소비자들은 자신이 먹는 음식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기를 원하고 있다"며 "정부 당국이 앞다퉈 GMO홍보 예산을 투입하고 청소년 체험교육, 홍보책재 제작, 외국서적 번역을 비롯해 기술개발을 위한 예산으로 홍보활성화 용역까지 일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GMO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명백한 과학적 근거가 없어 GMO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GMO 안전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리고, 시민들은 위험을 거부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인체 유해성을 놓고 갑론을박만 이어지고 있다.
GMO, 왜 표시가 없지? '식용유·간장에도 GMO 표시해야'

# 서울 마포에 사는 40대 주부 이 모씨는 한 대형마트에서 '카놀라유 100%(캐나다산)'이라고 문구가 적힌 제품을 집어들었다. 제품 어디에도 '유전자 재조합' 또는 'GMO'라는 표시는 없었다. 아무런 의심없이 제품을 사들고 집에 와 보니 국내에서 수입되는 카놀라는 100%가 GMO라는 것을 알고 제품 사용을 중단했다.
이미 GMO가 우리의 식탁을 점령했지만 우리나라의 GMO 표시제도는 제한적이어서 소비자들이 GMO 포함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GMO 수입대국으로 GMO로 인한 국민건강에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식량자급률이 낮은 콩, 옥수수는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데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콩의 79%, 옥수수의 32%가 GMO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GMO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식구가 먹는 음식에 GMO가 들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GMO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20대 국회에서도 표시제를 재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GMO 표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에 의해 발의된 상태다. 유전자변형 DNA·단백질 검출 여부와 상관없이 GMO 함유 여부를 표시하고 'GMO 미포함' 표시도 허용하는 것이 골자로 정기국회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6월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유전자변형생물체를 원재료로 사용해 제조·가공한 GMO식품 등과 이를 원재료로 다시 가공해 제조한 식품 등에 대해서는 원재료 유전자변형 단백질과 DNA 등 성분의 잔류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모두 GMO 식품임을 표시토록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원재료를 다시 가공하면 DNA나 단백질이 날라간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그래도 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전자변형생물체를 제조·가공한 식품 등에 대해서는 비유전자변형식품과 무유전자변형식품임을 표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업체 자율적으로 무유전자변형식품과 비유전자변형식품 표시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화한 것이다.
김 의원은 "무유전자변형식품과 비유전자변형식품 표시에 대한 법규가 없어 국내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로 상용화하지 않은 농산물 품목에 대한 시민 자율적인 무유전자변형식품과 비유전자변형식품 표시를 허위·과장광고로 단속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지난 8월 GMO 표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GMO를 사용한 모든 식품은 DNA·단백질 파괴 여부와 관계없이 GMO 포함 여부를 반드시 표시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비의도적 혼입기준(GMO가 섞일 가능성을 고려한 기준) 0.9%를 기준으로 모든 제품에 표시토록 했다.
GMO 표시제 외국서도 뜨거운 감자…美 표시제법 통과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변형식품(GMO)의 안전성을 두고 논란은 팽팽하다. 이런 가운데 GMO의 나라 미국에서 GMO 함유 표시제를 도입하는 등 GMO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유전자변형식품(GMO)의 함유를 표기하는 법안이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했다. 세계 최대의 GMO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미국에서조차 GMO 완전표시제가 도입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식료품에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GMO 함유 여부가 표기되게 된다. 새 법률에 따르면 식품 제조업체는 GMO를 포함한 제품을 출시할 때 영문, 그림, 스마트폰용 코드 중 하나로 그 사실을 표기해야 한다. 미국 농무부는 향후 2년간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시행령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내에서도 GMO 표시를 두고 시각이 여전히 엇갈린다. 소비자 주권 차원에서 GMO 함유 여부가 알권리로서 충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고 일부 시민단체는 GMO가 해롭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GMO가 포함된 식품이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유럽연합에서는 GMO 전용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의 사용연장이 거부됐다. GMO 완전표시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12월 대만에서는 학교급식에서 GMO 식품을 퇴출시키는 학교위생법이 개정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회에서 GMO 완전표시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식약처가 GMO표시제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는 고시를 통해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 GMO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