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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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놀랍고도 기쁜 소식이었지만, 2024년 노벨 과학상도 대이변이었다. 올해 물리학상은 머신 러닝과 인공신경망 연구의 토대를 닦은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에게 돌아갔고, 화학상 주역은 단백질 연구에 기여한 3명에게 주어졌다. 물리학상 수상자 힌턴, 화학상 수상자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 존 점퍼 연구원 등 셋은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선도해온 빅테크 기업 구글이 배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으로 인류 복지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 수여되는 노벨상은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평화 문학 경제 등 6개 부문에 걸쳐 선정된다. 이중 과학상은 기초과학 이론연구나 실험증명 업적에 대해 주어진다는 게 그간의 통설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기초과학도 실험연구도 아닌 가상 세계 연구와 컴퓨터 공학 연구에 주어져 가히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AI 연구로 노벨 과학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 의미가 크다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대화가 필요해'를 좋아했다. 가부장제에 찌든 아버지(김대희), 어딘가 어수룩한 어머니(신봉선), 철모르는 아들(장동민)로 이뤄진 가족의 좌충우돌 이야기다. 아버지는 자기 힘만 믿고 강짜를 부리지만 결국에는 어머니와 아들에게 혼쭐이 난다. 예상치 못한 통쾌한 힘의 전복이 이뤄지면 관객은 박장대소한다. 젠더, 세대, 언어 등 세상을 구분하는 기준을 잘 적용한 에피소드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강자와 약자. 사람의 종류는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다시 넷으로 나뉜다. 약자면서 약자를 응원하는 건 마땅한 일이다. 강자지만 약자를 돕고 배려하면 인간다움의 가치를 지향하는 삶이 된다. 강자면서 강자를 지지하면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약자에 대한 억압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결과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약자면서도 강자의 논리만 따라 살면 참 바보 같은 일이다. SNL코리아는 이런 논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쓸데없는
12대 국가전략기술 중심 투자에 이어 최근 과학기술계 화두는 '신속한 기술산업화'이다. 지난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R&D(연구개발) 결과물의 국민체감도를 제고하기 위해 '기술산업화 생태계 지원체계 고도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의 R&D 투자집중도와 대비되는 저조한 연구 생산성을 뜻하는 '코리아 R&D 패러독스'에 관한 이슈가 적극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발간한 '네이처 인덱스' 한국 특집호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R&D에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투자 대비 성과는 하위권에 머문다"는 뼈아픈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지적에 재빠르게 반응한 기술산업화 생태계 지원체계 고도화 정책은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기존에 주로 쓰던 기술사업화 대신 기술산업화라는 표현을 가져왔을까. 산업화라는 용어는 과학기술지식 활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차 산업혁명의 주요
길을 가다 보면 물티슈를 건네며 분양상담을 받으라고 하는 사람들을 만나봤을 것이다. 따라가 보면 분양상담사가 입지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가격이 주변에 비해 절반 수준밖에 안 되고 중도금 무이자 대출까지 가능하다고 하며 계약을 권유한다. 서울 시내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은 요즘 이런 상담을 받거나 광고문구를 보면 누구나 혹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러한 상담이나 광고문구에서 숨기는 것이 시행주체가 지역주택조합이라는 것이다. 지역주택조합은 주택법에서 '많은 수의 구성원이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하는 조합'을 말한다. 이 규정에서 특이한 점은 주택조합은 설립하는 주체가 해당 지역의 부동산 소유자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개발·재건축조합이 해당 지역에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을 소유한 자들이 조합원이 되는 것과 달리 지역주택조합은 주택을 마련할 목적으로 가입하면 조합원이 된다. 지역주택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을 모집해야 하고 앞서 본 분양상담은 조합원을 모집하기 위한 홍보수
10년 전이다. 필자는 당시 KDB산업은행 M&A실에서 근무했는데 하루는 퇴직한 선배님 한 분이 M&A실 팀장들에게 점심을 사주며 엉뚱한 질문을 하셨다. 그 선배님은 우리 인생에 없는 3가지가 무엇이냐고 물으셨고 여러 정답이 가능한 선배님의 질문에 대한 답은 1. 공짜, 2. 비밀, 3. 정답이었다. 특히 세 번째 정답은 꽤나 철학적이다. 우리 인생에서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는 말이다. 우리가 직장생활을 하는 데 있어 제너럴리스트형 직무경로를 추구할 것이냐, 스페셜리스트 타입을 따를 것인가에서도 정답은 없다. 개인의 성향, 조직의 성격 등에 따라 스페셜리스트가 잘되는 조직이 있고, 제너럴리스트형 임원이 많은 조직도 있다. 필자가 30여년 전 산업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할 당시엔 대부분 회사가 공채로 신입사원을 뽑았고 단체연수를 마친 직원들을 회사 인사부에서 각 부서로 배치했다. 아마도 당시 경영층은 누구나 특정 부서에 배치하면 그 부서 선배들에게서 일을 배워
'어떤 스타트업이 성공하는가.' 벤처투자자로서 내가 항상 하는 질문이다. 필자는 지난 10년 남짓한 기간에 50여개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 중 성공적으로 IPO 문턱을 넘은 곳도 있지만 폐업했거나 좀비처럼 목숨만 부지하는 곳도 있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많은 요인이 있겠으나 결국 대표자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타트업, 특히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대표의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스타트업은 제한된 자금, 인력, 시간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문제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면서 큰 사업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려는 조직이다. 이런 어려운 일을 하기 위해서는 대표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스타트업은 결국 대표자의 그릇만큼 성장한다. 특히 대표자가 '경영자'로서 성장해야 한다. 나는 이 인사이트를 많은 스타트업을 직간접으로 경험하면서 체득했다. 그렇다면 그다음 질문은 '대표들이 경영자로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일 것이다. 사실 서류상 대표는 누구나
벤처투자는 일반적으로 위험도가 높고 그만큼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전문적인 투자자가 아닌 사람들은 접근이 어렵다. 과연 얼마나 위험하고 얼마나 수익이 났을까.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선진 벤처투자시장 도약방안'을 보면 1987년 벤처투자조합 제도가 만들어진 이래 올해 상반기까지 청산된 1107개 펀드 전체에서 66%가 수익을 냈고 연평균 수익률은 16%에 달했다. 손실을 본 펀드까지 포함해도 수익률은 연 9%였다. 손실을 볼 위험이 3분의1가량 되지만 이를 감안해도 상당한 고수익이다.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면 안정적인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가 2005년에 출범한 모태펀드가 바로 다수의 펀드에 출자하는 모펀드(fund of fund) 방식으로 손실 없이 꾸준히 수익을 창출한다. 모태펀드가 출자한 자펀드 전체의 평균 수익률이 9%가량이다.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내는 투자영역이다. 때문에 벤처투자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출판업계와 서점들은 기쁨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독서율 하락을 우려하던 걱정은 잠시 접어두게 됐다. 한국 출판업계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잔칫집 분위기인 출판업계와는 달리 온라인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최근에 들려온 두 회사의 소식 때문이다. 퍼블리의 콘텐츠 부문이 뉴닉에 인수됐고, 얼룩소는 파산했다. 두 회사는 텍스트 기반 콘텐츠 산업에서 상징적인 존재였기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주목받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했던 만큼 지식 콘텐츠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스타트업 씬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들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지만, 섣불리 말을 덧붙이는 것은 조심스럽다. 결과만으로 성공과 실패를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오픈AI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원전투자 소식이 잇따른다. 지난달 20일엔 영구정지 상태인 미국 스리마일섬(TMI) 원전 1호기를 재가동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할 데이터센터에 20년간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약이 이뤄졌고 지난주엔 구글과 아마존이 각각 현재 개발이 진행되는 신개념 SMR(소형모듈원자로) 2종으로부터 미래전력을 구입한다는 계약과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소식 중 TMI 1호기 재가동 계획은 상당히 놀랍다. TMI 1호기는 1979년 세계 최초 원전사고가 난 TMI 2호기의 바로 옆에 있는 쌍둥이 원전이기 때문이다. TMI 2호기에서는 비록 원자로가 녹는 중대사고가 발생했지만 견고한 원자로 격납건물이 방사성 물질의 외부유출을 잘 차단해 원전부지와 그 주변에 방사능 오염이 없었다. 그래서 그 옆 1호기는 2019년까지 가동을 잘하다 경제성을 이유로 영구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이렇게 5년 이상 정지됐던 원전을 약 16억달러(약 2조1600
어디서나 그러하듯 블록체인업계도 네트워킹이 중요하다. 네트워킹 때마다 "퍼블릭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운영하는 블록체인 전문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기소개를 하면 "쉬운 길 놔두고 왜 어려운 길을 가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어쩌다 보니 나의 정체성은 어려운 길을 가는 특이한 사람이다. 이더리움(Ethereum)을 필두로 솔라나(Solana) 앱토스(Aptos) 수이(SUI) 등 막강한 외국 기반 퍼블릭 메인넷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굳이 대한민국 기반의 퍼블릭 메인넷의 존재가 필요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퍼블릭 메인넷은 디지털경제의 핵심 인프라여서다. 다행히도 이 어려운 길을 가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다. 우리 회사 혼자가 아니라서 안심이 된다. 우선 카이아(Kaia). 지난 8월 말에 출시된 카이아 메인넷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tn)과 라인테크플러스가 구축한 핀시아(Finschia)의 통합 메인넷으로 양측의 기술과 비즈니스
10년 전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이 시작되고 당시 사업단장을 맡게 된 서울대 성제경 교수와 축하자리를 한 적이 있다. 연구자로서 영광스러운 사업단을 이끌게 된 성 교수에게 나는 이 사업이 종료되는 10년 후에는 유전자변형 마우스와 관련된 연구의 큰 발전이 기대된다고 했다. 축하받은 성 교수는 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에 여러 가지 변화와 발전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동분야의 우수한 연구인력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시 사업단장의 포부가 좀 소박하지 않나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성 교수의 목표달성에 대한 인식의 식견을 다시 한번 칭찬하고 싶다. 사실 많은 연구자가 본인이 받은 연구비로 연구가 종료되면 블록버스터급의 글로벌 혁신신약이 개발되거나 인류는 암이나 알츠하이머 등 난치성 병을 극복하고 안락한 삶을 살 수 있거나 산업적으로 크게 성공해 엄청난 수익이 발생하는 등등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연구가 종료된 시점에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하는 지금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기술전쟁의 시대를 맞았다. 최근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차세대 반도체 및 양자컴퓨팅 수출을 통제키로 한 조치는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술은 이제 경제성장의 도구를 넘어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자리잡았다. 첨단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또한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격동의 시기에 우리 정부는 기술주권 확보를 위한 담대한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9월에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 및 시행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최근 '제1차 국가전략기술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해 구체적인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기술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계획을 넘어 대한민국을 과학기술 혁신의 중심으로 끌어올리고 '초격차 기술'을 통해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