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세훈 내곡동 시찰? 공문 확인해보니 그런 말 없었다

[단독]오세훈 내곡동 시찰? 공문 확인해보니 그런 말 없었다

박소연 기자
2021.03.25 18:46

[the300]서초구의회 회의록 두 문장이 유일한 근거…발언 당사자 "근거 갖고 언급한건 아니다"

4.7일 재보궐선거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오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중구 대한문앞에서 시청역 거점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하고 있다. /사진=뉴스1
4.7일 재보궐선거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오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중구 대한문앞에서 시청역 거점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과거 시장 재임 당시 내곡지구를 시찰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서초구청 공문에는 해당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이 오 후보의 시찰 증거로 제시한 속기록 당사자들은 모두 당시 회의 발언이 부정확했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 서초구 방문 공문 살펴보니…내곡동 관련 기록 없어
서초구청 공문 /사진제공=박성중 의원실
서초구청 공문 /사진제공=박성중 의원실

25일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2007년 2월13일 서초구청 기획예산과 발행 '서울시장 초도방문 결과 시달' 공문에는 오 후보(당시 서울시장)의 현장방문 장소로 양재천 연인의 거리, 구립중앙도서관 예정 부지, 우면산 생태육교가 명시돼 있다.

오 후보는 2007년 2월12일 서초구청을 방문했다. 공문에 따르면 오 후보의 당시 일정은 △주요 인사 접견 △구정업무 보고 및 현안사업 건의 △주민간담회 및 아방세홀, OK 민원 순시 △양재천 연인의 거리 등 현장방문 등으로 요약된다.

당시 서초구가 건의한 사항은 서초고교 잠원동 이전과 우면산 공원화·경부고속도로 생태육교 설치, 구립도서관 부지 무상양여, 한강프로젝트 등이다. 내곡동 관련 언급은 없다.

2007년 2월26일자 서초구 소식지. /사진제공=박성중 의원실
2007년 2월26일자 서초구 소식지. /사진제공=박성중 의원실

2007년 2월26일자 서초구 소식지에도 마찬가지다. '오세훈 서울시장 서초구 방문'을 특집으로 다룬 해당 소식지에 내곡동 방문과 관련한 문구는 없다. 소식지에는 오 후보가 경부고속도로 생태육교 계획을 보고받고 있는 사진이 실렸다.

당시 서초구청장으로 직접 오 후보의 방문을 맞은 박성중 의원은 "시장이 구청을 방문하면 사후 조치보고가 이뤄지는데 내곡동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며 "2주 뒤 발행되는 서초구 소식지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내가 당시 서초구청장인데 전혀 기억이 없고 오 후보도 마찬가지"라며 "당시 내곡지구는 논밭으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의회 회의록 당사자 "직접 확인한건 아니다" "근거 갖고 언급한거 아니다"
2007년 3월6일 서초구의회 운영위원회 속기록 /사진=서초구의회 홈페이지
2007년 3월6일 서초구의회 운영위원회 속기록 /사진=서초구의회 홈페이지

민주당이 오 후보의 내곡동 시찰 근거로 드는 것은 2007년 3월6일 서초구의회의 '내곡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 지정반대 결의안' 심사 회의록이다.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노태욱 위원(이하 서초구 구의원)은 "최근에 우리 서초구청과 구의회를 오세훈 시장이 방문했다. 그때 여기서 행사를 마치고 바로 이 지구를 가서 현장시찰이 있었는데…"라고 질문한다.

그러자 장경주 위원은 "오세훈 시장이 방문했을 때 그 시찰을 했지만 조율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본 위원은 알고 있다"고 언급한다. 박성중 의원은 "'그 시찰을 했다'는 부분이 내곡동 시찰로 잘못 오인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장경주 전 위원은 머니투데이 더300과 통화에서 "시찰은 (서초구)의회랑은 무관하다. 집행부(서초구청)를 통해 전해들은 설(說)이지 결코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난 그때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했기 때문에 오 시장과 만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 끝나고 갔었나 싶었는데 직접 확인한 건 아니다"고 밝혔다.

노태욱 전 위원 역시 통화에서 "전 반포에서만 40년 살아서 서초는 잘 모르고 운영위원으로서 질문하는 위치였다"며 "당시 내곡지구 관련 결의안 심사 중이었기 때문에 (오 시장 서초구 방문과) 연관 있느냐는 식으로 질문했을 수는 있지만 제가 오 시장의 내곡동 시찰에 대해 누구한테 듣고 한 말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 전 위원은 "당시 우면동 중심으로 이슈가 있었던 기억은 난다"며 "어떤 근거를 갖고 오 시장의 내곡지구 시찰을 언급한 건 아니다"고 했다.

내곡동 공세 지속하는 與…吳 "흑색선전, 비본질적"
홍정민 중앙선대위 대변인(왼쪽부터), 김회재 법률위원장, 진성준 박영선후보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 내곡동 땅 허위사실 공표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홍정민 중앙선대위 대변인(왼쪽부터), 김회재 법률위원장, 진성준 박영선후보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 내곡동 땅 허위사실 공표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당은 이들 장 전 위원이나 노 전 위원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인사는 각각 서초구의회 의장까지 지냈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오 후보에 대해 내곡동 땅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23일 서울중앙지검에 해당 회의록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야당 후보검증 TF(태스크포스) 소속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시찰에 관해선 회의록이 근거의 전부이며 별도의 서울시장 공식 일정 문서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2007년 2월12일 서울시장 공식 일정에도 내곡지구 현장방문 기록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오 후보는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내곡동 땅투기 의혹 제기에 "흑색선전"이라며 "근거 없고 과정상의 비본질적인 서류 한두 장 들고 나와 상대 후보를 거짓말하는 후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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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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