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접근→입국금지' 정부·여당 갑자기 마음 바꾼 이유

'신중한 접근→입국금지' 정부·여당 갑자기 마음 바꾼 이유

서진욱 기자
2020.02.0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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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4일부터 中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확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확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여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저지를 위해 중국 체류 외국인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당초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며 사실상 부적적 입장을 견지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급선회한 결단이다. 국민들의 불안감 증폭과 국제적 추세, 확산 경로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오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고 2일 밝혔다. 우리 국민이 입국할 때는 14일간 자가격리한다. 제주도 무사증(무비자) 입국도 일시 중단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입국 금지에 대해 정부·여당은 "과도한 대응일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중국인 입국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제기됐기 때문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계획한 바 없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 폐쇄, 여행 및 무역 제한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발표한 WHO 입장을 지지한다는 발언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역시 입국 금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 때일수록 좀 더 냉정하게 상황 전체를 주시하고 맞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감염내과의 전문 교수들도 '감염병 확산에도 불구, 물류·인적 교류를 막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한다.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신종 코로나 대책 특별위원회가 출범한 지난달 31일 당내 기류가 바뀌었다. 특위는 출범 당일 첫 회의에서 중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람들에 대한 추적검사와 함께 한시적 입국 제한조치 검토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난주 정부·여당은 최근 중국 체류기록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한시적 입국 제한이 필요하다는 점에 교감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12번째 확진자인 중국인 남성 A씨(49)가 서울, 부천, 수원, 군포, 인천, 강릉을 돌아다니며 138명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불안 심리를 증폭시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에 동의한 인원이 65만명을 돌파했다. 일각에선 불안 심리가 마스크, 손세정제 사재기로 번지는 등 부작용도 발생했다.

대부분 확진자가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했거나 방문자와 관련된 것 역시 중국 체류 외국인의 입국을 차단한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방역전문가들과 가진 긴급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국내로 유입 환자 수를 줄여 우리 의료 역량이 감당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건의했다. 차단이 곧 최우선의 방역이란 결론인데 정부가 이날 중국인 입국금지 결정을 발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것도 정부·여당의 결단을 이끌었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잠정 금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시민의 경우 입국 후 14일간 의무 격리 조치한다.

호주, 일본 정부도 1일부로 중국에서 출발한 비행기로 자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은 입국을 금지하고 시민들은 자가격리 조치를 내놨다. 이밖에 싱가포르, 베트남 등의 국가도 최근 2주간 중국을 여행한 외국인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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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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