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이 열립니다. 음악과 문화, 책이야기 등 부드러운 이야기로 세상을 들여다 봅니다.
총 1,181 건
역사책 속 지도를 들여다보던 딸아이가 물었다. "전라 좌수영과 우수영, 경상 좌수영과 우수영의 위치가 바뀐 것 같아." 이걸 어떻게 설명할지 잠시 생각하다 딸아이가 보던 책을 거꾸로 돌렸다. "이것 봐. 이제 좌우가 바뀌었지? 서울을 기준으로 남쪽을 바라보면 좌수영과 우수영의 위치가 바뀌잖아." 서울 중심적 사고는 그 역사가 깊다. 고려시대부터 중앙에서는 12목(牧)에 수령을 파견해 지방을 통제했다. 조선시대도 마찬가지다. 한양은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였다. 과거시험을 치르기 위해 팔도의 선비들은 몇 날 며칠을 걸어 한양으로 향했다. 금의환향은 타지에서 성공해 고향으로 돌아온 것인데, 여기서 타지는 반드시 한양이어야만 했다. 심지어 귀양을 보낼 경우 더 중한 죄일수록 한양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조선시대 5가지 형벌(五刑) 중 유배형(流配刑)이 사형(死刑) 바로 다음으로 무거운 형벌이었음을 고려한다면 한양도성에서 먼 곳의 삶이 얼마나 열악하고 궁핍했는지를 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해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 및 디지털서비스법(Digital Services Act, DSA)을 입법 중에 있다. DMA는 플랫폼회사가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자사 서비스를 우대할 수 없도록 한다. 플랫폼회사가 이를 어기면 매출 10%를 벌금으로 내게 하거나 기업을 강제로 분할할 수 있다. DSA는 불법·유해콘텐츠, 제3자 콘텐츠에 대해 플랫폼의 책임을 부과한다. 왜 유럽연합(EU)은 이런 법안을 추진 중일까. 유럽의회 온라인플랫폼 보고서는 온라인플랫폼을 '둘 이상 이용자 사이에서 인터넷을 통해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디지털 서비스'로 정의했다. 유럽 자체 플랫폼 수는 매우 적고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과 같이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플랫폼을 지칭한다. 플랫폼인덱스 발표에 따르면 플랫폼 중 유럽 플랫폼은 전세계 플랫폼의 3% 수준으로 미국 68%, 아시아 27%에 비해 현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초기, 한국은 디지털 강국의 이점을 적극 활용해 확진자 추적, 격리대상자 관리 등에서 빠른 조처를 취한 덕택에 선진국에 비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스템적으로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했다. 마스크 수급과 관련해 혼란이 일었다든지, 백신예약 시스템 과부하로 먹통현상이 발생해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린 경우가 그렇다. 그럴 때마다 IT(정보기술)기업에 급하게 도움을 요청해 해결하곤 했다. 코로나가 촉발한 것도 있지만 앞으로 재난 또는 공공의 안녕과 복지서비스 등을 다루는 공적 영역에서 디지털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는 보안위협에 버금가는 중요한 이슈다. 공적 영역에서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전염병 재난이나 여타 긴급사태에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실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디지털 강국이라고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여전히 미흡한 점도 많은 게 사실이다. 특히 정부나 공공기관
주요 금융기관의 2022년 한국 경제·증시 전망에 따르면 2년간 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 완화 및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경기회복으로 실적장세 국면 돌입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업종별로는 IT와 바이오, 이차전지, 인터넷, 게임 등 이른바 BBIG 업종 선호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들 업종이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56.5%였다. 2010년 동일 업종 시가총액 비중이 38.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업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 변화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칼럼부터는 2022년 유망 업종인 IT와 BBIG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헬스케어 업종을 세부적으로 구분, 5회에 걸쳐 분야별 투자전략을 점검해 보겠다. 첫 번째 분야는 '전통제약사'다. 전통제약사란 지난 수십 년 동안 '화학합성 의약품 기반사업을 영위해온 의약품 제조기업'이다. 2022년 전통제약사의 투자포인트는 ①기존 경쟁력 유지 및 강화 ②신성장 동
한 해 130억 원을 벌고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300만 명을 훌쩍 넘는 릴 미켈라(Lil Miquela)는 가상 인간이다. 디지털 휴먼이라는 고상한 말도 붙는다, 현실에 없는 가짜 인간인데도 웬만한 연예인보다도 더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릴 미켈라는 보통의 모델과 다르다. 미국에는 살지만, 브라질 태생이면서 외모가 일단 기존 모델과는 거리가 있다. 주근깨에 코가 지나치게 크고 치아도 가지런하지도 않다. 한국에도 가상 인간 열풍인데. 로지, 김래아, 루이, 네온 등의 가상 인간은 릴 미켈라와 다르다. 20대 여성이라는 점은 같지만 모두 빼어난 몸매에 출중한 미모를 갖고 있다.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성형외과의가 만든 듯싶다. 그런데 생각해야 할 점은 이런 가상 인간 캐릭터를 누가 소비하는가이다. 남성이 아닌 여성들이 소비의 주체라는 점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때문에 한국의 가상 인간은 너무 예쁘기에 동일시와 감정이입에 한계가 있다. 다만, 그래픽 수준에 약간 놀랄 뿐이다. 너무 예
그는 음악가였다. 오늘 해고 통지를 받으면 내일은 실업자가 되는 홍대 주변 한 클럽의 연주자이기도 했지만, 대학생 때부터 전자음악 앨범을 낸 작곡가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낸 앨범을 통해 음원 비즈니스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과 실험을 시작했다. 음원이 아닌 다른 매체로 음악을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음원서비스 플랫폼이 아닌 다른 채널로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음악 제작과 공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창작 방식, 물을 매개로 한 음악 연주 인터페이스와 같은 실험을 이어갔다. 그의 실험은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창작 도구를 만나면서 시각적 풍경에 대치되는 청각적 '사운드스케이프'의 영역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는 미디어 아티스트로 불리고 있었다. 대중과 소통하는 음악적 방식을 혁신하려고 했던, 소리로 세상 모든 것과 소통하고자 했던 그가 스타트업을 시작하겠다고 찾아온 것은 그
전세계적인 팬데믹 상황 중에서도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세는 매우 놀랍다. 한국의 경우 네이버 쇼핑, 쿠팡, 쓱닷컴, 지마켓 등 토종 쇼핑몰들이 엄청난 자금력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의 직진출을 막아내며 시장을 지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현상이다. 이와는 달리 일본의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오랫동안 수위 자리를 지키는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쇼핑몰인 아마존(Amazon)이다. 일본 토종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이 1등을 다투며 선전하고 있지만 세계 5위 규모의 아마존재팬의 위상은 대단하다. 이 아마존재팬 쇼핑몰 내의 특별한 기능이 의미 있는 곳에서 활용되고 있어 잔잔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아마존 쇼핑몰 내의 '갖고 싶은 물건 리스트 기능'이 그것인데,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들이 운영 중인 '상품 찜하기' '위시리스트' 등의 코너와 비슷한 구조로 보이지만 확연하게 다른 부분은 선물받기 기능이다. 원래 '상품 찜하기'는 '지금은 사지 않지만 관심 많음'
얼마 전 실제 겪은 일이다. 마산의 경남대학교가 주최한 세미나에 초청돼 발표자로 참석했다. 디지털 혁명 시대의 시민 소양인 디지털 리터러시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였다. 행사는 오후였지만 행사 전 발표자, 토론자가 함께하는 오찬 일정이 있었다. 마산역에 내리자 오찬장소로 오라는 안내메시지가 왔고 시간에 맞춰 도착하려고 서둘러 택시승강장으로 향했다. 택시를 잡아탔는데 기사분이 칠순은 되어 보이는 어르신이었다. 목적지가 식당이었는데 기사분이 연로한 어르신이라 잘 찾아갈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이 됐다. 삼대초밥 식당으로 가려는데 혹시 아시느냐고 물었더니 자신 있게 아신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다. 역시 경력이 많은 어르신이라 지역 식당을 두루두루 아시나 보다라는 생각에 처음에 기사분이 어르신이라 걱정한 것이 괜히 미안해졌다. 20여분 후 기사분이 도착했다고 하시길래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식당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가 식당이냐고 물으니 "여기가 삼계초등학교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답변하셨다. 삼대초밥
연말에 보기 좋은, 내가 올해 본 최고의 영화를 소개하고 싶다. 이근우 감독의 2012년 개봉작 '577 프로젝트'. 하정우, 공효진을 포함한 배우, 모델들이 20일에 걸쳐 577㎞ 국토대장정 길을 걷는 로드 다큐멘터리다. 일정상 하루 평균 30㎞를 가야 하므로 대원들은 아침 6시에 기상해 꼬박 여덟 시간을 매일 걷는 강행군을 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열여덟 명은 대부분 배우인데 그들에게 출연료는 딱 걸은 날짜만큼만 지급된다. 이들은 왜 이 험한 일에 자원했는가. 출연한 배우 중 하정우와 공효진을 제외하면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배우는 많지 않다. 많게는 10년 넘게 무명 배우생활을 한 이들은, 이미 배우생활이 지긋지긋하고 연기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 이 프로젝트는 왠지 배우로서 새로운 삶을 위한 기회였고, 국토대장정을 완주하지 못하면 앞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마음으로 그 길을 걷기 시작했던 것이다. 국토대장정이란 타이틀은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미국 연준이 조만간 테이퍼링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영국 파운드화를 제치고 달러화가 기축통화가 된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큰 후폭풍을 몰고 왔다. 이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것이 달러 밀크셰이크 이론이다. 미국의 투자가인 브렌트 존슨(Brent Johnson)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고, 달러 강세는 전 세계의 투자 자금을 미국으로 빨아들일 것이라 예상한다. 그는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연준의 역할을 빨대를 꽂은 밀크셰이크에 비유한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양적완화(QE)를 시행하면, 신선한 우유가 밀크셰이크 병에 주입될 때와 같이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 마켓과 고위험 채권 그리고 주식시장으로 몰려 간다. 이 때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개선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 잡는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 1년, 2007-10년 글로벌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주요 쟁점과 이슈가 되고 있다. 국내도 다수의 관련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으며 그 소관도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다양한 부처로 구성됐다. 법안의 구성도 다양한데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 전자금융거래법 등 여러 법안이 국회 통과를 기다린다.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온라인 플랫폼 내 입점기업들에 대한 플랫폼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율하는 목적으로 B2B 관계를 규율하고자 하며 2021년에만 6차례 이상 법안이 발의됐다. 이 안의 경우 매출액 혹은 중개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플랫폼을 구분해 규모가 있는 플랫폼들의 공급기업들에 대한 갑질에서 보호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나 양면시장의 플랫폼을 한쪽 시장만 국한해 본다는 점에서 다소 쟁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역시 플랫폼의 다른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이후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의 급부상으로 인해 인터넷 트래픽 양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인터넷망을 통해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ISP)와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자 국회에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들이 서둘러 제출됐다. 법안들은 표현은 다르지만 모두 CP가 ISP의 정보통신망 사용에 대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한다. 개정안들도 소위 망사용료가 무엇인지 정의도 하지 않은 채 이를 규율한다. 우리나라의 규제는 불명확성이 높은데 국적불명의 망사용료 규제가 도입될 처지다. 인터넷의 최종 이용자는 인터넷상의 모든 종단점과 데이터를 송수신하기 위해 ISP들에 이용요금을 지불한다. 이러한 이용요금은 기술 및 콘텐츠의 발전에 따라 점차 증가돼 왔다. 즉 최종 이용자가 ISP들에 비싼 이용요금을 지불하는 것은 인터넷에 있는 양질, 고품질의 콘텐츠를 즐기기 위함이다. 그런데 CP들이 망사용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