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문열린 판문점 JSA, '10초 월북' 해봤다

[르포] 문열린 판문점 JSA, '10초 월북' 해봤다

최태범 기자
2019.05.01 15:27

[the300]판문점 JSA 민간인 견학 재개…도보다리 직접 밟을 수 있다

【판문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오전 안보견학을 온 관광객들이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내부를 관람하고 있다.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2019.05.01.   photo@newsis.com
【판문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오전 안보견학을 온 관광객들이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내부를 관람하고 있다.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2019.05.01. [email protected]

남북 군사적 긴장의 공간이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Joint Security Area)이 ‘평화의 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정부는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1일부터 민간인의 JSA 견학을 재개했다.

민간인의 JSA 견학은 지난해 남북 9.19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10월부터 추진된 비무장화 조치로 인해 일시 중단된 상태였다. 다시 시작된 JSA 견학은 현재 남측 지역만 가능하며 남한·북한·유엔군사령부 3자간 남북 ‘자유왕래’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첫 견학에는 취재진을 비롯해 통일부 정책자문위원단과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등 81명이 참여했다. 정부는 앞으로 80여명을 1개 팀으로 구성해 오전·오후 각각 2개팀씩 하루에 총 4개팀 320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계획이다.

이번 견학부터 지난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장소들이 신규 코스로 추가됐다. 기존 △자유의 집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팔각정 △돌아오지 않는 다리 관람에 더해 △4.27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수 △도보다리를 볼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재개된 JSA 견학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남북 측 경비 병력의 무장상태였다. 비무장화 조치에 따라 권총 소지가 금지됐고 경비 병력도 35명으로 줄었다. 남북 경비병들은 무기 대신 ‘판문점 민사경찰’이라고 쓰인 완장을 차도록 했다.

이날 T2 회담장 북측 방향에서 나타나 남측을 살펴보던 북한 경비병 3명 모두 완장을 착용했다. 무전기와 망원경을 소지했고 권총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 측은 아직 완장을 착용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유엔사와 디자인 협의를 마무리하고 제작상태에 들어갔다”고 했다.

취재진과 민간인 견학자들은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처음 만나서 했었던 ‘10초 월북’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두 정상이 T2-T3 사이에 있는 콘크리트 연석을 넘었다면, 견학자들은 T2 회담장 내부에서 북측 지역으로의 이동이 가능했다.

문 대통령이 넘었던 콘크리트 연석은 남북간 군사분계선(MDL)을 상징한다. T2 회담장 내부에서만 가능하다는 제한사항이 있지만 북측 지역에 가서 고개를 뒤로 돌려 남쪽에 위치한 MDL을 바라보는 것은 과거보다 낮아진 남북의 문턱을 실감케 했다.

【판문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오전 장병들이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교산책 후 대화를 나눈 도보다리를 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2019.05.01.   photo@newsis.com
【판문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오전 장병들이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교산책 후 대화를 나눈 도보다리를 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2019.05.01. [email protected]

◇기념식수·도보다리 볼 수 있다=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의 최고 명장면으로 꼽히는 도보다리 회담장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T2에서 T3를 거쳐 오른쪽으로 빠지는 낮은 언덕길을 넘어가면 파란색 도보다리의 모습이 보인다.

그 길로 들어가기 전에는 T3 회담장 오른편에서 남북 정상이 공동식수를 했던 소나무와 표지석을 볼 수 있다. 당시 두 정상은 ‘합토합수’, 함께 흙을 뿌리고 물을 주면서 남북 평화와 화합의 의지를 표시했다.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이 사용됐고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물을 뿌렸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는 문구와 함께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이라는 서명이 새겨졌다.

도보다리의 경우 현재 관람로에 대한 보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장애인 관람객이 보다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연결하는 작업 등이 실시되고 있다. 당시 두 정상의 조용한 대화의 뒤로 들려왔던 박새와 꿩 등의 새 울음소리도 이날 들을 수 있었다.

다만 이번 견학 때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마주 앉아 40여분 가까이 얘기를 나눴던 테이블과 의자의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로 치우지는 않았고 천으로 덮여 있는 상태였다. 역사적 장소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향후 보존을 위한 조치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판문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오전 북측 경비군인들이 판문각을 나와 근무지로 이동하고 있다.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2019.05.01.   photo@newsis.com
【판문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오전 북측 경비군인들이 판문각을 나와 근무지로 이동하고 있다.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2019.05.01. [email protected]

◇북측도 대규모 관광객 과시=첫날 견학에서 눈길을 끈 장면은 북측 판문각 지역에 나타난 대규모 관광객이다. 판문각은 우리측 자유의 집과 80여m 거리에서 마주보고 있는 건물로 북한 경비병 사무실로 사용된다.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이 들르는 코스이기도 하다.

유엔사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 측과 달리 비무장화 조치를 실시하면서도 판문각 관광을 중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 100여명,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하루에 900여명도 방문한다고 유엔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 26분경 판문각 정문 쪽에서 10~12명의 관광객이 등장했다. 이어 10시 50분쯤에는 50여명 가까이 되는 관광객들이 판문각 옥상 쪽에 대거 나타났다. 이들의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일 것으로 추정됐다.

북측 관광객은 남측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우리 측 통제병력은 “손을 흔들거나 오해 살 만한 행동을 해선 안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북측 관광객이 적극적으로 환영의사를 표시한 반면 우리 측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 다소 대조적인 모습을 띠었다.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갔다 다시 남측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2018.04.27.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갔다 다시 남측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유엔사, JSA 새 홍보영상 공개=“한 번의 만남으로 오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불신을 해소할 순 없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한국 속담처럼 변화의 희망을 품어본다.”

유엔사는 이날 재개된 민간인의 JSA 견학에 맞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5분 분량의 새로운 홍보영상을 공개했다.

유엔사는 새 영상에서 지난해 6.12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만난 곳은 싱가포르였지만 판문점 JSA에서 시작된 화해의 기운이 촉매제가 되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사는 늘 한국과 함께였다. 한반도에 화해의 싹을 틔우는 과정에도 유엔사는 앞으로도 굳건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향해 평화를 넘어 세계가 부러워하는 번영을 향해 계속 한국과 발맞춰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영상은 ‘다시 이곳에서 남과 북이 자유롭게 인사를 건넬 수 있을까’, ‘다시 이곳에서 남과 북이 다함께 웃으며 걸을 수 있을까’, ‘다시 이곳이 구름이 쉬어가는 평화로운 마을이 될 수 있을까’라는 3가지 질문을 던진 뒤 ‘다시 평화를 꿈꾸는 곳, JSA’라는 문구로 마무리했다.

【판문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오전 안보견학을 온 관광객들이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2019.05.01.   photo@newsis.com
【판문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오전 안보견학을 온 관광객들이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2019.05.01. [email protected]

◇DMZ ‘완전 무장해제’ 향해간다=JSA 경비대대장인 숀 모로 중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작은 신뢰 구축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비무장지대(DMZ)의 완전 무장해제를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모로 중령은 “지난해 지뢰제거 작업과 감시초소의 비무장화, 평화로운 판문점을 조성하는 노력들이 진행됐다”며 “이곳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대한민국 국민들이 볼 수 있게 됐고 해외 관광객들도 볼 수 있게 돼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긴장의 흐름이 있었다면 지금은 평화의 기운이 있다. 신뢰구축 조치가 이어진 과정을 여기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판문점이 대화의 장, 신뢰구축의 장이 되어 한반도 전체에 평화를 구축될 수 있는 장소로 탈바꿈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통일부 정책자문위원단으로 견학에 참여한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JSA를 보는 것은 우리가 어떤 분단 상태에 있는지, 이런 분단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 교수는 “중요한 것은 평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는 것”이라며 “봤을 때와 안 봤을 때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JSA 관람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평화의 확산에 대한 다짐을 하는 기회가 될 수 있어 의미가 큰 행사”라고 말했다.

【판문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오전 안보견학을 온 관광객들이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내부를 바라보고 있다.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2019.05.01.  photo@newsis.com
【판문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오전 안보견학을 온 관광객들이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내부를 바라보고 있다.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2019.05.01. [email protected]

◇JSA 견학 신청 방법은=내국인은 단체 단위(30~45명)로 신청 가능하며 일반국민은 국가정보원 홈페이지(www.nis.go.kr:4016), 학생·교사·공무원은 남북회담본부 홈페이지(dialogue.unikorea.go.kr)를 통해 할 수 있다.

외국인(시민권자 포함)은 대한여행사(02-777-­6647), 판문점 트래블센터(02-771-5593), 중앙고속(02-2266-3350), 국제문화서비스클럽(02-755-0073), 코스모스진 여행사(02-318-0345)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일요일은 휴무일이다. 격주 목요일에도 견학을 실시하지 않으며 토요일은 오후 3시 15분 1회만 운영한다. 한국과 미국의 공휴일에도 견학 일정이 없다. 남북회담이나 기타 중요한 행사가 진행 또는 예정됐을 경우에는 관람이 취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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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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