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뒤집기, 경제 예측 가능성 훼손…실용주의는 순효과로 판단"

"정책 뒤집기, 경제 예측 가능성 훼손…실용주의는 순효과로 판단"

민동훈 기자
2026.07.1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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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념을 넘어 국익으로, 정책의 탈정치화]⑦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서면인터뷰
"한미 FTA가 좋은 사례…정책 전환 땐 국익 우선 원칙 밝혀야"
"AI 초당적 국가 아젠다로…정치논리·포퓰리즘 흔들리지 말아야"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뉴스1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뉴스1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권 교체 때마다 주요 정책이 폐기되거나 전면 수정되는 데 따른 가장 큰 비용으로 경제주체의 예측 가능성 훼손을 꼽았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실용주의도 정치적 절충이나 단기 대응에 머물지 않으려면 정책의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객관적으로 따져 순효과가 가장 큰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부총리는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반복되는 정책 단절을 두고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정책의 비일관성 문제"라며 "경제주체들은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따라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데, 정책의 비일관성은 이를 어렵게 해 경제의 효율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이 정권에 따라 급변하면 기업과 가계가 장기적인 투자와 소비, 고용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지고 경제 전반의 자원 배분도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효율성은 정책의 내용뿐 아니라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에도 좌우된다는 의미다.

유 전 부총리는 진정한 정책 실용주의의 기준으로 정책의 '순효과'를 제시했다. 그는 "어떤 정책이든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함께 존재하고, 동일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효과적인 정책 수단과 그렇지 않은 수단이 같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이념이나 정치 등에 휘둘리지 않고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보다 큰 정책과 수단을 채택해야 한다"며 "노무현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이 좋은 예"라고 평가했다.

노무현정부는 당시 여당 내부와 진보진영의 강한 반대에도 한미 FTA 협상을 타결하고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후 이명박정부가 추가 협상과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 협정을 발효했다. 진보정부가 물꼬를 튼 정책을 보수정부가 이어받아 완성했다는 점에서 정권을 넘어선 정책의 연속성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유 전 부청리는 야당 시절 반대했던 정책을 집권 뒤 현실적 필요에 따라 수용하거나 수정할 때는 정책 전환의 판단 기준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변화가 단순한 입장 번복이나 '내로남불'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과정에 대해 "국익 우선이라는 원칙의 천명"이라고 답했다.

과거 입장을 바꾸는 것 자체보다 무엇이 달라졌고 왜 새로운 선택이 국가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설명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정책 전환에 앞서 기존 판단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정책의 효과와 비용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실용주의가 정치적 편의에 따른 말 바꾸기와 구별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권의 임기를 넘어 유지해야 할 초당적 국가 아젠다 역시 같은 기준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부총리는 "정책의 순긍정 효과가 큰 것을 선택하는 것이 실용성의 요체이자 원칙"이라며 "현재 생각해볼 수 있는 아젠다는 인공지능(AI) 육성과 발전"이라고 말했다.

AI 경쟁력 강화처럼 국가의 중장기 성장과 산업 경쟁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정권이나 진영의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장기 국가전략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 전 부총리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가 일시적인 국정 기조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국가 운영 원리로 정착하기 위한 조건으로 정치논리와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를 주문했다. 그는 "정치논리나 포퓰리즘의 유혹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며 "시장의 순기능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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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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