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6·13 현장에 가다-경북 김천]TK도 흔들리는 한국당…"빨간색만 입으면 뽑아주던 시대 아냐"

"인물은 송언석인데, 한국당이라..."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통적인 보수텃밭에 무소속 돌풍이 불고 있다. 경북지사 후보로 출마한 이철우 전 국회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북 김천 얘기다. 김천은 1987년 제6공화국 체제가 출범한 이후 단 한번도 현 자유한국당 이외의 국회의원을 허락한 적이 없다. 그런 김천의 판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김천지역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낸 송언석 자유한국당 후보와 김천 지역 기업인 출신인 최대원 무소속 후보다. 송 후보는 한국당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며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이 새로 영입한 인사다. 반면 최 후보는 15년간 김천에서 정치활동을 해온 지역인사다. 최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김천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여론조사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며 공천결과에 불복하고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과거와 같았다면 한국당 공천을 받아나온 송 후보가 낙승할 것으로 예상했을 지역이다. 13~14대 총선에서는 민주정의당과 민주자유당 소속 박정수 의원이 15~16대 총선에서는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임인배 의원이 17~20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이철우 의원이 각각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김천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최 후보와 함께 무소속 김천시장 후보로 출마한 김충섭 후보의 '무소속연대'의 돌풍이 매섭다. 4일 오후 경북 김천농협공판장에서 만난 중도매인 A씨(51세)는 "이제는 빨간색(한국당 상징색)만 입으면 뽑아주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여론조사 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 방송협회가 구성한 '방송사 공동 예측조사위원회(KEP)'가 칸타퍼블릭, 리서치 앤 리서치, 코리아리서치센터 등 3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지난 1~3일국회의원 재보궐선거 12개 지역에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당 송 후보의 지지율은 22.8%, 무소속 최대원 후보의 지지율은 29.1%로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표할 후보가) '없다'고 답하거나 '모르겠다'고 답한 시민들은 48.1%에 달했다. 절반에 육박한 김천 시민들이 사실상 어느 후보에게 표를 줄지 결정을 못하고 태도를 유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인지도 면에서는 최 후보가 송 후보 보다 높았다. 최 후보에 대한 평은 "오랫동안 지역을 위해 힘써온 분"이라는 평가와 "선거때만 보이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최 후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2006년과 2010년 각각 무소속으로 김천시장에 출마한 경험 덕이다. 반면 중앙공무원 출신으로 이번에 첫 정치에 발을 디딘 송 후보에 대해 물으면 "나는 (국회의원은) 무조건 이철우"라고 답하거나 "잘모른다"고 말하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인물 자체에 대한 평가는 송 후보가 김 후보 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천 황금시장 상인 B씨(60세)는 "(송 후보가) 수백조 나라예산을 주무르던 재정전문가 아니냐"며 "돈(예산) 따는데 귀신이라는 얘기는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말했다. "사실 인물로만 따지면 당연히 송언석"이라면서도 "주변 친구들 보면 한국당이라 표 안 주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옆 가게 상인 C씨(53세)도 거들었다. 무소속 돌풍의 배경에는 한국당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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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난 공무원 D씨(40세)는 "사실 기재부 차관출신이면 우리 김천이 돈 주고라도 모셔와야 하는 분 아니냐"면서도 "사드배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치면서 한국당에 대한 김천 민심이 흔들렸고 무엇보다 홍준표 대표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공천방식에 대한 거부감도 엿보였다.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E씨(46세)는 "이번에 한국당 공천이 완전 '사천'이라는 얘기가 많고 지역구 의원인 이철우 의원에 대한 민심도 많이 좋지 않다"며 "그에 대한 동정표도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안다. 최 후보가 김천시장 공천을 받았더라면 이같은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송 후보는 "그럴수록 더 낮은 자세로 열심히 뛸 수밖에 없다"며 "한국당이 설사 망가졌더라도 고쳐서 써야지 교섭단체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회에서 무소속 의원은 김천발전을 위해 전혀 힘을 쓸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심판론'을 더 강조했다. 최 후보는 "이번 무소속 돌풍의 원인은 한국당이 시민공천 아닌 사천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의원이 국회의원과 시장에 당선된다면 김천은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떠오를 것이다. 능력중심의 선택, 김천 시민들만 할수있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위 여론조사는 각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유무선 RDD 전화면접조사(유선 15~41%, 무선 59~85% 내외)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표본 수는 각 선거구 당 500~506명이다. 응답률은 각 선거구별 10.8~26.4%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각 선거구 별 95% 신뢰수준에서 ±4.4%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