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견제' 하는 李대통령…'조작기소 특검' 논란 수면 아래로?

'스스로 견제' 하는 李대통령…'조작기소 특검' 논란 수면 아래로?

이원광 기자
2026.05.05 07:34

[the300]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4.28. bjko@newsis.com /사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4.28. [email protected] /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정권의 조작 수사·기소 진상규명 특별검사법'(이하 조작기소 특검법) 입법 시도에 "숙의해달라"고 밝힌 것은 소모적인 정쟁거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아젠다(의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벗어나면 민의를 대표해 당이 제동을 걸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형의 당정 관계가 정립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李대통령, 조작기소 특검에 "숙의" 당부…이번에도 '한박자' 빨랐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구체적 시기나 절차에 대해선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 달라고 이 대통령이 말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은 이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 부여한다는 점에서 일각의 우려를 샀다. 조작기소 특검법 8조7항에는 '특검은 이첩받은 사건의 공소유지(공소유지 여부의 결정을 포함) 업무를 수행한다'고 명시됐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대장동·백현동·위례동·성남FC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사건 등에 대해 공소 취소가 가능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홍 수석의 발표에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 특유의 선제적 위기관리 역량이 작동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예상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메시지를 내 잠재적 정쟁 요인을 줄이고 파급력은 배가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청와대는 해당 사안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며 수차례 "입장이 없다"고 밝혀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다주택은 물론 투기성 1주택을 겨냥해 경고 메시지를 내놓던 상황에서 거주 목적으로 구입했던 분당 아파트를 시세보다 싸게 내놓아 주목받았다. 야권발 소위 '분당 재건축 로또' 공세에 대한 맞불 전략으로, 동시에 정부 정책의 설득력을 높이는 효과도 뒤따랐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비서실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4.28. bjko@newsis.com /사진=최동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비서실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4.28. [email protected] /사진=최동준

"여당 달리고 靑 브레이크"…누그러지는 '권력 견제론'

이같은 이 대통령의 행보가 행정 및 입법 권력을 보유한 현 정권에 대한 견제 심리를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반 의석을 보유한 여당이 일부 국민들에겐 독주로 읽힐 수 있는 움직임을 보일 때 이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신중론을 펼치면서다.

비슷한 사례는 이 정부에서 여러번 관측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소청 책임자 명칭을 헌법이 규정한 검찰총장으로 할 것인지 공소청장으로 할 것인지 등은 수사-기소 분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헌법에 규정된 검찰총장의 명칭 변경은 위헌 논란 소지가 있고 그 자체로 검찰개혁의 반대 명분이 된다는 문제 의식에서다.

지난해 11월에는 민주당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을 중지하는 국정안정법 입법을 추진하자 이번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나서 "헌법 84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이 중지된다는 게 다수 학자의 견해"라며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에 끌어넣지 않아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여당이 달려나가고 청와대에서 브레이크(제동)를 거는 사례가 수차례 나왔다. 역대 정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 대통령 스스로 국민 눈높이와 헌법 가치를 우선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웃고 있다. 2026.04.14. photocdj@newsis.com /사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웃고 있다. 2026.04.14. [email protected]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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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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