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서울·경기지사에 줄줄이 '불출마'…경선 흥행부터 '빨간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수도권 후보 구인난에 직면했다.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연이어 출마를 고사한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한국 시리즈' 형식 경선 카드 등을 꺼내며 흥행을 유도하고 있지만 '당 노선 문제'와 '인물난' 이중고에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8일 저녁 6시 서울시장 등 광역·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을 일단 마감했다. 공관위는 이후 경선 과정은 '한국 시리즈'를 본따 준비할 계획이다. 도전자들끼리 예비 경선을 치른 뒤 현역 단체장과 최종 경선을 치르는 방식으로 흥행을 꾀해보겠다는 취지다. 쟁쟁한 후보자 다수가 비전 경쟁을 해야 관심을 끌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후보 마감 당일 정작 수도권 '선수'들은 줄줄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경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당의) 승리를 위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도 당 지도부, 오세훈 서울시장 측에 불출마 의사를 전달하고 "당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헌신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의원도 경선 불참 의지를 밝혔다. 안 의원 최측근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안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성남시장, 분당갑 5·6 선거구 도의원 지원에 최선을 다하면서 서울시장 선거를 측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후보군은 오 시장과 각각 출마 선언을 한 윤희숙 전 의원,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 정도로 좁혀진다.
'현역' 오 시장은 이날 오후까지 등록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 시장은 전날 SNS에 "마지막 호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당의 '노선 변화'를 촉구했다. 지난 8월 장 대표 취임 이후 걸어온 '윤 어게인' 노선에서 탈피하라는 취지다.
다만 기간 내 미등록이 곧 불출마는 아니다. 야권 인사는 "과거 사례들을 보면 공천 신청 마감일이 지나도 후보 등록 상황 등을 고려해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9일 '당 노선 변화 끝장토론' 의원총회 결과를 본 뒤 오 시장이 본격적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사 상황도 다르지 않다. 안 의원, 김은혜 의원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원유철·유승민 전 의원도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양향자 최고위원, 재선 의원 출신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이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된다. 부산에서는 현역 박형준 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주진우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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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를 제외하면 대체로 흥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북지사에는 현역 이철우 지사, 임이자 의원, 김재원 최고위원, 이강덕 포항시장 등이 출마할 예정이다. 대구시장 선거에는 주호영·윤재옥·추경호·유영하·최은석 의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등이 뛰어들었다.
당 공관위는 서울시 등 경선 참여자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등록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선 기간 연장만으론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선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거다. 윤 어게인에서 벗어나야 후보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선거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국민의힘 명함을 돌리면 욕먹는다'고 하소연한다. 다른 의원님들도 주말 각 지역구에서 비슷한 민심을 청취했을 것"이라며 "상황을 바꿔야 한다. 당은 이미 바닥을 쳤지만 그래도 좀 더 빨리 다시 올라올 수 있도록 의원총회 이후 노선을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