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방울이 아쉬운데…관리 못해 버린 혈액 7500리터

[단독]한방울이 아쉬운데…관리 못해 버린 혈액 7500리터

심재현 기자
2016.10.13 11:48

[the300][복지위 국감]27억원어치 혈액 관리 제대로 못해 쓰레기통으로

올겨울 O형 혈액 재고량이 3.8일분으로 떨어져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 하루 소요량을 기준으로 일주일치에 달하는 혈액이 최근 5년 동안 관리 소홀로 버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2리터 생수병 3700통에 달하는 양이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성일종 새누리당 의원이 대한적십자사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부적격 혈액폐기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 6월까지 부적격 판정을 받아 폐기된 혈액이 총 73만8644유닛, 13만여 리터에 달한다.

이중 보존기간 경과, 혈액 응고, 오염 등 적십자 과실로 폐기된 혈액이 4만2214유닛으로 7500리터에 이른다. 채혈 후 B형간염·C형간염·HIV(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에이즈바이러스)·매독·말라리아 등이 발견돼 폐기된 부적격 혈액은 58만9288유닛이다.

혈액 재고 부족사태는 4~5년 전부터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감염병 유행과 인구고령화 등으로 수혈용 혈액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적십자사의 혈액 재고가 적정 보유량을 밑돌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지난 11일 기준 O형 혈액 재고가 3.8일분에 그치고 A·B·AB형까지 합한 혈액 재고도 4.5일분까지 떨어지면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혈액 재고가 3일분 미만이면 '주의', 2일분 미만이면 '경계', 1일분 미만이면 '심각' 단계에 해당한다. 적정 혈액재고는 5일분이다.

의료계에서는 겨울철에 헌혈자가 적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 연말 혈액 재고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적십자사는 혈액 확보 예산을 2012년 6억3000만원에서 올해 11억8000만원으로 5년만에 2배 가까이 늘리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관리소홀로 폐기되는 혈액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012년 7241유닛, 2013년 8489유닛, 2014년 1만2623유닛, 지난해 1만40유닛이 관리소홀로 폐기됐다. 올 들어서도 지난 6월말까지 3821유닛이 관리를 제대로 못해 버려졌다.

최근 5년 동안 관리 부주의로 폐기된 혈액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26억9400만원에 이른다. 이 기간 혈액 폐기에 쓰인 비용만 1억2300만원이다.

성 의원은 "한방울의 혈액이 아쉬운 상황에서 관리를 잘못한 혈액을 폐기하는 데 말 그래로 국민의 혈세가 또 들어간 것"이라며 "부실한 혈액관리 체계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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