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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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가 해소되기는 할까? 추석까지 이어진 전례없는 여름 더위에 몸과 마음이 지쳐서인지 나도 모르게 이 말을 내뱉곤 화들짝 놀랐다. 예상치를 웃돈 기후 변화의 속도에 기후위기를 해소하는 솔루션에 왕성하게 투자를 하고 있는 투자사의 대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좌절과 충격이 앞서는 요즘이다. 우리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기후위기는 이제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의 현실이다. 기후위기는 이제 추상적 개념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삶에 깊이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되었고, 이에 대한 불안과 피로는 단순한 감정적인 반응으로 치부될 수 없을 정도로 현실적이고 또 파괴적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찾는 여정 중에서 수년째, 가을이면 100명의 기후 전문가들을 제주로 초청해 머리를 맞대고 왔다. '기후 테크 스타트업 써밋'이라는 이름으로 그해 가장 주목해야할 트렌드와 기술, 스타트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말 개최된 이 행사에 초청된 사람들은 에너지, 순환경제, 농식품 등 분야
'오케스트라'가 무엇인지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국어사전에는 '관현악을 연주하는 단체'라고 나와 있다. 관현악단이다. 그러나 오케스트라는 원래 '춤추는 장소', 즉 '무대'라는 뜻이었다. 전혀 다른 뜻이다. 무대가 어쩌다 관현악단이 됐을까. 이 변화에 2500년 극장의 역사가 담겨 있다. 현존하는 인류 최초의 극장은 고대 그리스 극장이다. 신화와 이성 간의 긴장과 조화가 연극과 극장을 만들었다. 디오니소스 신에게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디오니시아 제전에서 서기전 534년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겨났다. 최초의 배우 테스피스가 코러스의 리더와 대사를 주고받음으로써 연극의 원시적인 형태가 갖춰진 것이다. 이후 제2, 제3의 배우가 추가되면서 그리스 비극이 완성됐다. 그리스의 독특한 지형은 도시와 극장의 발달에 큰 영향을 줬다. 육지의 80%가 산지인 그리스에서는 높은 산을 사이에 두고 서로 독립적인 수많은 도시국가가 형성됐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도시마다 극장을 지었다. 그들
내년부터 신입생 넷 중 하나가 학과를 정하지 않고 대학에 입학한다. 획기적인 변화다. 그동안 대학은 '학생이 넘치는 시대'를 지내면서 공급자 중심에 취해 있었다. 학생의 요구나 사회의 수요와 동떨어진 성(城)을 쌓아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젠 다르다. 학생이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 학과도 마찬가지다. 아직 많은 대학이 학과 정원을 유지해서 당분간 신입생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보호의 둑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고등학교 때 진로를 결정하고 관련학과로 진학해서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게 이상적이다. 그러나 고교 시절에는 대입준비에 몰두해야 하는 현실이 있고 다양한 경험과 진로탐색을 하기에 대학만큼 좋은 곳이 없다. 그런 면에서 입학 후 전공을 선택하는 정책은 바른 방향이다. 문제는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다. 먼저 크게 봐야 한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전(全)학년 교육로드맵'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어떤 대학은 전공선택제를 무전공 입학을 허용하는 새로운 입학제도 정도로 여긴다. 1학
이달 초 정부가 '선진 벤처투자시장 도약방안'을 통해 글로벌 투자유치, 국내 투자자 확충, 벤처투자 균형성장 도모, 글로벌 수준 투자환경 조성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 글로벌 수준의 투자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피투자기업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투자자에게 사전동의를 받도록 규정하는 투자자 사전동의권을 도입해 투자자와 스타트업의 권리를 균형 있게 보장하도록 표준 투자계약서를 개정하는 등 계약제도를 확산하겠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그동안 주요국의 벤처생태계에선 창업자와 벤처캐피탈의 분쟁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왜 우리나라에선 창업자와 벤처캐피탈 간에 다양한 분쟁과 소송이 증가했을까. 초기단계 스타트업일수록 사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창업자와 벤처캐피탈 간의 정보 비대칭이 심화해 투자성사가 어렵다. 창업자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반면 벤처캐피탈은 소수지분으로도 강력한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는 우선주를 요구하며 이는 보통주에 비해 높은 위험을 감수한 대가로 여긴다. 하지만 현
AI기술이 엄청난 속도와 성능으로 발전함에 따라 이를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게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한 규제 거버넌스 논의가 확산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연합 의회는 세계 최초로 AI시스템 전반에 적용되는 포괄적인 규제체계를 규정한 인공지능법(AI Act)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AI시스템을 안전, 건강, 기본권에 미치는 위험도에 따라 차등화해 규제한다. EU의 인공지능법도 브뤼셀 효과(Brussels Effect)를 낼 수 있을까. 브뤼셀 효과란 EU의 규제가 회원국에 적용되는 것을 넘어 다른 나라도 이를 따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브뤼셀은 EU 본부가 있는 도시고 여기에서 EU의 법안이 만들어진다. 브뤼셀 효과를 처음 사용한 미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의 브래드퍼드 애누 브래드퍼드 교수에 따르면 EU가 직접적인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EU 규제를 전 세계 기업과 정부가 따르게 된다고 한다.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EU의 경제적 영향력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이 EU에
최근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겪는 이가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성인의 약 75%가 수면장애를 겪는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과학과 기술은 계속 발전하는데 반해 수면의 질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진다. 이 현상은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 국민들은 흔히 '잠'에 대해 부채의식을 갖고 있는 편이라 수면부족을 해결하려는 수면 관련 산업이 매년 성장하는데 최근 도쿄를 중심으로 이색적인 수면 전용 호텔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수면 전문회사인 ㈜비이펙트(B-effect·대표 미즈시마 고타)가 운영 중인 슬립랩(SLEEP LAB)호텔이 대표적이다. 원래 의사로 의료법인을 운영 중인 미즈시마 사장은 평소 진료하면서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환자와 꽤 많은 상담을 하던 중 대부분 환자가 좋은 수면 상태를 정확히 모르면서 '지금은 정상'이라고 오해해 방치하는 데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수면호텔 사업을 시작했다. '수면의 질이 이렇게 다
뻐꾸기는 타 둥지에 알을 낳고 그 둥지에서 부화·성장하게 한다. 최근 이러한 뻐꾸기를 빗댄 표현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마라톤대회에서 뻐꾸기크루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뻐꾸기크루는 참가비를 안내고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러닝크루를 말한다. 사실 아마추어 마라톤대회는 참가비로 운영하기 때문에 이를 내지 않는다면 타격이 크다. 더구나 분위기가 자칫 달라질 수도 있다. 이렇게 뻐꾸기크루로 참가하는 이가 한 대회에만 수천 명에 이르기도 한다니 그냥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 이런 현상의 근원에는 바로 헬스디깅족이 있다. 헬스디깅족은 말 그대로 건강에 대해 파고드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한다. 그런데 이런 헬스디깅족은 기존 우리의 인식과 달라졌다. 건강에 관한 관심은 대개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기기 마련이다. 아무리 건강에 자신이 있어 관리하지 않았어도 나이를 속일 수는 없다. 한 번 건강에 위기를 겪으면 부랴부랴 나서지 않을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아들의 진로에 대한 고충을 들었다. 대기업에 다니는 아들이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로스쿨에 입학하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를 졸업한 후 대기업에 입사한 것까지 부모에게 자랑이던 아들이 이제 '정상적'인 인생경로에서 이탈하려는 것이었다. 로스쿨에 가는 것이 그의 인생에 이익이 될 것인가, 손해가 될 것인가. 부모 입장에서 당연히 걱정될 수밖에 없다. 나는 2가지를 이야기했다. 그가 로스쿨 3년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변호사시험에 곧바로 합격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와 로스쿨 졸업 후 적지 않은 나이에 변호사가 돼 자신의 커리어를 제대로 시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그것이다. 로스쿨제도가 기존 사법시험보다 경쟁률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험과목과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생각보다 많은 입학생이 대학원 과정에서 중도탈락하며 졸업 후에도 변호사시험에 한 번에 합격하긴 쉽지 않다. 전국 25개 로스쿨 중 변호사시험 합격률
최근 광고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퀀텀닷(Quantum Dots, 양자점) TV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이 양자점에 대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양자점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에 불과한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나노 입자다. 그 크기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다. 이 작은 입자는 반도체의 물리적 특성과 나노 입자의 화학적 특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과학계, 산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양자점을 이용한 디스플레이의 흥미로운 특성 중 하나는 선명하고 화려한 색상이다. 이런 특성은 2023년 노벨 화학상 수상의 근거가 됐다. 노벨상을 수여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지난 가을 '나노 기술에 색상을 더했다'라는 제목으로 양자점의 발견과 합성법에 대한 공로를 인정, 문지 바웬디와 루이스 브루스, 알렉세이 에키모프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40여년 전, 양자점 연구는 성당이나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 색상 연구에서 시작됐다. 과학자들은 유리 내 염화구리 결정 크기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것
AI(인공지능)는 기술·산업현장은 물론이고 투자시장에서도 중요한 변화의 키워드가 됐다. 디지털전환을 넘어 AI 전환국면으로 접어드는 현 상황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기업은 아마 엔비디아와 TSMC 등 AI반도체 기업일 것이다. 한국 기업 중에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반도체 제조의 밸류체인에 포함돼 있어 수혜를 누리고 있다.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클라우드분야 빅3도 AI 특수로 수익이 늘고 있다. AI 구현 플랫폼과 디바이스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애플 역시 AI 효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의 리더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클로드'를 개발한 앤스로픽 등이지만 정작 이들 기술기업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하거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AI반도체가 고수익 창출의 중심이다. AI 연구기업이건 서비스 기업이건 반도체는 필수이므로 그 특수를 기반으로 반도체 기업이 제일 잘 나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전문가
'미스코리아대회'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딥페이크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대회 본선에 오른 후보자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 진짜 나와의 갭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무대화면에 떠오른 질문에 대답이 이어졌다. 여론의 비판은 이랬다. 딥페이크는 곧 성범죄인데 미스코리아 후보자에게 던진 이런 질문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질문은 '폭력'이자 '희화화'이며 '성희롱'이자 '위계에 의한 괴롭힘'이라는 비판이다. 미스코리아대회에 대한 비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의 미'를 선발한다는 취지로 1957년 시작된 대회는 수십 년 동안 신예 인기인을 배출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진선미에 오른 수상자 가운데 적잖은 수가 연예인으로 활동하면서 대중문화의 자원을 공급하는 구실도 했다. 미스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세계미인대회에 참가해 수상하면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로 추켜세워지기도 했다. 대회의 위상은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사건사고를 겪으며 추
필자는 서울경제진흥원(SBA)에서 투자업을 하고 있지만 올해 초부터 동대문 랜드마크 DDP의 '쇼룸' 활성화 업무도 맡았다. 이후 마케팅을 새삼 고민하다 기성세대와 MZ세대들의 문화와 성향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 현 시점에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는 다양한 스타트업들은 어떤 점을 주목해야 할까. 우선 기성세대 문화는 이른바 '빨리빨리'와 '아나바다'로 표현된다. 전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대한민국의 급속한 기술 발전, 사회의 변화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농어업 중심의 초가집이 즐비했던 환경을 선진국의 반열로 빠르게 발돋움시켰다. 노동의 패턴과 템포를 비교적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농경사회과 달리, 산업화된 사회에서는 항상 빠른 속도로 일을 처리해야 된다. 모두 '마감'에 시달리는 것이다. '아나바다' 소비패턴은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쓴다는 말이다. 물자를 불필요하게 낭비하지 말고 재활용 및 나눔을 확대하자는 캠페인이었다. IMF 구제금융의 어려운 시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