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윤 대통령 탄핵선고 지연에 與잠룡들 각양각색 대응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놓고 헌법재판소가 장고를 이어가면서 여권 잠룡들의 행보와 메시지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는 분위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7일 밤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선고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데 대해 "이상징후"라며 "당초보다 각하나 기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운 어떤 사정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며 "헌재 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과 선고 지연 상황을 고려할 때 기각 쪽 두 분, 각하 쪽 한 분 정도 계시지 않겠나"라고 했다.
오 시장은 특히 자신이 '탄핵 찬성파'로 분류되는 데 대해 처음으로 공식 반박했다. 오 시장은 "탄핵소추를 하되 당론으로 하는 게 좋다고 당시 페이스북에 썼는데, 이는 헌재의 사법적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사태를 수습하는 방법이라는 취지였다"며 "탄핵 찬성으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실제 오 시장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직후인 12월6일"탄핵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밝혔으나, 14일로 예정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가결 가능성이 높아지자 같은 달 12일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결정은 당론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당이 분열되지 말아야 한다며 낸 메시지인데 이러한 맥락을 무시하고 단순히 '탄핵 찬성파'로 분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오 시장측의 입장이다. 정치권에선 오 시장이 보수 지지층 관리에 나섰단 분석이 나왔다.

오 시장의 이러한 메시지를 놓고 대표적인 '탄핵 찬성파'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측은 공세를 펼쳤다. 친한동훈계 스피커인 박상수 인천서구갑 당협위원장은 SNS(소셜미디어)"오세훈은 명시적으로 탄핵에 찬성하지 않은 정치인의 길을 걷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계엄에 반대하며 계엄의 반복을 막기 위해 탄핵을 찬성하는 보수의 선택지 하나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길 바라는 중도보수 지지층에게 한 전 대표의 차별성을 어필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 전 대표는 개헌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세를 통해 보수층에 구애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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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대표는 이날 활동 재개 후 처음으로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를 방문했다. 경북대 청년토크쇼에서 "87헌법은 효용을 다했다"며 "3년만 하고 내려오겠단 후보가 (조기대선에서) 당선돼 약속을 지킨다고 하면 민주당은 개헌에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공개된 채널A 유튜브 인터뷰에선 '경선이나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계속 정치를 할 것이냐'는 물음에 "이세돌 사범이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자신이 없다. 질 자신이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 대표는 확실하게, 어떤 넘지 못할 천장에 막혀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에 각을 세워온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인적으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절차적으로 한덕수 권한대행 문제를 당연히 먼저 결정하고 그다음에 대통령 (선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 선고가 늦어지는 데 대해선 "2004년 노무현·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에 비해선 사건 자체가 훨씬 복잡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탄핵 반대파'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윤 대통령 신속 선고를 주장하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면서 윤 대통령과 더욱 밀착하는 모습이다.
원 전 장관은 이날 SNS에 "'헌재 신속선고해야'? 지금 중요한 것은 절차를 제대로 지키며 공정하게 하는 것"이라며 "'나는 무죄추정, 대통령은 유죄추정', '대통령 선고는 신속하게, 내 재판은 한없이 드러눕는 침대축구'하면서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없다"고 했다.
원 전 장관은 "민주당은 또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라며 최후통첩을 했습니다. 대통령 탄핵이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으니, '확실한 내 편'을 꽂겠다는 것이다. 안 해주면 대대행까지 '또' 탄핵할 기세"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재판'은 이유 없이 선고가 지연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심판 선고부터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 "중도확장은 자기 노선이 분명할 때 가능할 것이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 같은 리더십은 우리측 사람들도 믿지 않는다"며 "우리측 사람들도 의구심을 갖는데 중도들이 따라올 수 있겠나"라고 썼다. 중도확장론을 내세우는 여권 대선주자들을 겨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