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청문회 증인 강제구인법]①野, 처벌강화-출석요구서 전달방안 강구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을 요구받은 증인에 대해 동행명령이나 강제구인을 손쉽게 하고 불출석시 벌금 등의 처벌도 기존보다 몇 배 무겁게 물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순실씨 등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의 핵심 증인들이 청문회에 잇따라 불참하면서 처벌강화론에 힘이 실렸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개정안에 따라 강제구인이나 동행명령장을 집행할 때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침해할 소지가 엿보인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7일 국정조사특위가 출범한 뒤 이날까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15건 제출됐다. 새누리당, 바른정당 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에서 법안이 쏟아졌다. 우 전 수석과 최씨 등이 번번이 출석을 거부한 것이 공분을 샀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 법안은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에 불출석하거나 동행명령을 거부한 증인에 대해 관할 법원에 구인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우 전 수석처럼 국회 출석요구서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경우 '공시송달'로 효력을 내게 하는 개정안을 냈다. 송달서류를 1주일 공시할 경우 출석요구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갈음하겠다는 것이다. 불출석 처벌에 벌금형을 아예 빼고 징역형만 남겨 불출석의 유혹을 근절하는 법안(김중로 국민의당 의원)도 등장했다.
국조특위 위원인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의 개정안은 다른 법안 내용까지 망라했다. △국회로부터 서류제출, 증인·참고인 출석, 감정의 요구를 받은 때 개인정보보호 또는 영업비밀보호 등의 이유로 거부할 수 없음 △수사나 소송 관련 서류도 열람 허용 △불출석 벌금을 현행 1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상향 조정 등이다. 출석요구서 수령을 회피할 목적으로 잠적했으면 국회모욕죄로 보는 조항도 포함, 우병우·최순실을 겨냥했음을 드러냈다.
현행 증언감정법에 따라 증인 출석요구서는 출석요구일 7일 전에 송달돼야 한다. 아울러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출석요구서를 받지 않으면 일종의 정당한 이유가 되므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등 맹점이 지적됐다.
◇"도망·잠적 금지" vs "국회 동행명령, 형사절차 아냐"
야권의 개정안은 강력한 여론의 지지를 업고 제출됐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김경진 의원안 등은 필요시 경찰서장이나 행정관청의 장에게 해당인의 주소, 전화번호, 출입국 사실 등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강제구인과 자료제출을 명문화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지나친 공개와 인권침해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정조사 청문회와 성격이 다른 인사청문회에 이를 확대 적용할 근거가 생길 수도 있다. 인사청문회 등에서는 청문대상자의 가족 등에 대한 무분별한 정보공개 등이 불합리한 관행으로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위헌 소지도 제기된다. 김지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국회의 동행명령은 형사절차가 아닌 만큼 강제구인 자체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국정조사는 형사절차가 아닌 만큼 강제구인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도 영장주의를 배제하기 어렵고 법률에 강제구인 조항을 삽입한다고 해도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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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관계자는 "각 사안마다 균형있게 반영할 수 있는 정교한 법 설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석요구서 못받아서? 현상금까지 걸린 우병우
선진국들은 대부분 증인출석 거부 행위를 강력 처벌한다. 강제구인도 사실상 보편화돼 있다. 독일은 증인 출석 등을 강제할 수 있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게 돼 있다. 불출석 시 강제구인권을 발동할 수 있다. 불출석으로 인해 초래된 비용도 증인에게 청구토록 하고 있다.
미국 역시 증인이 불출석할 경우 의회가 강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하원에서 소환장을 받은 증인이 불출석할 경우 의회모독죄로 벌금이나 징역을 부과한다. 상원은 아예 소환장을 민사로 강제할 수 있다. 출석명령을 법원이 내리는 방식인데 법원 출석 명령 판결 후에도 불출석하면 법정모독죄를 적용한다.
이에 비해 우병우 전 수석 등이 보여준 출석 기피 행태는 거센 비난을 샀다. 지난해 11월29일 우 전 수석의 서울 강남구 아파트. 국조특위의 증인 출석요구서가 현관문에 꽂힌 채 발견됐다. 국회 특위 관계자들이 이 집을 찾아가고, 등기 우편으로 보내는 등 여러차례 전달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결과다.
그러나 출석요구서를 받지 못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불출석이 정당화되는 데 여론이 들끓었다. 누리꾼들은 현상금까지 걸면서 소재파악에 나섰다. 우 전 수석은 견디지 못하고 12월 22일 청문회에 출석했다. 이번 사태 핵심인물인 최순실씨 역시 특검 수사, 건강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구치소까지 찾아가 '옥중 청문회'를 열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