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1년…사라진 친노·떠오르는 新친문

문재인정부 1년…사라진 친노·떠오르는 新친문

김태은 기자
2018.05.10 15:02

[the300]친문 분화 가늠해볼 8월 전대…임종석·김경수 차기 부상

19대 대통령선거에 당선이 유력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최성 고양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과 만나 환호에 답하고 있다.
19대 대통령선거에 당선이 유력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최성 고양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과 만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1년을 맞아 정치권 권력 지형은 '친문(친문재인) 진영'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그동안 친문의 뿌리로 여겨졌던 '친노(친노무현)'의 자리는 사실상 지워졌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몰락은 이를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다.

친문 진영에서도 일정 부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다. 친문 핵심 일부 인사들은 지난 1년 간 자의 반 타의 반 문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정치 행보에도 제한을 두며 자연히 권력에서도 멀어지는 모습이었다. '삼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 중 한명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아무 직위도 맡지 않고 해외에 주로 머물면서 야인 생활을 하고 있다.

친노와 친문의 공통분모를 지닌 몇 안되는 친문 핵심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중앙권력과는 다소 멀어지게 됐다.

이들의 빈자리는 '신(新) 친문'이 대신했다. 대선 전후로 친문에 합류했으나 오히려 원조 친문보다 핵심 실세로 떠오른 이들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표적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이 문 대통령의 지근 거리에서 권력 핵심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친문의 '분화' 가늠자될까=오는 8월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여권의 친문 진영의 분화와 재조합, 재편 가능성을 보여줄 분기점이 될 것으로 주목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새롭게 선출될 당 대표는 지지율 고공행진 중인 문재인정부의 반사이익을 누리는 동시에 남북 화해 등 중대한 시기에 역할분담에 대한 고민을 안게 된다. 이와 함께 2년 후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공천권을 행사하게 돼 여권 권력 방향의 추를 쥐게 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예비후보만 십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당권과 청와대 권력 구도, 나아가 차기 대권 구도까지 연결해보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당초 송영길·김두관·김진표 의원 등이 일찌감치 당대표 운동에 뛰어든 상태다. 그러나 '문재인 복심'을 자처했던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치고 들어가면서 경쟁 기류가 묘하게 바뀌었다.

최 전 사무총장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당 사무총장과 총무본부장을 맡았던 친문 핵심 실세였음에도 20대 총선 불출마에 이어 문재인정부에서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으며 권력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랬던 그가 '친문'을 앞세워 송파을 재보선과 함께 당권까지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최 전 사무총장 뿐 아니라 또다른 원조 친문 핵심 인사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까지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당청 안팎에서 문재인정부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출범한 만큼 2년차 증후군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이끌어나갈 파트너로서 '원조 친문'의 역할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친문의 또다른 줄기에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당대표 역할론이 나온다. 풍부한 국정 경험과 문재인정부를 뒷받침할 관리형 당대표 등이 주로 내세워진다. 여기엔 당내 세력이 약한 '신 친문' 등이 점차 가세하는 모양새라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도시자 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 의원은 공민배, 권민호, 공윤권 등 세 예비후보의 대승적 결단으로 자신이 단일후보로 경남도지사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사진=이동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도시자 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 의원은 공민배, 권민호, 공윤권 등 세 예비후보의 대승적 결단으로 자신이 단일후보로 경남도지사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사진=이동훈 기자

◇'순풍'에 돛 단 임종석…'역풍' 뚫고 승천한 김경수=문재인정부 1년 동안 국민들에게 새로운 차기 주자로 인정받게 된 '잠룡'도 탄생했다. 문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인 임종석 실장과 문 대통령을 가장 닮은 정치인으로 꼽히는 김경수 의원이다.

임 실장은 청와대 2인자의 존재감을 뛰어넘어 남북 화해 국면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내는 성과를 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아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을 탄생시켰고 이후 '판문점 선언 이행 추진위원장'까지 맡아 남북 관계가 정상화되고 나서 이뤄질 변화까지도 그의 손을 거치게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신임이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데다가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인기도 매우 높아 지금까지 차기 주자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원은 문재인정부 내에서의 비중에 비해 그 잠재력에 대해선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참모를 자처해온 그의 정치적 행보와 성격 탓이 컸다. 여기에 경남지사 출마를 앞두고 터진 '드루킹 사건'이 자칫 대형 악재가 될 상황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당을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한 그의 승부수는 전화위복이 돼 오히려 정치인 김경수의 '몸값'을 올려놓는 호재가 됐다.

전국적으로 김 의원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그동안 그에게 부족했던 정치인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의원을 잘 아는 한 민주당 관계자는 "사람들이 결국 끌리는 것은 역풍을 이겨내는 이야기 아니겠느냐"며 "김경수가 이 같은 스토리를 갖게 된 것은 행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경기도 고양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회담 일정을 공개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경기도 고양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회담 일정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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