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배지'를 놓으니 취업시장이 열렸다]③위원 11명 중 4명 국회의원…7명도 교섭단체 추천 가능…회의록도 비공개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전직 국회의원 등에 대한 취업심사를 시작한 1993년 이후 탈락 인원이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1명의 위원 상당수가 사실상 친(親) 정당 성향의 인사로 채워지면서 취업심사가 ‘요식 행위’에 그친다는 지적이다.(관련기사☞ [단독]유명무실 국회 퇴직자 '취업심사'…27년 간 탈락자 '2명')
공직자윤리법의 시행에 관한 국회규칙 12조에 따르면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모두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4명은 국회의원이다. 국회의장과 각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다른 7명의 위원 역시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협의해 위촉한다. 법관이나 교육자, 학식이 풍부하고 덕망있는 자로 국회의원은 아니나 사실상 정당이 추천한 이들로 채워지는 셈이다.
지난달 19일 구성된 21대 국회 전반기 위원회도 마찬가지다. 박민표 전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위원장으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또 강선우·김영배 민주당 의원과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정양석 국민의당 당협위원장, 장인재 민주연구원 자문위원 등 정당 인사들도 대거 포함됐다. 이 외에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교섭단체 간 협의 끝에 김윤우·서영득·이상갑·장윤미 변호사도 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전 국회의원이나 보좌진 등의 취업 심사 과정에서 국민 눈 높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서 휩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다.
추혜선 전 정의당 의원 논란이 대표적이다. 추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후 LG유플러스 비상임 자문을 맡아 논란이 됐다. 특히 ‘이해충돌’ 우려에도 추 전 의원이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비판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추 전 의원은 친청인 정의당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스스로 자문직을 내려놨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소속 한 위원은 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추 전 의원과 관련) 이해충돌이 안되는 유권 해석을 받아왔다”며 “다들 충돌이 안된다고 하니 더는 논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이 앞으로 직업을 생각해서 의정활동에 발목 잡히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마음대로 질문도 못하고 상임위도 못 바꾸면 행정직 공무원과 달리 의정활동이 제약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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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위원 구성 요건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취지에서다. 사실상 위원회가 전원 국회나 정당 추천 인사들로 채워지는 상황에선 국회의원 비중만 줄이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회는 2017년 11월 공직자윤리법의 시행에 관한 국회규칙을 일부 개정하면서 기존 9명이었던 위원 규모를 11명으로 늘렸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외 법관이나 교육자, 학식과 덕망이 풍부한 자 수를 5명에서 7명으로 늘렸으나 위원회의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회의 녹취록 역시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녹취록이 공개되면 취업 심사를 대하는 위원들의 미온적 태도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취재 결과를 종합해보면 위원회 취업 심사는 대체로 위원 간 논박 없이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친다. 공직자윤리법의 시행에 관한 국회규칙 15조에는 위원회는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명시됐으나 의견 충돌로 인한 표결은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인 하승수 변호사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위원 11명 중 4명이 국회의원이고 다른 위원 7명도 교섭단체가 추천 가능한 구조라 독립성이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며 “(회의록 비공개로) 독립성도 없는데 투명하지도 못해 일반 국민이 절대 파악할 수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