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측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의 국정과제 실현 우선순위를 두고 "선정작업에서 신중히 검토"라는 유보적 입장을 5일 밝혔다. 대북 선제타격(Kill-Chain·타격 순환 체계) 능력 강화를 비롯한 '윤석열 정부 대공 체계'의 우선순위와 중국 측의 '막무가내식 반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드를 후순위로 미루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에 나서지 않되 공약도 폐지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對) 중국 '밀당(밀고 당기기) 외교'에 들어갈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회자된다.

차기 정부 국가안보실장 임명이 유력시되는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간사)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 측 반발의 명분을 낮게 보고 있는 사드 추가를 어떻게 조율할지' 질의를 받고 "국정과제 선정작업을 통해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앞서 인수위가 전기요금·가스요금 대책을 두고 "창조적이고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감안하면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김 전 차관은 '국정 우선순위상 속도조절·취소로 읽히는 문맥'이라는 재질의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1월31일 경북 성주 사드기지에 임시배치돼 있는 주한미군용 사드 1개 포대(발사대 6기에 요격미사일 48발 규모) 외에 수도권 방어용 사드를 1조5000억원을 들여 미국 측으로부터 매입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미국 측의 군사적 동향에 민감한 중국 측 반발을 피하기 위해 한국군이 사드를 단독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윤 당선인이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외교부 당국자는 본지로부터 이날 '중국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 설치에 반대하고 한국군 사드 설치는 괜찮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거나 명시적 관련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는지' 질의를 받고 "중국 정부가 밝힌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 고위 관계자도 "주권적 영역인데 중국에서 그렇게 (의견을 전달)할 리 없고, 우리가 그런 의견을 받을 리 없다"고 했다.
다만 중국 측은 문재인 정부의 3불(3不, 사드 추가 배치·MD(미국 미사일방어체계) 참여·한미일 군사동맹 등 하지 않음) 발언을 한국 측의 '합의·약속'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비록 사드와 관련해 한중 간 조약(treaty) 등 국제사회에서 구속력을 갖춘 합의는 없지만 중국 측은 윤 당선인이 취임 이후 사드를 추가할 경우 "한중 간 공동인식에서 벗어났다"는 식으로 '아전인수식 반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외교가에서는 회자됐다.

일각에서는 중국 측이 북측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한국 측도 3불을 지켜줄 명분이 약화됐다는 반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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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차관도 물밑에서 사드 추가 배치가 몰고 올 최악의 시나리오는 염두에 둔 듯한 행보를 보였다. 3·9 대선 전인 지난달 일부 학자들에게 '중국발 제2사드 사태'를 가정한 대책을 질의하고 '미국과 공동 대응' 등 의견을 받은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고도화된 미사일에 대한 억제 능력을 우리가 어떻게 확충할 것인가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라며 "(인수위는) 별개의 방어 체계가 아니라 큰 틀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중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윤석열 정부가 사드 추가 공약을 공식적으로 폐기하지는 않되 실현도 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대(對)중국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