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경제성 위주 탈피' 국회發 에너지정책 대변화 오나
경제성 기준으로 발전원별 우선 발전 순위가 결정되는 현 에너지 정책에 대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경제성 뿐 아니라 환경 및 국민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 발전 순위를 결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 내 통과를 목표로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연료비가 싼 원자력, 석탄화력 발전 중심에서 액화천연가스(LNG)나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발전 비중을 높이는 뱡향으로 에너지 정책 변화가 이뤄지게 된다.

◇연료비만 따지다 보니…원자력 석탄 의존 심화= 15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지난 9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장병완 산자위원장이 대표발의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개정안은 전기판매사업자가 발전원별로 전력을 구매하는 우선 순위를 결정할 때 경제성(연료비) 뿐 아니라 환경 및 국민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는 많은 발전기 중에 어떤 발전기를 사용해 전력을 생산할지는 한국전력거래소가 결정한다.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법률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진 않지만 전기사업법 제45조1항에서 ‘한국전력거래소의 발전사업자 및 수요관리사업자에 대한 전력계통 운영 지시는 전력시장에서 결정된 우선순위에 따라야 한다’고 돼 있고, 전력시장운영규칙 5.3.1조 제5항에서 ‘급전정지중인 발전기의 기동은 연료비 순위를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 전력거래소는 이를 근거로 원칙적으로 연료비가 가장 낮은 발전기부터 급전지시(가동을 멈추고 있는 발전소에 대한 가동 지시)를 내린다.
이에 따라 전력사용량이 많은 여름과 겨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 가장 단가가 저렴한 원자력 발전과 그 다음으로 저렴한 석탄화력 발전의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전력이 집계한 올해 1~7월 기준 발전설비 현황에 따르면 설비 용량에선 LNG 32.5%, 석탄 28.4%, 원자력 21.7%, 신재생 등 6.8% 순이지만 실제 발전량 순위는 석탄(34.0%)과 원자력(33.0%)이 1,2위를 기록하고 LNG와 신재생 등의 비중은 18.5%와 3.3%에 불과하다.

◇"안전·환경 문제 방치" vs "전력생산 원가 상승 불가피"=경제성 위주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는 꾸준히 있어왔다. 원자력 발전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최근의 경주 강진 등으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고, 화력발전도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일 파리협정이 공식 발효되면서 우리나라가 자발적으로 제시한 2030년 BAU(배출전망치) 대비 37%(국내 25.7% + 해외 11.3%)라는 자발적 감축 목표에 대한 이행 로드맵도 짜야 한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2029년까지 정격용량(설비) 기준 목표를 석탄(26.7%), 원전(23.7%), LNG(20.5%), 신재생(20.0%) 순으로 잡았다. 6차 수급계획과 비교해 석탄 비중은 2.5%p 감소하는 데 그치고, 원전 비중은 1.1%p 늘어나는 것으로 목표치를 달성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원전의 경우 순수한 발전 비용 외에 주변지역 지원비용, 원전 해체비용 등이 추가로 소요되고, 석탄화력 발전 역시 환경오염으로 인한 주민수용성 제고 비용 등이 필요해 연료비만으로 경제성을 따질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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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에 반대하는 쪽은 경제성만이 아닌 안전과 환경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기준으로 삼을 경우 장기적으로 전력생산원가가 높아져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부도 “경제성 중심의 원칙을 기초로 운영되는 현행 전력시장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는”는 점 등을 들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산자위 "이번 정기국회내 처리"…정부 대안 변수=이번 개정안은 장 위원장 외에 이채익(새누리당)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손금주(국민의당) 등 3개 교섭단체 간사 의원들이 모두 서명했다. 산자위 내에서는 여야 가리지 않고 공감대가 있는 법안이라는 얘기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조환익 한전 사장도 올해 국정감사에서 큰 틀에선 에너지정책 방향 전환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산자위는 산업부가 이번 주까지 내놓기로 한 정부의 대안을 검토한 뒤 다음주 쯤 법안소위를 열어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개정안 통과와 함께 개정안의 취지가 내년 여름 발표될 예정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산자위 내 에너지소위가 중심이 돼 에너지정책의 방향을 정부에 선제적으로 제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장병완 위원장은 “이 법안은 산자부 장관과 한전 사장도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에 이번에 통과될 수 밖에 없다”면서 “정부에서 취지를 살린 대안을 가져온다면 수용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국회에서 마련한 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300인터뷰]장병완 산자위원장 "에너지정책 대변화 나타날 것"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모범 상임위'로 통한다. 실물 경제를 다루는 만큼 정쟁 요소가 적어 정책을 놓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산자위 여야 의원들이 똘똘 뭉쳐 추진하는 법안이 있다. 경제성 위주로 결정되고 있는 발전원별 우선 발전 기준을 국민안전과 환경까지 감안한 종합적인 기준으로 바꾸자는 내용이다. 원전의 안전성 위험, 석탄화력 발전의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 중심으로 발전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다. 장병완 산자위원장이 법안을 직접 대표발의를 했고, 이채익(새누리당)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손금주(국민의당) 의원 등 3개 교섭단체 간사 의원들이 모두 법안에 동참했다. 여야 할 것이 개정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장병완 위원장은 1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에너지 정책에 대변화가 올 것”이라며 “국정감사 기간 중 산업부 장관, 한전 사장도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에 이번에 무조건 통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짤 때도 개정안의 취지가 반영되도록 의무화해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기사업법 개정안의 의미는.
▶우리나라 발전원을 보면 석탄, 원자력, LNG(액화천연가스) 신재생 순으로 석탄과 원전 비중이 높다. 11월4일자로 파리협정이 정식 발효되면서 신기후체제가 출범했지만 정부는 말로만 대응하겠다고 하고 구체적으로 액션 플랜이 없다. 개정안은 정부가 움직이도록 모멘텀을 제공하는 의미가 있다. 안전에 우려가 큰 원자력 발전과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이 심한 석탄 발전 비중을 줄인다는 의미도 있다.
-선언적인 조항에 그칠 우려는 없나.
▶법안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되겠지만 정부가 수립하는 에너지기본계획과 2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경제성 뿐 아니라 환경, 안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이번 개정안의 내용이 반영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당장 변화가 너무 크다고 우려하는데.
▶파리협정이 발효돼 안 지키면 많은 불이익을 받는다. 변화가 불가피하다. 유가가 낮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전기값을 내려야 한다. 이 기회에 환경과 국민 건강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다.
-법안 처리 전망은.
▶지난번 소위에서 다음 번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사를 정부에 통보했다. 이번 주중으로 정부가 수정안을 제시하면 다음주 쯤 법안소위가 열릴 수 있을거다. 정부가 개정안의 취지를 살리는 대안을 가져오면 수용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변화는 어떤 속도로 나타날까.
▶파리협정 때 우리가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있다.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쪽으로 연차별 목표에 맞춰서 구체적인 안을 짜야할 거다.
-언제부터 이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됐나.
▶제가 정부에서 일했고, 당에서도 정책위의장을 많이 했다. 정부의 지난번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봤는데 원전과 화력발전소가 오히려 확대되는 걸로 돼 있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전 세계가 다 축소로 가는데 원전, 화력발전 확대가 말이 되느냐. 당시부터 그 문제에 대한 지적을 많이 했었다.
-국회 상임위가 주도해 정책의 기조를 바꾸는 흔치 않은 사례인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에너지 정책에 대변화가 시작될 거다. 내년에 정부의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발표되는데 그 전에 에너지소위 논의 등을 거쳐 상임위 차원에서 정책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정부에서 안을 만들어 와서 보고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상임위가 선제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그에 맞춰서 정책을 만들도록 하겠다.
'환경급전' 법안에 "경제적이고 선언적" vs "대혼란온다"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위원장(국민의당)이 대표발의한 `전기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지난 9일 산자위 법안소위에서 집중논의됐다.
산자위원들은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시대에 적합하고, 사회적 비용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경제적인 법안이라며 설득했지만 산업부측은 "경제급전(연료비 최소화)의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정부측도 대안을 마련해오기로 약속한다는 조건 아래 법안심사를 보류했다.
법안심사가 시작되자 마자 산업부측의 우태희 제2차관은 방어에 나섰다. 우 차관은 "경제급전의 원칙을 건드리는 법이어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 전세계적으로 이런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력구매 우선순위에 경제성 외에 환경과 국민안전을 추가할 경우 경제급전 방식이 기본인 전력거래소 시스템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전소들은 돈 벌게 해주고, 국민세금을 붓는 방식"이라며 반박했다. 발전소 입장에서야 경제급전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석탄과 원자력을 사용하며 발생하는 환경과 국민안전에 관한 비용을 따질 때 국민은 오히려 손해보는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경제성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고려한 발전을 하면, 국민이 부담할 대기오염 비용 등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설비용량대비 발전량을 보면 원자력은 21.7%인데, 발전량은 33%다. 석탄은 28.4%가 설비용량이고 34% 발전하고 있다"며 "나머지 수력·액화천연가스(LNG)·신재생에너지는 발전용량을 충분히 갖고 있는데 경제급전에 따라 발전을 안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설비용량대로 발전을 할 경우 3조원 정도가 더 필요한데, 한국전력부터 발전소들이 벌고있는 1년 수익이 14조원이다. 이런데서 한 3조원만 이득을 덜본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경제급전이 아니라 환경급전까지 포함하는 그런 단계로 가서, 정말 최소한 설비용량에 맞는 발전을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측은 여전히 난색을 표했다. 경제급전의 원칙에서 벗어난 발전을 할 경우 비싼전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고, 결국 전기요금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산자위원들은 법조항이 바뀐다고 해도 정부가 우려하는 급격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민주당의 김병관 의원은 "급격하게 기저발전을 바꾸기는 어렵다. 경제적인 것 뿐만 아니라 환경과 국민안전을 고려해 구매할 수 있는 여지를 넣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당의 이훈 의원은 "기저발전을 당장 바꾼다는 오해를 하는 듯 한데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선언적인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우태희 차관은 선언적인 법안이 아니라고 재차 맞섰다. 그는 "법안대로 31조를 건드리면 경제급전의 원칙이 무너지고 전력거래소가 무력화된다"며 "(환경 등의 비용에 대해) 발전소 부담을 늘리는 법을 고민하고 있고, 다른 조항을 손볼 수 있는 방안을 관계부처들과 협의하고 있으니 보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법안 발의에 참여했던 새누리당 간사 이채익 의원이 중재에 나섰다. 이 의원은 "선언적 의미라는 부분도 일리가 있고, 경제급전의 원칙에 따른 정부의 어려움도 이해할 부분"이라며 "정부가 입법을 하는 데 있어 국회하고 합의할 법안을 만들 수 있으니 보류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결국 우원식 의원은 "정 안 된다면 다음번에 법안을 검토할 때까지 다른 입법수단을 가져오라고 해야 한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일부 산자위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법안에 대해 정부의 태도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불만도 나왔지만 '보류'로 총의가 모아졌다. 손금주 법안소위원장(국민의당)은 "산업부가 구체적 대안을 가져오는 조건으로 계속심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