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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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남서쪽 지역인 후쿠오카현의 대표적 소울푸드 라멘, 그중에서도 돼지뼈를 푹 삶아서 우려낸 농도 짙은 스프를 활용한 돈코츠(豚骨)라멘은 이 지역의 상징일 정도로 가장 사랑받는 음식이다. 대부분 주민이 매일 먹다시피 하는 이 돈코츠라멘의 버려지는 국물을 활용해 자사 트럭의 연료로 사용하는 운송회사가 있어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모았다. 후쿠오카에 본사를 둔 종합물류기업 니시다상운㈜이 주인공인데 이 회사는 자사 트럭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연료인 디젤(경유) 대신 버려진 돈코츠라멘 스프에서 추출한 돼지기름, 즉 '라드'(lard)를 활용한다. 이 독특하고 기발한 기름은 기존 경유와 비교해 연비와 성능에선 전혀 손색이 없고 기름에서 가정용 식용유와 비슷한 냄새가 나지만 운전자들에 따르면 그다지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게다가 인화점이 일반 경유의 130~180도보다 높기 때문에 사고 시 화재위험도 낮다. 이 연료를 만들기 위해 이 회사는 후쿠오카 내 라멘가게 거래처에 버려지는 스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사람들이 비영리 기관에 갖는 10가지 오해를 소개한 적이 있다. 몇 가지만 열거하면 △운영이 쉽다 △수익을 낼 필요가 없다 △기부가 유일한 자금이다 △착한 일을 하는 자기 헌신적 사람들이다 등이다. 기사 제목이 '비영리 활동에 대한 10가지 가장 큰 오해'였으니 다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주장이었을 것이다. 시중 은행과 주요 금융기관의 기부로 설립된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하 디캠프)은 지난 10년간 한국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는다. 초대·2대에는 언론인 출신, 3대엔 금융인 출신이 수장을 맡아 창업생태계를 선도하는 최고의 기관으로 성장시켰다. 이어 필자가 2021년초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디캠프를 맡았다. 벤처 1세대 창업가로서의 경험을 살려 디캠프와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었다. 비영리 기관도 경영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피터 드러커는 얘기한다. 비영리 기관은 일반 회사 조직에 요구되는 효율과 혁신으로부터 동떨어져 있다는 오해를
미국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는 안정과 불안정, 그리고 호황과 불황으로 전개되는 경제활동 사이클을 기업의 현금흐름, 투자자의 투기적 자산 수요, 그리고 금융기관 자산 담보대출의 연관적 파동으로 해석하려 했다. 시장경제는 근본적으로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나 생산과 소비 활동이 균형점 부근에서 안정적 상태를 보인다는 주류 경제학계의 주장과 달리, 민스키는 자본주의 경제를 안정성 속에 불안정성을 잉태하면서 쉬지 않고 활동하는 화산과 같은 것으로 보았다. 민스키는 경제활동의 주기를 투자자가 금융을 대하는 시각에 따라 세 단계로 구분했다. 우선 헤지 금융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경제 주체들은 위험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임한다. 기업은 꾸준하게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가계는 저축을 늘린다. 가계 저축이 생산활동에 재투자되면서 경제는 견조하게 성장한다. 신중한 투자와 분별력 있는 소비로 물가도 안정된다. 경제는 낮은 인플레이션과 성장이 공존하는 골디락스 상태를 보인
중년의 이른 나이에 사망한 몰리 레인의 장례식장에는 그녀의 옛 연인이 차례로 등장한다. 성공한 작곡가인 클라이브와 유명신문 '더 저지'의 편집국장 버넌은 몰리의 애인인 동시에 오랜기간 우정을 나눈 친구다. 또다른 몰리의 연인 가머니는 현직 외무장관이자 차기 영국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유력 정치인이다. 이들은 뜻하지 않게 마주친 장례식장에서 상대방을 의심하고 혐오하며 자신만이 몰리의 진정한 연인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들 각자의 방식으로 몰락을 예정했다. 1998년 출간된 이언 매큐언의 소설 '암스테르담' 이야기다. 작가는 이 소설로 3대 문학상의 하나로 불리는 부커상을 수상했다. 몰리의 연인으로 호출된 이 인물들은 장례식을 계기로 자신들의 삶을 돌아볼 수밖에 없게 됐다. 제각기 일중독자이기도 한 이들은 중년의 삶을 조용히 살필 겨를도 없이 여전히 일에 파묻혀 살지만 '어쩐지 부질없이 열정을 흘려버리기만 한 속 빈 일중독자'란 점에서 닮았다. 결국 이 인물들은 옛 친구의 죽음 앞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를 읽는 가장 중요한 열쇠말은 디지털 전환이다. 새 정부 정책공약에도 '디지털플랫폼정부'가 포함돼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확장현실(XR) 등 첨단기술로 인해 산업 지형과 직업세계가 변화했고 이를 통해 사이버, 물리, 바이오가 연결되는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졌다. 과학기술을 총괄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핵심은 DNA로 요약되는데 이는 생물 유전체가 아니라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말한다. ICT 기술로 정보, 사물, 사람은 물론이고 현실과 가상마저 서로 연결된다. 스마트폰은 우리 신체의 일부분이 됐고 거기에 팬데믹까지 겹쳐 어느새 비대면 생활이 뉴노멀이 됐다. 산업, 경제는 물론이고 문화, 교육, 삶의 방식까지 바꾸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 바로 디지털 전환이다. 기업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디지털 혁신은 제조업을 비롯해 금융, 부동산, 법
세기의 프랑스 혁명은 구제도의 소수 귀족과 봉건적이며 절대적 중앙 군주정치의 부조리, 결국 부와 권력의 쏠림으로 일어났다. 억압받던 평범한 시민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자유, 평등을 가져다주며 사회를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소수의 거대하며 막강한 집중과 소유가 오히려 그 소수에게 독이 되고 다수에겐 기회가 된 사건이다. 이는 비단 정치와 경제, 국가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최근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불리는 클라우드는 현재 IT 인프라의 핵심이면서 그동안 독점한 서버와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시장을 무너뜨리는 시장파괴자가 됐는데 클라우드 초기인 2013년 모간스탠리는 아마존의 클라우드인 AWS(Amazon Web Service)가 모든 IT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앙의 강력한 서버를 중심으로 세상에 인터넷이 공급됐다고 하면 이제는 구름과 같이 펼쳐져서 기존 중앙집중 방식을 나누며 분산하고 작은 요소들을 연결하는 식으로 바뀌어간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세상
바이오 기업들에는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시기다. 바이오 분야의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꽤 오랫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이러한 분위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실제로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큰 영향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21년 하반기부터 상장을 진행하려던 회사들이 기술성 평가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장예비심사에서 미승인되거나 승인이 된 기업조차 수요예측의 저조한 결과로 상장철회가 이어지는 등 예전에 비해 바이오 기업들의 분위기가 급속히 가라앉고 있으며 실제로 올해 들어 상장이 승인된 바이오 기업이 3곳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해준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돼 나타나는 분위기는 아닌 것이 2021년 나스닥에 신규 상장된 바이오텍 기업이 174개사였으나 이번주까지 신규 상장한 바이오텍 기업은 15개사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전체적으로 바이오텍 기업들의 IPO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
통계청과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 면적의 약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총 인구의 약 51%가 살고 있고 상위 1000대 기업의 약 74%가 몰려 있다. 새로운 일자리의 태동인 스타트업의 상황도 비슷하다. 스타트업 비영리 협력단체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10억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약 80%, 100억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약 85%가 서울에 근거를 두고 있다. 수도권 집값 급등과 지방소멸 등 대한민국이 직면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스타트업을 유치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이를 위해 3가지 유인책이 필요하다. 첫째, 지역내 스타트업 육성기관에 대한 지원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고수익을 기대하고 창업을 하는 백만 개 정도의 기술 사업 아이디어 중 IPO(기업공개)까지 가는 기업은 불과 6개에 그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중소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45.5%가 창업관련 지식과 능력, 그리고 경험의 부족을 장
우리나라는 곧 국가R&D투자 100조원, 정부R&D예산 30조원 시대를 맞이할 전망이다. 정부R&D예산은 과학기술기본법이 시행된 1999년 3조2000억원에서 2022년 29조8000억원으로 성장했다. 국가R&D사업(program) 수는 1200여개, 과제(project) 수는 7만3500여개로 외형 성장은 눈부시다. 그러나 정부의 꾸준한 투자확대에도 불구하고 부처간 장벽, R&D관리기관의 기획력 부족, 정량지표에 집중된 평가방식, 과중한 연구자 행정부담 등 낡은 관리형 R&D체계의 한계가 여전하다. SCI 논문게재 수는 세계 12위인데(2018년)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피인용 횟수 세계 점유율은 2.15%에 불과하다(2014~2018년). 건수 중심의 부실특허가 양산됨에 따라 과제 성공률은 99% 이상인데 사업화 성공률은 20%에 그친다. 정부R&D예산 배분·조정은 '상향식 요구 후 하향식 조정' 체계로 핵심기술이 누락되거나 사업간 중복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여러 부처가 옥상
최근 몇 주 동안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뉴스 중 하나는 화려한 조명을 받던 넥타(Nektar)라는 회사의 인터루킨2(IL-2) 과제의 너무나 쓸쓸한 결론이었다. 인터루킨2는 면역을 키워주는 작용을 하는 단백질이다. 면역력을 키워줌으로써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져 이미 1992년에 신장암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어찌보면 인류 최초 면역항암제다. 그러나 과도한 면역증강이 오히려 다양한 부작용으로 나타나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 약물이다. 넥타는 1990년에 설립돼 1994년에 나스닥에 상장한 약물전달기술을 연구하는 회사였다. 그런데 이 회사가 인터루킨2에 PEG라는 고분자를 결합해서 서방형, 장기작용하게 하면서 동시에 부작용을 좀 줄인 단백질을 만든다. 마침 PD-1계열 면역항암제들의 급부상과 맞물려서 "병용투여한다면 암세포와 싸우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2018년 2월 정말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BMS와 했다. 임상2상 단계에서 선급금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로 뛰어올라 코미디언 진행자 크리스 록을 가격했다. 원형탈모증을 앓고 있는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G.I. 제인'에 빗대어 농담을 던진 게 발단이 됐다. 미국 사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사건'이었다. 미국 코미디언은 개인의 신체, 가족, 공권력 등을 마음껏 소재로 활용한다. 아카데미는 훌륭한 성과를 이룬 영화인에게 상을 준다. 1929년 첫 시상식이 열렸으니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윌 스미스는 바로 그 무대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나서 자신의 언행을 정중히 사과했다. 그러나 물은 이미 엎질러진 뒤였다. 아카데미 징계위원회는 윌 스미스가 10년 동안 시상식에 올 수 없다고 결정했다. 윌 스미스에 대한 미국 사회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저 웃고 지나갈 농담거리에 폭력을 행사했다는 비난이 거세다.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고의 영예를 거머쥔 사람들에게 교만하지 말라는 이유로 무대에 코미디언을 불러 약점을 들추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반복되는 기술과 서비스 분야의 화두는 바로 규제개혁이다. 꽁꽁 묶인 규제를 풀어 산업을 활성화하겠다, 혹은 새로운 기술들의 테스트베드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하지만 뒤돌아보면 또 제자리걸음인 듯하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일부 규제이슈는 해결돼 잊히는 대신 기술이 발전하고 서비스가 진화하면서 표면에 드러나는 규제이슈들과 고질적으로 풀리지 않은 규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빠지지 않는 핵심단어도 있다. 바로 네거티브 규제다. 네거티브 규제는 법률이나 정책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한다는 의미다. 정부의 규제시스템 목표이자 기업들이 원하고 목말라하는 규제시스템이다. 하지만 네거티브 규제가 안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정부의 실행력과 역할의 한계다. 특히 네거티브 규제의 이해관계 충돌이 다수 발생하는 분야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들이다. 대부분 플랫폼 이슈는 기존 기득권 사업자와 새로운 사업자의 갈등이 가장 큰 문제다. 기존 사업자들은 법에 명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