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흉부외과 진료지원인력' 양성화

[투데이 窓]'흉부외과 진료지원인력' 양성화

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한의사
2022.07.12 02:01
최혁용 변호사
최혁용 변호사

심장혈관흉부외과(이하 흉부외과) 의사가 모자라 큰일이라는 기사가 났다. 사실 이러한 내용의 기사는 매년 지면을 장식하는 것 같다. 한두 해의 일도 아니다. 내 기억으로만 해도 10년은 족히 넘은 일이다. 연간 배출되는 흉부외과 전문의 수가 지난 30년간 3분의1로 줄었다고 한다. 지난해 배출된 레지던트는 고작 20명이었다.

유입이 줄어들면 숫자가 유지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이하 흉부외과학회)의 최근 기자간담회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동안 배출되는 흉부외과 전문의는 200명 내외로 예상되나 은퇴가 예정된 흉부외과 전문의는 436명이라고 한다. 현재와 같은 기조가 유지된다면 10년마다 20~30%의 흉부외과 전문의가 줄어드는 것이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대한민국이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흉부외과 진료수요는 점점 늘어난다는 점이다. 2021년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사망원인 1·2위가 흉부외과 질환인 암 또는 순환기 질환이다. 경증으로 여기는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폐암이 발병률 1위인데 폐암수술이 바로 흉부외과 영역이다. 심장수술은 말할 것도 없다. 코로나19 위중증환자들의 생명을 살린 에크모(체외막 산소화장치) 치료도 흉부외과가 담당한다.

이처럼 흉부외과는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들을 치료하는 필수 의료의 정점에 있는 분야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의학도들에게는 기피분야가 돼버리기도 했다. 의료분쟁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고, 업무강도도 말할 수 없이 높다. 또한 대형병원이 아니면 개업할 기회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이 때문에 며칠 전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국내 대다수 일간지가 흉부외과 의사의 연봉이 모든 의사 중 1위라는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발표를 인용했다. 이 기사들에 따르면 흉부외과 의사의 연봉은 소아과 의사의 4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는 흥미유발을 위한 자료해석 뒤틀기에 불과했다. 기사들이 인용한 자료는 '개업' 흉부외과 의사의 연봉이고 위에 언급한 대로 흉부외과는 개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정맥류 등을 수술하는 극소수(52명) 데이터로 통계를 낸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흉부외과의 문제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 전체 문제의 축소판이다. 의료인력 부족, 제도적으로 막혀 있는 인력확충, 그리고 의료행위에 대한 과도한 의사독점이다. 흉부외과학회는 국가가 나서서 낮은 수가문제를 해결해주고 군대를 면제해주거나 급여보조를 더 확충해달라고 요구했다. 모두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좋은 대책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미봉책일 뿐이다. 미국에서도 흉부외과 전문의(cardiothoracic surgeon)는 힘든 일이다. 과거에는 선망받는 과였지만 지금은 미국도 의학도들의 선호도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른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필수의료 분야가 무너질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미국에는 진료지원인력(Physician Assistant·PA)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15만명 정도의 PA가 근무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1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중대한 차이는 미국은 합법이고 우리나라는 불법이라는 점이다. 흉부외과 의사는 사령관 역할을 하고 각자의 역할을 맡은 휘하 장교, 사병들이 착착 손발을 맞춰 환자를 치료한다면 지금처럼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쏠리는 업무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살인적인 업무량에 시달리지 않는다면 진료의 질도 좋아질 것이고 지원기피도 줄어들 것이다.

흉부외과 문제를 해결하는데 PA제도 활용은 작은 한 단서일 뿐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 대한민국 보건의료 시스템을 바꾸는 해법이 포함돼 있다. PA는 양성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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