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황교안의 선택'은 결국 종로였다. 황교안 대표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한 직후부터 줄곧 출마지역으로 지목된 곳이다.
이미 기정 사실 같았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종로로 이사한 지난해 6월에도,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여당 주자로 유력해진 지난해 연말에도, 늘 여론의 관심은 '황교안과 빅매치'였다.
그러나 시간이 걸렸다. 지역구 출마냐 비례대표냐를 놓고 추측이 무성하던 가운데 황 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게 1월3일이다. '수도권 험지=종로'를 결정하는데 35일 걸렸다.
돌고 돌아 종로다. 출마지역이 확정되지 않자 서울 양천구, 용산구 등이 거론됐다. 험지가 아니라 이길만한 곳을 찾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실 대체 후보지로 나온 곳들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의 지역구지만 17~19대 총선에서는 모두 한나라당, 새누리당이 이겼던 지역이다. 결정이 늦어지자 불출마 카드도 당 안팎에서 거론됐다.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나섰다. 황 대표의 출마 지역이 안 정해지면 다른 대표급 주자들의 출마 지역도 정할 수 없다. 전체 판을 짤 수 없다는 얘기다. 6일 밤, 7일로 예정된 회의를 전격 10일로 미루며 압박했다.
이때부터 황 대표의 시간이었다. 10일 오후 공관위 회의 시간에 임박해 입장을 밝힐 수록 쫓기는 모양새가 강해진다. 그렇다고 결단을 안 내리는 건 최악이다.
종로가 아니면 불출마였다. 헌신과 희생이라는 명분은 얻겠지만 실리가 불명확하다. 정치신인이 '자기 선거'를 단 한번도 치러보지 못하고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 황 대표에게 불출마는 불안과 불확실이다.
주말이 되기 전에 행동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점심시간 무렵부터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황 대표가 결심했다"는 얘기가 퍼졌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시작된 기자회견에서 종로 출마를 선언하며 "문재인 정권과 저 황교안과의 싸움"이라고 정의했다. 개인과 일대 일 경쟁이 아니라고 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 설사 패배하더라도 전국 총선에서 이기겠다는 각오로 읽힌다. 종로에서 당선이 쉽지는 않은 게 현실이다. 황 대표의 고민이 길어졌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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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는 "잘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당 대표의 결단으로 총선 전략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는 기대다.
한국당 한 중진의원은 "필요한 결단이었고 논란이 더 확산 되지 않도록 주말 전에 잘했다"고 밝혔다.
한 재선의원은 "타이밍(시점)이라는 게 정해놓고 하는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워낙 중요한 결정이다 보니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너무 늦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한 다선의원은 "황교안 이름 석자를 걸고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는 외통수에 몰린 것"이라며 "선수를 쳤어야 했는데 등 떠밀리는 모양새"라고 밝혔다.
또 다른 중진의원도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통에 '종로 출마 효과'는 이미 상당부분 날아가 버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