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1년 기자회견] 집권 2년차 구상
글로벌 안보강국 등 4대 목표
"K이니셔티브 새 시대 열겠다
더 열심히 죽을 힘 다해 뛸 것"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의 경고
이길 곳 져, 최소한 성공아냐"
'서울 패배' 與 지도부 정조준

"(선거 후) 한 2~3일은 저도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다, 그런 생각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예정시간(100분)보다 1시간 이상 긴 165분간 지난 1년간의 소회와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 집권 2년차 국정구상 등을 가감 없이 풀어냈다.
6·3 지방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모두가 성장의 과실을 누리는 대한민국을 위해 그간의 국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재명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 이번 지방선거 결과 관련 소회를 밝히는 데만 13분을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작심한 듯 "성공은 아니다" "국민들의 경고"라며 최고 국정 책임자인 자신의 책임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적 오류를 우회적으로 지적하는 듯한 발언도 쏟아냈다.
◇"국정 기조 바뀔 것 없어…죽을 힘 다해 뛸 것"…'대체불가 대한민국' 4대 국정목표 제시
이 대통령은 먼저 집권 2년차를 맞아 남은 4년간 겸손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흔들림 없이 국정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 기조는 바뀔 게 없다. 좀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주어진 권한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지금보다 더 빠르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집권 2년차 국정 비전으로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란 슬로건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2026년 올해를 세계 어떤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의 담대한 꿈이 시작된 해로 삼겠다"며 "대한민국이 보유한 경험과 역량, 가치와 매력, 국가적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국민적 에너지를 디딤돌 삼아 'K이니셔티브'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체불가 대한민국' 비전 달성을 위한 4가지 국정목표로 △모든 국민과 국토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 △국민 모두의 평화와 자부심을 지키는 글로벌 외교·안보 강국 △국민 모두가 합의한 규범과 규칙이 확실히 지켜지는 정상 사회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정부를 제시했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의식한 듯 이 대통령 "최소한 성공 아냐…국민들의 경고라 생각"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을 위해 지난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미리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 정상화 관련 질문에 답변한 이 대통령은 "이제 제가 할 얘기 중에 하나 남았다"며 "고민을 많이 했다. 선거 얘기"라고 직접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기준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했다. 압승을 예상한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국 16개 광역단체 중 12곳에 깃발을 꽂아 외형상으론 완승했다. 하지만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선 현역인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주당 후보인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을 상대로 막판 대역전극을 이끄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 대통령은 "이것도 결국 국민들의 경고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책임"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단 한 명의 주권자까지 죽을 힘을 다해, 온 정성을 다해 말씀드리고 설득하겠다는 마음이 부족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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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힘을 다하는 마음 부족하지 않았나"…여당 향해 "그릇이 돼야"
여당 지도부 책임론으로 해석될 만한 우회적인 메시지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집권했을 때와 야당일 때는 다르다. 야당은 창을 잘 써야 하지만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며 "야당일 때는 막 공격하면 되지만 집권했을 때는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끊임없이 지지층을 넓혀야 하는 게 정당의 운명"이라며 "성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우리와 색깔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사람일 수 있지만 그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모아 포용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잘 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강성 지지층에만 기댈 게 아니라 생각과 배경이 다른 이들을 포용하고 끌어안아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원광·김성은·정한결·이승주 기자 dem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