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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합의 후속 협상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앞다퉈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양국 간 협상이 사실상 교착 국면에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러트닉 장관의 공개 압박에 대해 대통령실은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러트닉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이재명) 대통령이 (워싱턴D.C.에) 왔을 때 서명하지 않았다"며 "그가 백악관에 와서 우리가 무역에 관해 논의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을 텐데 그건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들이 지금 일본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연함은 없다. 일본은 계약서에 서명했다"며 "한국은 그 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서류 작업을 통해 결과를 내놓을지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의 강경한 태도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2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발언보다는 협상장에서 서로 오가는 입장문들이 어떤 (내용인지가) 중요하다 본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이민당국의 단속으로 체포·구금된 우리 국민의 귀국을 맞이한 뒤 취재진과 만난 강훈식 비서실장은 러트닉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과의 협상은 이제 뉴노멀 시대로, 매번 기준은 달라지고 끊임없이 협상해야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이것을 종합적 정리하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하나하나 사안에 대해 여러분이 질문하는 것에 답변드리는 건 저희 협상에 좋은 지점이 아니라고 말하는 걸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증액에 대해 우리가 최대한 방어를 하러 간 것"이라며 "남들은 사인(서명) 하는데, 왜 너는 못 하느냐고 하는데, 우리가 뭘 얻으러 간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문제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국방비 증액 문제 등 산적한 과제를 일일이 열거하며 "넘어야 할 고개가 퇴임 전까지 수없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어떠한 이면 합의도 하지 않는다"며 "한국의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