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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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하다. 작가 도진기의 첫 소설집 '악마의 증명'은 밀실 살인부터 환각 현상, 정신의 윤회까지 다루며 추리소설과 환상문학을 아우른다. 데뷔작 '선택'부터 최신작, 미발표작까지 총 8편이 담겼다. 작가의 이력은 독특하다. 올해 2월 법복을 벗은 그는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로 퇴직할 때까지 20여년을 판사로 지내왔다. 소설가로 늦깎이 데뷔를 한 것도 현직 판사일 때다. 2010년 단편소설 '선택'으로 한국추리작가협회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주중엔 판사로, 주말엔 작가로 '투 잡'을 뛰면서 장편소설 8편을 발표했다. 2014년엔 '유다의 별'로 한국추리작가협회가 선정한 한국추리문학대상을 받았다. "제 기질에 극단적인 양면이 있어요. 하나는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만 하는 '책상물림'형 기질이고 그 대척점엔 자유로운 호기심을 펼치고 싶은 기질도 있죠. 두 이질적인 기질이 추리소설을 쓸 때 잘 융합되는 것 같아요." 소설을 쓸 땐 두 가지 원칙이 있
◇스콧 앤더슨 '아라비아의 로렌스' 로렌스는 '아랍의 영웅'이었을까 아니면 '영국의 앞잡이'이었을까. 로렌스는 옥스포드대 출신의 고고학자로 육군을 거쳐 1916년 중동 땅에 첩보원으로 파견돼 아랍 해방 운동을 이끈다. 아라비아를 떠날 때 그의 몸은 9곳의 총상, 33번의 골절상, 7차례의 비행기 사고로 엉망진창이었다. 분쟁지역 전문기자인 스콧 앤더슨은 로렌스의 이야기를 통해 유럽의 제국주의와 탐욕으로 얼룩진 중동의 역사를 낱낱이 파헤친다. ◇최인호 '누가 천재를 죽였는가' 고(故) 최인호 작가의 다섯 번째 유고집이다. 주로 절판된 30~40년 전 작가의 초기 원고와 습작노트 등을 모았다. '누가 천재를 죽였는가'는 천재 화가 이인성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소설체 형식을 빌려 재현했다. 책의 표지에는 운명하기 10일 전 엎드려 기도하듯 가래를 토해내는 작가의 사진이 실렸다. 또 다른 '천재'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온다. ◇사이토 다마키 외 5명 '나는 엄마가 힘들다' '착한 딸'들의 반
"또 식물나라야?" 성장기 아이들이 밥상 앞에서 자주 투덜대는 말이다. 고기 같이 묵직한 질감의 반찬이 없으면 짜증부터 나던 어린시절이 있었건만, 신기하게도 어른이되면 나물에 손이 가고 쌈채소의 아삭함이 경쾌하다. 나이가 들어 이성적으로 몸에 좋은 걸 찾는 것일 수 있지만 '채소의 인문학'(따비 펴냄)을 읽다보면 '나물민족'이라 그런가 싶다. 이 책은 우리 민족의 '나물 문화'를 중심으로 문화, 영양, 과학 등 동서고금의 채소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음식문화 연구를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있는 저자 정혜경 호서대 교수는 우리가 나물민족으로 채소와 함께 살아왔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되려고 곰이 100일간 마늘과 쑥을 먹었다는 건국신화를 굳이 꺼내지 않아도 우리의 다양한 채소 조리법이 나물민족의 삶을 보여준다. 곤궁기 주린 배를 채워준 채소죽부터 생으로 먹는 생채와 익힌 숙채, 튀겨먹는 부각, 절여먹는 장아찌까지. 특히 배추와 무청을 삶았다 말리는 우거지와 시래기 등은 겨울 동안 비타
1998년 국가의 빛, 2008년 가계의 빚, 그리고 2018년 기업의 빚. ‘화폐의 몰락’으로 유명한 금융전문가인 제임스 리카즈가 신간 제목을 암울한 비관적 시각으로 지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두 번의 굵직한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금융 권력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경고성 발언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위기의 징후는 이전의 위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온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통화 전쟁에 이어 세계 통화 시스템 붕괴,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예견해 온 그는 세계 금융 권력이 위기를 맞을 때 자산을 동결하고 금융 시스템을 봉쇄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 증권거래소가 폐쇄되고, 현금지급기 사용이 불가능하며 단기자금이 경색된다. 대규모 자산 동결 사태는 주변의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물질인 아이스나인(소설 ‘고양이 요람’에 등장하는 용어)처럼 순식간에 발생한다. 금융 공황 상태에서 백신 역할을 해야 할 화폐 발행
◇ 조지 리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효율성은 높아졌지만 삶이 더 행복하진 않다. '맥도날드화'로 표상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 소외는 더 깊어졌다. 미국의 사회학자 조지 리처는 25년 전 이처럼 역설적인 사회상을 '맥도날드화'에 빗대 예언했다. 개정 8판인 이번 책에선 효율성, 계산·예측가능성, 통제라는 관점에서 노동자들이 어떻게 지배되는지 살핀다. '스타벅스화', '이베이화' 등 양상은 달라도 같은 본질을 지닌 현상도 분석한다. ◇ 박홍순 '한국의 진실을 가리는 50가지 고정관념' 입법·사법·행정, 언론, 기업, 종교, 교육 등 한국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 권력과 자본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가짜뉴스와 흑색선전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진다. 저자는 오랜 기간 형성된 한국사회에 대한 고정관념이 이같은 상황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상식처럼 굳어져 진실을 가리고 있는 고정관념 50가지를 모아 왜곡과 거짓의 요소를 밝힌다. ◇ 황선도 '우리가 사랑한 비린
작가 황석영(74)의 어제나 오늘은 순탄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옆을 돌아볼 겨를 없이 매일 무언가 터지고 바뀌는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박정희 5.16 군사 쿠데타가 터졌을 때 19세 고3이었던 그는 박근혜 탄핵 때 75세를 맞이하며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받아냈다. 그는 “이야기를 다 써놓고 보니, 나는 화살처럼 달려온 인생이었다”고 회고했다. 숨을 헐떡이고 달려온 인생에서 그는 매일 ‘경험’하고 ‘기록’해야 했다. 베트남전쟁 참전, 광주민중항쟁, 방북과 망명, 옥살이 등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통해 작가가 얻은 건 시간과 언어에 갇힌 구속이었다. 그 함축적 의미를 담아 그는 자전 ‘수인’(囚人)을 세상에 내놓았다. 8일 출간 간담회에서 작가는 “지난 시절이 감옥에 있는 상황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며 “반어적으로 얘기하면 그만큼 자유에 대한 갈망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3년간 매달린 원고 작업은 6000매에 이르렀지만, 자전 장르에 맞게 자기 합리화나 영웅담 느낌이
오랜시간 한국경제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안에서 비약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문재인 정부 역시 이같은 의식 때문에 중소기업 지원조직을 외청에서 부처 단위로 승격시키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내놓았다. 이전 정부에서 코워킹 스페이스 지원, 엑셀러레이터 기관 증설, 정부의 창업지원 모태펀드 확장 등 창업 활성화 정책을 시행해 왔지만 여전히 선뜻 창업을 하겠다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창업에 대한 정보 부족, 창업성공에 대한 확신의 부재 등 여전히 창업의지를 꺾는 장애요소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더 스타트업 카르텔'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이면을 속속들이 파헤쳐 창업관련정보와 함께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창업 지침서다. 공저자인 김영록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 특임교수와 김민지 저술가는 스타트업 종사자 46명을 직접 만나서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인사이트와 생생한 경험담
하루 평균 50만 명 이상, 연간 1억 8000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곳, 바로 스타벅스다. 각종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비롯해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까지 넘쳐나는, 이른바 '레드오션'인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의 존재는 여전히 독보적이다. 지난해 스타벅스 매출액은 1조 28억 원으로 커피 시장 매출 1위를 기록, 업계 최초로 1조 원을 돌파했다. 2위 매출액 2000억 원의 5배가 넘는다. 책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는 넘쳐나는 커피숍 가운데 유독 스타벅스가 '잘 나가는' 이유를 분석한다.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에서 7년간 인사팀장으로 재직한 저자는 스타벅스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닌 '공간'을 파는 곳으로 자사를 브랜딩한 것이 경영 혁신의 핵심이 됐다고 분석한다. 집이나 학교보다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곳, 혼자서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일에 얽매이지 않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을 지향하는 철학이 '매출 1조원'의 기반이
19세기 초반 미국에서는 금욕과 절제를 강조하는 청교도적 생활이 '공동선'이었다. 검소한 옷차림에 화장기 없는 얼굴, 단정하게 틀어 올린 머리는 미국 중·상류층 백인 가정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보수적인 미국 사회를 뒤흔든 것은 한 편의 보고서였다. 동물학자 알프레드 킨제이는 남성 수백 명을 대상으로 섹스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그 결과 자위, 애무, 혼외정사가 미국 사회에서 은밀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에서 본격적인 성 논의를 촉발한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금기와 억압의 역사를 거쳐온 '성(性)'은 미디어 탄생과 더불어 '성 문화'가 됐다. 문화란 이면의 메시지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저자인 이봉호 대중문화평론가는 성 담론을 나눌 때 반드시 알아야 할 27가지 주제를 '금기', '억압', '차별', '편견', '전복' 등 다섯 가지 키워드로 나눠 소개한다. 대중문화 속 '음란한' 사건들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낱낱이 해체한다. 소설가 D.
"어떤 일을 하시나요?" 대화의 시작에 자주 등장하는 이 말에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담겨 있다. 하지만 새 책 '일하지 않을 권리'는 이러한 생각에 의문을 제기한다. 일에 대한 일반적 관념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 구성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일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고정관념이 우리의 삶을 망가뜨린다고 말한다. 일은 사람을 소외시키고 일상적 모멸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의미 깊고 창조적인 활동에 대한 개인의 열망을 채우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일이 평소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도 살핀다. 일하고, 일하기 위해 회복하고, 번 돈을 쓰고, 고용 가능성을 키우라는 경제적 요구가 우리를 지배하면서 경제성을 뛰어넘는 가치 있는 활동에 쓸 삶의 영역을 앗아간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비노동자'를 끈질기게 낙인찍으려는 언론, 사회 일원으로 인정받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일이 대체 불가능한 요소라는 기존 관념을 바꾸지 않으려 고집하는 태도를 폭로
2015년, 한 사진 속 원피스 색깔을 두고 전 세계 소셜미디어(SNS)에서 '흰금'이냐 '파검'이냐는 논쟁이 불거졌다. 누군가는 흰색 바탕에 금색 레이스가 달린 옷이라 했고, 어떤 이는 검정 바탕에 파란 레이스가 달린 옷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논문만 3편 이상 발표됐을 정도로 학계에서도 '색깔 논쟁'에 관심이 컸다. 책 '몹쓸 기억력'의 저자 줄리아 쇼는 원피스 색깔 논란도 우리의 기억과 관계돼있다고 말한다. 색깔 논쟁이 불거진 것은 '색채 항상성'이란 지각 능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통 조명이 달라져도 색채 항상성을 이용해 사물의 '진짜' 색을 자각할 수 있는데 이 사진은 그 판단 기준이 애매하다는 것. 저자는 바로 그 '색채 항상성'과 같은 지각 능력이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것을 '기억'하기 때문에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엄청나게 쌓인 기억들이 우리에게 사물들이 어떤 모습인지, 주어진 정황에서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알려준다"는 것이다. 심리학 박
◇ 시오나기 요스케 '완벽하게 쉰다는 것' 주말에 늘어지게 자도 몸은 무겁다. 힐링을 위해 여행을 떠났건만 여행 후 후유증은 월요병보다 세다. 저자는 '얼마나'보다 '어떻게' 쉬느냐가 중요하다며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전략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법을 제안한다. '분노를 표출한다', '휴가 계획부터 적는다',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밤거리를 걸어본다', '바보스러움을 늘린다' 등 방법이 흥미롭다. ◇ 발렌틴 투른·슈테판 크로이츠베르거 '무엇을 먹고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10억 명이 굶주리고 20억 명이 영양실조 상태인데 생산되는 식량의 절반은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저자는 이 같은 식량 문제가 '지극히 정치적인 사안'이라고 말한다. 굶주리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식량 부족 때문이 아니라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식량조달 문제부터 현재 경작형태의 문제점, 미래의 식량 확보를 위한 다양한 대안까지 두루 살펴본다. ◇ 야마모토 노리오 '페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