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바닥민심'은? "정권 바꾸자" VS "그렇다고 野를 뽑나"[르포]

2030 '바닥민심'은? "정권 바꾸자" VS "그렇다고 野를 뽑나"[르포]

김성진 기자
2021.04.04 18:10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세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캠프 측과 허경영 국가혁명당 서울시장 후보. 2021.4.3./사진=김성진 기자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세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캠프 측과 허경영 국가혁명당 서울시장 후보. 2021.4.3./사진=김성진 기자

봄비 쏟아지는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은 '젊음' 과 '유세'가 뒤섞여 있었다. 만남의 장소인 신촌 유플렉스 앞 '빨간 잠망경'엔 커다란 유세차가 들어섰다. 오후 4시30분쯤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를 시작으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가 유세에 나섰다.

근처 상인들은 갑자기 들려온 유세 음악에 가게 밖에 나와 각 후보와 지지자들을 지켜봤다. 공교롭게도 유세 현장 150m 거리 공원의 문화공간에는 이번 4·7 보궐선거 사전투표소가 차려졌다. 막 투표를 마친 20~30대 청년들은 유세 현장과 지지자들이 신기한 듯 사진을 찍기도 하고, 일부는 함께 온 연인, 친구와 모여 남은 주말을 즐기기 위해 현장을 스쳐 지나갔다.

20~30대 여론은 이번 선거 핵심 변수로 꼽힌다. 2017년 대선과 지난해 총선 때 민주당을 압도적 지지했던 20~30대 지지층이 이반하면서 각 후보들은 청년 지지를 결집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를 받아 지난달 30~31일 성인 1006명으로 조사했더니 20대 응답자 중 52.1%가 선거 때 뽑을 후보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니 이들 마음을 움직이는 후보가 선거 때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점쳐진다.

與-野로 갈린 2030…"정권 바꿔보자" VS "그렇다고 탄핵 정당 뽑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 2021.3.31/사진제공=뉴스1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 2021.3.31/사진제공=뉴스1

신촌 사전투표소와 유세 현장에서 만난 20~30대 청년들은 대체로 '정권교체'에 힘을 싣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여야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할지는 조심스러웠다. 서울시장 선거 승패가 흐름이 1년 후 대선까지 이어지는 만큼 투표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권심판'을 원하는 마음이 실제 '선거 승리'로 이어지려면 결국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청년들이 더러 눈에 띄었다.

박모씨(28, 관악구, 직장인)는 "우리에게 주어진 결과는 역대급 저출산, 부동산 가격 폭등, 자영업자 붕괴, 극심한 취업난이다. 현 대통령과 여당을 탓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내 표가 무용지물 되는 건 싫고, 표가 결국 선거에 영향력을 끼쳐야 시간 내서 투표한 의미가 있으니, 제1야당을 고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20대 직장인도 지난 대선과 총선 때 민주당을 뽑았지만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며 "말하자면 차악(次惡)을 뽑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을 지지할 수 없다는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28살 직장인 신모씨는 "'정권심판' 해야 한다는 말 자체는 이해한다"면서도 "그렇다고 국민의힘을 뽑아야 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민주당이 들어섰는데, 또 민주당을 심판하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선거가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르는 만큼 승패의 영향이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어 야당을 뽑을 수 없다는 청년도 있었다. 조모씨(23, 서대문구, 홍익대 재학)는 "야당이 잘하는 것도 아니지 않냐"며 "지금 당선된다면 대선 때까지 흐름이 이어질 텐데, 오 후보가 표를 얻어 야당이 탄력을 받는다면 대선 승패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與-野 말고도 뽑을 후보 많다"…제3지대 후보 뽑는 청년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세에 나선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2021.4.3./사진제공=용혜인 의원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세에 나선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2021.4.3./사진제공=용혜인 의원실

지난 대선과 총선 때 민주당에 표를 던졌던 전모씨(30, 관악구)는 "태어나 처음 제3 후보에게 투표했다"면서 "이번 선거에 이목이 많이 집중된 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당 대체 정당은 여기야'를 보여줄 투표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3 후보를 뽑기로 가닥을 정했지만, 아직 후보들 면면이 아쉽다는 청년도 있었다. 30대 직장인 신모씨(34)는 "결국 핵심은 임기 1년 동안 서울 시정을 잘하고, 정책적 차별점을 갖는 것"이라면서 "제 3지대 후보들이 스스로 '거대 양당을 심판할 적격자'임을 입증하려는 모습이 주(主)를 이뤘다"라며 아쉬워했다.

후보들, 막판 청년 지지 호소 '총력'…'일자리 부시장'·'기본소득에 투표'

한편 4·7 보궐선거 마지막 휴일 유세에서 각 후보도 2030 마음을 얻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일 신촌 유세에서 "코로나19(COVID-19)로 가장 힘든 계층이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이라며 "청년들을 위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청년 일자리 만드는 건 자신 있다. 20~30세대에게 지원하는 건 투자"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시장도 지난 3일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누가 이렇게 우리 청년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냐"며 "7일은 대한민국 국민이 이 우리 청년들을 울린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시즌 2인 박영선 후보를 이기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촌 유세 현장에서 만난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는 앞서 박 후보와 오 후보가 내세운 청년 공약을 거론해 "청년 당사자들이 느끼는 불평등 문제는 하나도 얘기하지 않고서, 데이터·교통 요금 지원 등 현금성 공약에 머무르지 않느냐"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그 한표가 큰 힘이 되는 후보에게 정치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