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해외서 아빠찬스?…'증여성 해외송금' 5년간 25조원

[단독]해외서 아빠찬스?…'증여성 해외송금' 5년간 25조원

이원광 기자
2021.10.01 15:44

[the300]

최근 5년간 국내에서 해외로 나간 '증여성 해외송금' 규모가 25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 및 지인 등에 송금된 돈이 한해 평균 5조원에 달한다는 의미다. 역외 재산 이전 등을 통한 증여세 회피가 성실 납세자인 대다수 국민에게 박탈감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면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 민주당 의원(4선·경기 양주)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2020년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당발송금 규모는 24조570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발송금은 은행이 고객의 송금 대금을 국외로 보내는 외화 송금을 말한다.

전체 해외 송금액 중 '개인의 이전거래'로 분류되는 증여성 해외 송금액을 별도로 파악한 결과다. 무분별한 외화 유출을 제한하는 취지로 국내에서 해외 송금 시 거래 은행에 수입대금, 화물운임, 교육·의료 서비스 등 500여개에 달하는 지급사유코드를 입력한다. 관련 자료와 통계는 한국은행이 취합해 관리하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개인이 사업이나 투자, 의료, 교육 등 목적 없이 증여 성격으로 해외 거주자에게 건넨 자금 규모가 한해 평균 5조원에 육박한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2016년 4조7399억원 △2017년 5조4737억원 △2018년 5조4375억원 △2019년 4조7188억원 △2020년 4조2006억원 등이다.

올해에도 지난 8월까지 3조4363억원이 증여 성격으로 해외로 송금됐다. 지난해 전체(4조2006억원)의 81.8%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 올해 증여성 해외 송금 거래 건수는 36만8251건으로 파악됐다. 한 번에 약 933만원의 금액이 해외로 건네진 셈이다.

이같은 해마다 5조원에 달하는 돈이 개인 간 이전거래로 해외로 나간다는 점에서 증여세 회피 가능성을 면밀히 들여다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때때로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역외 재산이전을 통해 증여세 회피를 시도하면서 해외판 '아빠 찬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연간 동일인 해외송금 합계가 1만달러(약 1186만원)를 초과하면 해당 내역이 국세청에 자동 통보되는 상황으로 1만달러 미만 송금액의 경우는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거액 송금이 아닌 경우 대체로 증여세 과세를 자진 신고에 의존한다는 점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대목이다. 국세청은 한국은행으로부터 해외 송금 자료를 전달 받아 국세 전산망을 구축하나 과세 점검 및 통보 건수 등 사후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는 파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외환거래 자료는 국세전산망에 구축돼 조사, 세원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세업무 전반에 걸쳐 폭넓게 활용되며 개별 건에 대한 과세여부 등은 별도로 관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성호 의원은 "역외 재산이전을 통한 증여세 회피는 성실납세자인 대부분의 국민에게 큰 박탈감을안겨준다"고 지적하며 "증여성 거래에 대해서는 더욱 까다롭게 조세회피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호 전 예산결산위원장이 지난 3월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심사보고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정성호 전 예산결산위원장이 지난 3월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심사보고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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