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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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과 함께 세계는 다시금 무역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트럼프행정부는 중국, 캐나다, 멕시코, 유럽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과 우리나라, 일본에 대해 매일 바뀌는 고율관세를 부과하며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통적 제조업 기반의 무역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철강이나 알루미늄, 자동차나 부품 등에 고율의 관세로 수입비용을 늘려 미국 제조업을 부흥하겠다는 게 트럼프행정부의 계산이다. 미국 내 제조업 보호와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결과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고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등 세계 경제에 심각한 부담을 안겨줄 것은 당연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영화에도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내 콘텐츠산업 보호의지를 보여 해외 영화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영화가 글로벌 시장의 50%를 차지해 관세가 실현될지 의심되지만 글로벌 문화교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립국악원장은 행정직이 맡아선 안 된다!" 2025년 3월 9개월째 공석이던 국립국악원장 자리에 국악 전문성이 없는 고위공무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자 전·현직 예술감독과 학계, 국악원 비상대책협의회까지 "국악의 정체성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전문성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며 반발했다.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33인도 원장 공모절차 중단과 재공모를 요구했다.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국악원장직을 행정공무원도 응모할 수 있는 개방형 직위로 전격 전환한 점이 논란을 키웠다. 이 사건은 인사갈등을 넘어 우리나라 국가유산 관리체계의 구조적 모순을 보여준다. 2024년 5월 60여년을 이어온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롭게 출범했다. 단순한 명칭변경이 아니라 일제의 잔재인 '문화재'라는 용어에서 벗어나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까지 포괄하는 '국가유산' 체계로의 대전환이었다. 국제기준과 유네스코 흐름에 부합하는 역사적 결정이었다. 하지만 명칭과 정책관점의 변화에도
황가람의 노래 '나는 반딧불'이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멜로디와 반복되는 가사를 따라가다 보면 여러 심상이 떠오른다. 무엇보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이라는 가사는 많은 이의 마음을 붙잡는다. 경쾌한 댄스음악이 주류가 된 K팝의 유행 속에서 또박또박 들리는 노랫말이 대중가요의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 노래는 반딧불과 별이라는 비유와 상징을 통해 자기 정체성의 혼란과 거기서 뿜어져나오는 고유한 빛을 이야기한다. '나는 별인 줄 알았다'는 첫 문장은 자존감의 순수한 확신처럼 들린다. 반면 '벌레라는 것을 몰랐다'는 뒷 문장은 확신의 균열을 드러낸다. 확신과 균열의 틈새는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성장통, 사회적 절망, 자기 인식의 낙차에서 비롯한다. 그러나 노래는 단순한 자조나 추락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아, 나는 눈부시니까.' 반복되는 이 구절은 상대적으로 존재하
최근 JTBC 주말드라마로 방영된 '협상의 기술'은 대기업의 M&A 전문가와 그 팀의 활약상을 담았다. 딱딱한 협상이론서 대신 드라마라는 매체를 통해 협상의 본질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드라마 속 인물에게 몰입해 협상의 당사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껴본다면 협상의 핵심은 이론이 아니라 인간 심리에 있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지난 4월24일 미국 워싱턴DC 재무부 청사에서 한국 협상대표단(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미국 측 대표단(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이 2+2 통상협의를 진행했다. 협상 후 베선트 장관은 "한국과 매우 성공적인 양자회담을 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을 봤고 다음주부터 기술적인 조건에 대해 협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로 인한 부정적 여파를 우려하는 우리 입장에선 반가운 발언이다. 그러나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다. 미국과 먼저 협상에 나선 일본의 사례가 이를
23앤드미(23andMe)가 결국 파산했다. 실리콘밸리의 23앤드미는 DTC(Direct-to-Consumer), 즉 병원을 거치지 않고 개인고객에게 직접 유전정보를 분석해주는 서비스의 시초이자 대표적인 회사로, 그 이름 자체로도 상징성을 갖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3월23일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자산매각을 시작했다. 공동 창업자이자 CEO였던 앤 워치츠키는 사임했다. 2006년 창업한 23앤드미는 DTC 모델을 고수하며 타액을 통한 유전정보 분석으로 질병위험도, 보인자, 약물민감도, 혈통분석 등을 제공했다. 이 중 질병위험도 분석에 대해 DTC 방식을 고집한 것 때문에 2013년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중지 명령도 받았다. 하지만 이후 규제요건을 충족해 서비스를 재개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미국에서 이 서비스는 큰 인기를 끌었고 창업 당시부터 밝한 '1000만명의 유전정보를 분석하는' 목표를 2019년에 달성하는 쾌거를 올렸다. 특히 이 회사는 혁신적
물 속에서 넓은 시야로 주변을 살피는 물고기, 하늘에서도 작은 먹잇감을 포착하는 매, 어두운 밤에도 조용히 사냥에 성공하는 고양이. 이들은 어떻게 그렇게 잘 볼 수 있을까? 동물들은 각자의 서식 환경에 맞게 생존에 최적화된 눈을 진화시켜 왔다. 그런데 이 놀라운 '눈'들이 이제 과학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 바로 자연을 닮은 카메라, 생체모사(Bio-inspired) 카메라 기술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카메라는 렌즈, 이미지 센서, 그리고 데이터 처리 장치가 정해진 방식대로 작동하지만 현실 세계는 훨씬 더 복잡하다. 조명은 끊임없이 바뀌고 사물은 예측할 수 없이 움직이며 상황에 따라 빠르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된다. 특히, 자율주행차나 드론처럼 실시간 반응이 중요한 시스템에서는 단순히 '잘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많은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고 중요한 부분을 선별하며 적은 에너지로 효율적인 판단을 하는 똑똑한 눈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실마리는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에서 AI(인공지능)가 화두다. 여야 모두 AI 강국을 목표로 하는 위원회를 출범했고 대선주자들도 앞다둬 AI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당연히 주요 공약과 새 정부의 국정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 대전환의 시대에 주도권 경쟁에서 밀려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과 정부가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봐도 좋겠다. 여야의 정책방향을 살펴보니 민간의 조언도 많이 수렴해 목표와 문제점, 해결방안 등을 적절히 제시한다. 그렇다면 새 정부는 우리나라를 AI 강국으로 순탄하게 이끌 수 있을까. 사실 정답을 아는 것과 그것을 국가정책으로 실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거기에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조력해야 하는 경제영역에선 더욱 세심하고 정교한 역할이 필요하다. 좋은 의도의 정책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민간을 위축시키는 상황을 우리는 여러 차례 목격했다. AI 강국이란 목표 역시 민간의 인재와 기업들이 주도하고 생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금융패권 강화라는 명분하에 미국은 자국 통화인 달러의 지배력을 디지털 자산시장으로까지 확장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기존 은행 망을 우회하면서도 글로벌 결제수단으로서 달러 사용을 확산하는 전략이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중대한 질문과 마주한다. 한국은 이 흐름 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원화는 과연 디지털 시대에도 주권통화로서 생존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실질적인 해답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구축과 활용에 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차기 리더들은 블록체인과 디지털 경제정책의 핵심축으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수년간 한국은 디지털 금융기술의 발전 속에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통화주권의 대응은 미흡했다. 현재 USDT, USDC 같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자산시장에서 사실상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국내 투자자들도 원화를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전환하는 중간단계에서 스테이블
현대 치료의학의 기본이 되는 약(drug)이란 단어는 한자인데 그 뜻을 풀어 보면 풀 초(草)와 즐길 락(樂)이란 의미의 조합으로 구성됐다. 즉 약의 유래는 풀에서 시작됐다. 현대에 와서 천연에서 얻어진 물질 중 약효를 나타내는 단일 성분을 밝혀내고 대량합성하면서 현대의학은 많은 발전을 이뤘다. 이렇게 풀에서 출발한 약은 계속 진화해 최근에는 일종의 소프트웨어가 약의 역할을 하는데 이를 디지털 치료제라고 한다. 디지털 치료제는 스마트폰 앱, 게임, 웨어러블기기 등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질병을 예방, 진단, 치료하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새로운 의료서비스다. 이런 디지털 치료제가 건강앱과 다른 점은 특정 질병을 대상으로 하고 필수적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돼 당국의 허가를 받는다는 점이고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한다는 점이다. 디지털 치료제 적용이 가능한 의료분야는 정신건강, 만성질환, 중독치료, 신경계 질환, 암환자 관리 등 비교적 다양하다. 이를테면 불면증은 수면
5월13일 열리는 '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 우리 장편영화 작품이 0편 초청됐다는 소식은 충격이었다. 더구나 경쟁부문은 물론이고 비경쟁부문(감독, 비평가주간)에도 아름을 올린 작품이 1편도 없기에 더욱 그러했다. 경쟁부문에 초청되지 못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고 비경쟁부문은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일이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물론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언제 적 박찬욱·봉준호·홍상수냐"는 말이 나온 지 꽤 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작품 외엔 3대 영화제에서 보기가 드물기도 했다. 신예감독들과의 세대교체에 실패했는데 여기에는 2가지 환경적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산업 자체가 위기에 몰렸고 수익을 극장 상영에 의존하는 한국영화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미 제작한 영화는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고 수익을 올리지 못하기에 제작사들은 새로운 작품의 투자를 받지 못했다. 이는 새로운 시나리오작가와 감독의 발굴을 어렵게 했다. 독립영화계는
필자는 최근 인도에서 개최된 '2025 스타트업 마하쿰(Startup Mahakumbh)' 전시회에 참가했다. 새로운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향후 협업 가능성이 높은 현지의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지만, 해당 행사에 같이 참여한 국내 창업 기업들과의 교류도 인상 깊었다.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은 일주일간 함께 체류하면서 깊은 대화를 나눴는데 단순 정보 공유를 넘어 오랜 사업적 고민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과 새로운 관점까지 주고 받았다. 창업가는 사업 여정 속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외부의 조언과 자문을 얻는다. 창업 생태계에는 전문 멘토, 교수, 컨설턴트, 투자자 등 각기 다른 위치에서 창업가들에게 기업진단과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조력자들이 있다. 이들의 역할도 분명히 중요하지만, 가장 현실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조언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다른 창업자들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관찰자가 아닌 당사자 입장에서 긴 시간을 두고 귀납적으로 체득
일본 도쿄의 시부야와 하라주쿠를 연결하는 '캣스트리트'라는 골목이 있다. 이 좁은 골목길은 걸어다니는 사람이 많고 독특한 브랜드숍과 중고품가게, 레스토랑이 늘어선 도쿄 시내의 전형적인 뒷골목이다. 그런데 이 골목에 다소 특이한 카페가 탄생했다. 이 점포의 이름은 '궁극의 셀프카체, 몽카페(Mon Cafe)'인데 가게이름과 함께 전면에 내걸린 안내문구가 확 눈길을 끈다. 'YOU DRIP ¥70~, WE DRIP ¥700~'로 된 안내문이다. 직역하면 고객이 부으면 70엔(약 700원), 직원이 부으면 700엔(약 7000원)이라는 의미다. 고객과 직원이 각각 다른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재료를 사용하는데도 가격차를 10배로 벌려놓은 것이다. 조금은 비상식적으로도 보이는 이 카페를 운영하는 회사는 다름 아닌 일본에서 최초로 1회용 드립커피를 개발·판매하는 전문기업 가타오카물산(도쿄 미나토구)이다. 40여년 전인 1984년 이 가타오카물산은 '맛있는 커피를 전문카페에서 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