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전쟁, 이제 끝내자]⑧시민들 "택시비 올려도 서비스는 그대로"

#서울 구로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35)는 회식이 끝난 후 택시를 잡을 때마다 힘들다. 도로를 지나는 택시는 많지만 막상 사는 곳을 말하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카카오택시를 이용해 호출하면 아예 응답조차 없다. 박씨는 "택시기사들이 목적지를 가려가면서 손님을 받는 게 짜증 난다"며 "정말 필요할 때 타지도 못하는데 택시가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다.
#이모씨(여·26)는 몇 년 전 술에 취한 채 택시를 탔던 기억만 떠올리면 끔찍하다. 택시기사가 시속 120㎞ 이상 빠르게 달리자 이씨가 "천천히 가 달라"고 요구했지만 무시당한 것이다. 이씨는 "밤늦은 시간에 여자 혼자 있는 상황에서 혹시 해코지라도 당할까 봐 어쩔 수 없이 참았다"고 말했다.
승차거부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요금 인상을 통한 기사 처우 개선이 꼽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시민들의 반발이다. 난폭운전과 거친 말투 등 불친절을 겪은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매년 서울시에 신고되는 택시 불만 건수는 2만건이 넘는다. 서울 시내에서 하루에 50건 이상 택시와 관련된 민원이 발생하는 셈이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택시 민원 신고는 총 2만2420건이다. 세부적으로는 △불친절 7567건 △승차거부 6906건 △부당요금징수 4703건 순이었다. 2016년과 2015년에도 민원 신고가 각각 2만4008건, 2만5104건 발생했다.
요금을 올리더라도 서비스 개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택시를 일주일에 1~2번 정도 이용하는 정모씨(50)는 "그동안 택시비를 계속 올리는 것 같은데 서비스는 그대로"라며 "인상된 물가를 고려하더라도 남는 돈이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택시의 수요 공급 불균형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 도쿄에서는 택시 요금 중 일부를 활용해 공익재단법인인 도쿄택시센터를 운영한다. 이 센터에서 상시적으로 승차거부를 단속하고 불만을 접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관할 지자체와 경찰에서 단속하지만 일시적이고 행정력의 한계로 실효성도 떨어진다.
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택시 요금의 일정 부분을 거두고 정부와 사업자가 조금씩 비용을 부담해서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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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나 지자체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운전기사의 처우 개선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택시 서비스를 개선하기 어렵지만 시민의 반발로 요금 인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요금은 필요한 만큼 당당하게 올리고 그것에 맞게 서비스 관리·감독도 철저히 하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