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초상화로 만나는 한국사

1000원 지폐 속 퇴계 이황 초상이 작가의 상상화이고, 암행어사의 대명사인 박문수가 암행어사를 한 적이 없으며, 임진왜란 최고 영웅은 이순신이 아닌 중국인이다?
새 책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는 초상화를 통해 교과서에는 없는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알려준다. 초상화가 현전하지 않는 위인들의 얼굴은 다양한 문헌과 후손들의 초상을 통해 추적한다.
저자는 1000원 지폐 속 퇴계 초상이 현초 이유태 화백의 상상화라고 밝힌다. 퇴계 사망 전후로 인물을 똑같이 그리지 못할 바에야 위패(位牌)를 모시는 게 더 낫다며 초상화 제작을 꺼리는 사조가 생성됐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퇴계 영정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암행어사' 하면 단연 떠오르는 인물이 박문수다. 하지만 박문수는 실제 역사 속에서 암행어사로 파견된 적이 없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박문수는 약 6개월 동안 '영남별건어사'로 활동한 일이 전부다. 별건어사는 신분을 숨기지 않고 공개적으로 감독과 순찰 의무를 수행하는 파견 관리로 암행어사와는 많이 다르다.
임진왜란 극복의 숨은 영웅인 중국인 석성(石星)의 이야기도 나온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익은 저서 '성호사설'에 "임진왜란의 최대 공로자는 석성이며 이순신은 그 다음"이라고 썼다. 석성은 왜군의 침략으로 조선이 위기에 빠졌을 때 대규모 파병을 주장하며 명나라 황제를 설득했다. 명나라 대군의 도움으로 조선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책은 공개된 초상화, 공개되지 않았던 초상화를 총망라하며 위인들의 실제 모습을 추정할 수 있는 다양한 증거들을 제시한다. 초상화 주인공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시도한다.
◇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배한철 지음. 생각정거장 펴냄. 388쪽/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