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화분에서 전기가 자란다! 식물發電의 놀라운 기술

[투데이 窓]화분에서 전기가 자란다! 식물發電의 놀라운 기술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2025.01.10 02:05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일본 도쿄 내 고탄다역과 오사키역 사이를 흐르는 강-한국에선 강으로 부르기에 매우 작지만-인 메구로가와에선 매년 겨울이 오면 약 60일간 강변을 둘러싼 나무들을 화려한 벚꽃조명으로 장식하는 일루미네이션 행사가 진행된다. 비록 작은 샛강이지만 지역 커뮤니티 일원들의 노력으로 활기와 따뜻함이 넘쳐보이는 명소로 돌변한다.

하지만 치솟는 유틸리티 비용과 에너지 문제를 배경으로 일반 전기를 사용하는 게 만만치 않았는데 이곳 행사를 담당하는 조직원이 낸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 화려한 행사가 거꾸로 환경을 지키는 '에코 일루미네이션'으로 변신했다.

이곳 메구로가와의 빛나는 겨울 벚꽃나무들을 감싼 램프들은 기존 일반 전기로 밝히는 단순한 조명이 아니다. 이 조명들을 밝히는 에너지의 원천은 현지 음식점에서 회수한 '폐식용유'다. 기름에 튀긴 음식들을 워낙 좋아하는 일본이기에 주변 식당 어디나 쓰고 버려지는 식용기름이 넘쳐나는데 이 튀김기름이나 프라이드치킨을 만든 후 기름을 별도로 모아 '바이오디젤연료'로 정제한 후 발전기에 넣고 전기를 만들어 빛나는 벚꽃나무들을 연출한 것이다.

2011년 후쿠시마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이 지역 커뮤니티 사무국 직원이 '고향은 아직 힘든데 도쿄는 이렇게 반짝반짝'이라는 자조 섞인 트윗을 읽고 내가 어떻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고 자신들이 만들어낸 에너지로 스스로 불을 밝힐 수 있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이벤트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10년 전부터 시작된 이 친환경 일루미네이션 행사는 올해도 1월 중순까지 개최되는데 60일 동안 약 2200리터의 연료를 정제해 고탄다역에서 오사키역까지 한 정거장을 밝혀 메구로가와에선 겨울의 유명한 풍물로 정착했다.

이밖에 전원 공급장치가 일절 필요없이 흙 속에서 전기를 생산해 조명을 밝히는 극친환경 일루미네이션을 실현하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업이 화제다.

이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한 회사는 1976년에 설립된 전자회로기판을 취급하는 중견기업인 주식회사 니소루(Nisole Co., Ltd)다. 이 기술은 생명체가 서식하는 식물, 토양, 물의 뿌리에서 발생하는 세균과 미생물의 순환작용으로 에너지를 양전극으로 모아 24시간 지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식물이 자라는 환경만 있다면 지속가능하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극환경친화적이며 순수한 자연에너지다.

토양에는 많은 미생물이 있는데 이 중 하나가 전분을 먹고 토양에서 '전자'를 방출하는 미생물이며 그 미생물이 방출하는 전자를 모아 빛으로 변환하는 메커니즘이다. 일반 전기는 콘센트에서 전기를 가져와야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그러한 콘센트를 통해 전달되는 전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신기한 첨단장치를 사용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마이너스 전극을 담당하는 마그네슘판과 플러스 전극을 맡은 비장탄(備長炭)을 식물이 있는 흙 속으로 삽입하고 케이블과 LED 제어기판을 연결하면 전원이 공급되고 LED조명이 켜진다. 3V 정도의 전압이 발생해 건전지 3개 정도지만 작은 조명을 빛나게 하기엔 충분하다.

사실 이 기술은 단순히 조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원래 농사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됐다. 이 회사 다자키 가쓰야 대표이사는 몇 년 전 지인으로부터 비어 있는 농지를 활용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토마토 줄기의 수분함량을 측정하고 측정정보에서 '급수'와 '비료'를 제어하는 장비의 전원을 직접 흙과 식물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식물발전은 방재 측면에서도 주목받는다. 정전시 휴대전화 충전은 힘들겠지만 어둠을 밝히는 라이트로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재해시 활용도 기대한다. 기판을 만드는 지방의 작은 전자회사가 친환경 혁신기업의 첨병이 돼 세계를 놀라게 하는 기술을 개발해나가는 모습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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