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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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다섯 살 너에게 이 글을 쓴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에릭 가너가 개비 담배를 팔았다는 이유로 목이 졸려 죽는 것을 네가 본 게 바로 올해였기 때문이다. (중략) 그리고 설사 예전에는 몰랐다 해도, 네 나라의 경찰에게는 네 몸을 파괴할 권한이 주어져 있다는 걸 이제 너는 똑똑히 알게 되었어." (18~19쪽) 이토록 애정 어리면서도 무거운 편지가 또 있을까. 아프리카계 미국인 타네하시 코츠는 15살의 아들에게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편지의 형식을 빌어 이야기한다. 2015년 미국사회에서 파문을 일으킨 책 '세상과 나 사이'다. 코츠가 아들에게 편지를 쓴 것은 이제는 아들도 미국에서 살아가려면 "적절한 권한 없이 담배를 팔았다가는 몸이 파괴될 수 있"고 "몸을 옭아매려는 사람들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가도 몸이 파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흑인 노예가 '공식적으로' 폐지된 지 수백 년이 지났고, 대표적인 흑인
1000원 지폐 속 퇴계 이황 초상이 작가의 상상화이고, 암행어사의 대명사인 박문수가 암행어사를 한 적이 없으며, 임진왜란 최고 영웅은 이순신이 아닌 중국인이다? 새 책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는 초상화를 통해 교과서에는 없는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알려준다. 초상화가 현전하지 않는 위인들의 얼굴은 다양한 문헌과 후손들의 초상을 통해 추적한다. 저자는 1000원 지폐 속 퇴계 초상이 현초 이유태 화백의 상상화라고 밝힌다. 퇴계 사망 전후로 인물을 똑같이 그리지 못할 바에야 위패(位牌)를 모시는 게 더 낫다며 초상화 제작을 꺼리는 사조가 생성됐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퇴계 영정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암행어사' 하면 단연 떠오르는 인물이 박문수다. 하지만 박문수는 실제 역사 속에서 암행어사로 파견된 적이 없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박문수는 약 6개월 동안 '영남별건어사'로 활동한 일이 전부다. 별건어사는 신분을 숨기지 않고 공개적으로 감독과
"1870년, 프로이센군의 포위 공격을 받은 프랑스 파리 시민은 굶주리며 힘겹게 살고 있었다." '모파상의 전쟁 이야기'의 첫 이야기인 '두 친구'는 이와 같은 구절로 시작한다. 유명 그래픽 노블 작가인 디노 바탈리아가 기 드 모파상의 단편소설들을 각색해 만든 책이다. '두 친구'는 파리의 시계상 모리소와 낚시터에서 알게 된 친구 소바주가 프랑스군 초소를 건너 낚시를 하다 참변을 당하는 이야기다. 몇 달 전부터 파리 주변에서 노략질과 학살을 일삼은 프로이센군들을 만날 수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모리소와 소바주 '두 친구'는 '조심하면' 될 것이란 안이한 생각에 빠진다. 결국 프로이센군이 있는 곳 인근에서 낚시를 하다가 발각당한다. '두 친구'를 만난 프로이센군인이 유창한 프랑스어로 말한다. "당신들은 총살될 거요. 안된 일이지만 뭐… 전쟁이 원래 그런 거잖소." 이 군인은 눌러 쓴 군모의 그림자가 얼굴을 가려 눈동자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두 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사람들은 검은 백조를 본 듯 충격을 받았지만 그다지 놀라지 않은 이들도 많았다. IMF와 국제결제은행은 수년 전부터 계속해서 위험 신호를 보냈다. FBI는 2004년 보고서에서 모기지 관련 사기가 만연해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을 지낸 크리스틴 라가르드 현 IMF 총재는 2008년 G7 정상회담에서 금융 위기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래서 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 소장은 2008년 금융위기가 '블랙 스완'(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 '회색 코뿔소'라고 진단한다. 회색 코뿔소란 '개연성이 높고 거대한 충격을 일으키지만 사람들이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위기'를 뜻한다. '블랙 스완'과 달리 일련의 경고 신호와 증거가 포착되는 특징이 있다. 한국의 경우 사고 수개월 전부터 벽 균열 등 부실 공사 징후가 발견됐던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이미 외신에도 몇 차례나 위험성이 경고됐던 1997년 I
리코슈. 북한에서는 ‘리광수’, 한국에서는 ‘이광수’라 불리는 사나이다. 그가 1917년 발표한 장편소설 ‘무정’은 한국 근대소설의 효시지만 그의 친일 행적 때문에 평가절하 받는다. 그는 처음부터 친일 행적을 하지 않았다.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뒤 변절했다. 그를 연구한 일본인 학자는 대체 왜, 그의 행보가 근대 일본을 해석하는 틀이 된다고 말할까. 하타노 세츠코 나가타현립대학 명예교수인 하타노 세츠코는 새책 ‘이광수, 일본을 만나다’에서 이광수의 일생 전체를 훑으며 그의 눈에 비친 일본을 해석한다. 1892년 평안북도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이광수는 열 살이 되던 해 부모가 콜레라로 사망한다. 친척 집을 전전하던 그는 동학교도가 돼 활동하다 동학의 유학생으로 일본에 간다. 일본에 가던 해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빼앗긴다. 18살이 되던 해 오산학교에 교사로 부임하지만 재단인 교회와 대립한다. 그는 대륙방랑에 나서 상하이, 블라디보스토크 등 전 세계를 떠돌다가 일본 와세다대학에 입학해
#1. ‘워크맨’ 등의 혁신적 제품으로 세계 전자제품 시장을 이끌던 소니가 몰락의 길로 접어든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기술? 능력? 자본? 문제는 폐쇄성이다. 그들에게 다가온 위기와 혁신의 기회들을 발견하지 못해 가장 창의적인 기업에서 가장 폐쇄적인 집단으로 내몰린 것이다. #2. 미국 9.11테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나 내놓은 보고서는 방대했다. 567쪽의 보고서에는 250만 쪽의 관련 서류, 1200명의 인터뷰, 19일간의 청문회 기록이 들어있었다. 보고서의 결론은 이랬다. 점을 선으로 잇지 못하는 국가 시스템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테러를 예고한 조각조각들의 정보를 연결하지 못했고 관련 부처간의 칸막이를 깨지 못해 발생한 참사라는 설명이다. 두 사례의 공통 키워드는 ‘사일로’(silo)다. 흔히 경영학 용어로 부서 이기주의를 뜻한다. 사일로에 갇힌 이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버젓이 드러난 문제 또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다. 스위스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금
물건은 존재 그 이상이다. 그것을 쓰는 사람, 구입 시기, 용도와 디자인 등에 따라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 소유자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작가이자 미술 저널리스트, 전시기획자로 20여 년 동안 예술계에서 머문 저자 이건수가 그림이 아닌 물건을 들여다봤다. 그것도 '여자의 물건'이다. 그는 남성의 눈에서 52개의 여자의 물건을 바라보고 그 성찰을 담은 책 '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을 내놨다. 그의 눈에 포착된 물건은 귀고리, 하이힐, 핸드백과 같이 아름다워지려는 욕망을 담은 물건부터 커피, 생리대, 침대, 그릇 등 일상 속의 물건들, 립스틱, 시스루, 마스카라나 브런치, 운세, 인스타그램, 멜로드라마, 프렌치 시크 등 그 대상도 다양하다. 또 핑크, 운세, 독서 등 무형의 자산도 포함됐다. 그는 남성의 시선으로 여성성을 규정하려고 시도하는 대신 물건 그 자체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여성의 심리와 감각을 가늠해본다. 스스로 "
중국 67조·미국 37조·일본 33조원. '지구 최후의 성장 동력'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에 세계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27일 향후 3년간 아프리카에 3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아프리카에 600억달러 규모의 경제지원을 약속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4년 아프리카에 33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다 인구와 최다 자원, 변화무쌍한 자연환경을 지닌 아프리카가 크게 변하고 있다. 민족분쟁과 종교대립, 굶주림에 쓰러지는 아이들의 모습은 아프리카의 일부일 뿐이다. 나이로비의 고층 빌딩을 바쁘게 걸어가는 정장 차림의 흑인 비즈니스맨, 부유한 인도계 상인, 아프리카 각국을 순방하는 세계 주요 인사들의 모습. 아프리카의 현재는 보다 다양하다. 신간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프렌즈 아프리카'는 다양한 아프리카의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석유로 얻은 오일 머니와 뇌물로 거대한 부를
"꿈은 이루어진다." "나의 삶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뤄진다." 이미 사회는 고도성장 시대를 지나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자아실현 맹신과 학력신화가 유령처럼 배회하며 우리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바르지 못한 믿음은 좌절이라는 결과를 낳고, 이미 변해버린 세상 속에서 대다수가 되어버린 이 실패자들이 스스로 '낙오자'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사실 그러한 믿음은 20세기 산업시대에나 통하던 것이었고, 시대는 변했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되고 싶다"는 환상과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현실에서 우울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잠언이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이다. 새책 '배부른 나라의 우울한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해도 행복하지 않은 당신을 위한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저자 가타다 다마미는 우울이 더 이상 일부의 병적인 감정이 아니라,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앓고 있는 감
구수한 사투리와 푸짐한 맛, 정겨운 '할매'의 인사와 수려한 자연경관이 공존하는 곳, 바로 전라도다. 생면부지의 낯선 이들에게도 따뜻한 인사말을 건네고 손맛이 담뿍 담긴 음식을 건네는 정이 남아있는 곳이다. 월간 '전라도닷컴'의 발행인이자 편집장 황풍년씨가 전라도의 곳곳을 밟고 샅샅이 헤집고 다닌 기록을 담아냈다. '전라도, 촌스러움의 미학'이다. 저자는 고흥의 오일장, 강진과 영광, 화순의 산골마을, 보성 벌교의 뻘, 진도와 우도 등 남해 섬의 모습을 맛깔난 글로 풀어냈다. 전라도의 산, 들, 강, 바다, 갯벌, 돌담길, 오일장, 마을 사람들의 풍경은 생생한 사진으로 담았다. "전라도는 촌스럽다"는 편견에 저자는 "촌스러운 것이 뭐 어떤가?"라며 되려 반문한다. 그리고 '촌스러움'의 의미를 재정의한다. "촌스러운 삶은 정직하고 성실하고 아름답다. 내남없이 한데 어울려 구김 없이 쾌활하고 세상의 모든 생명에 따뜻한 연민을 품는다. (중략) 허장성세 따위로 현혹하지 않고 알토란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는 지금 미래라는 거대한 판이 대이동을 시작했다고 경고한다. 그 이동 방향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 판과 판 사이 소용돌이 치는 쓰나미와 절벽을 만나 좌초될지 모른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시장과 세계의 판을 이동 시키고 있다. 우선 자동차와 IT 산업에서 바이오와 로봇 산업으로 중심축이 이동 중이다. 국가적 경계는 더욱 급속히 허물어진다. 다만 음성 번역 등 '언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와 달리 언어를 배울 필요가 사라진다. 그리고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그나마 인구 및 경제발전에서 가능성이 남아있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가 부상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아시아는 거대한 판들이 이동하고 충돌하면서 만들어내는 두 개의 장벽, 즉 '쓰나미'와 '미래절벽'의 진원지가 될 것이다. 아시아를 강타할 쓰나미는 신흥국 퍼펙트스톰, 한국 금융위기, 중국 시스템적 경제위기, 일본 '잃어버린 30년'으로 나타날 것이라 예측한다. 한편 산업 이동 과정에
197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 컬럼비아대학, 하버드대학과 MIT 교수를 거치면서 소립자 이론의 표준 모형을 제시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그가 일반인들을 위한 과학책을 냈다. 제목은 '스티븐 와인버그의 세상을 설명하는 과학'(To Explain the World). 이 책은 물리학자인 저자가 고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과학의 역사를 '현재의 과학'에 입각해 풀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시, 음악, 운동, 철학과 과학이 밀접하게 연관되었던 그리스 시대부터 아랍인들과 유럽인들의 과학이 발달한 중세시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과학사가 책 속에 펼쳐진다. 다만 이 책은 그동안의 과학사 책과 많이 다르다. 와인버그 교수는 책의 첫머리에서 "현대의 역사학자들이 가장 위험하게 여기고 피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위대한 과거의 자연철학자의 이론이나 연구 방식을 현재 기준에 맞춰 판단하겠다는 것. 실제로 그는 이 책을 통해 과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