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이 열립니다. 음악과 문화, 책이야기 등 부드러운 이야기로 세상을 들여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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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작품상에 빛나는 '기생충', 여우조연상을 품은 '미나리', 두 해 연속으로 세계에 우리를 빛나게 한 가장 한국적인 영화다. 코로나 대유행이 아니었다면 더 큰 상업적 성공도 거뒀을 터다. 영화는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현대인의 문화다. 필자도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 전까지 매주 한두 번 영화를 관람하며 '영화 마니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영화관람을 자제한다. 영화관에서는 띄어 앉기를 하고 취식을 금지하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애를 쓰고 있다. 그렇지만 영화관 방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직은 들지 않는다. 좋은 영화들이 개봉하지만 왜 예전처럼 관람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일까. 영화관을 찾는 이유로는 좋은 영화를 보기 위한 것도 있지만 편안한 의자에 앉아 달콤한 팝콘과 시원한 청량음료를 먹으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이는 많은 관객이 공유한 행복임이 틀림없다. 몇 해 전부터 모
사적 공간을 동원한 랜선콘서트는 코로나 시대가 낳은 하나의 공연 트렌드다. 한데 코로나19 이전부터 자기 방을 무대로 삼은 뮤지션이 있다. 제이콥 콜리어의 데뷔앨범 'In My Room'(2016년)은 제목 그대로 영국 런던에 있는 그의 작은 방에서 제작됐다. 작곡과 편곡, 연주, 녹음, 편집까지 방에서 혼자 해결했다. 광각렌즈로 찍은 앨범 커버는 방 전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벽면을 둘러싼 여러 대의 현악기와 방 한편에 세워놓은 큼직한 더블베이스, 키보드들과 국적불명의 다양한 타악기까지 수십 가지 악기가 그 좁은 방을 채우고 있다. 모두 콜리어가 어린 시절부터 연주한 악기들이다. 바이올리니스트인 어머니가 이 방을 마련해준 것은 콜리어의 나이 두 살 무렵이었다. 비범한 재능을 보이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물었다. "피아노 선생님을 소개해줄까." 아이는 거절했다. "천천히, 내 맘대로 놀아볼래요." 그렇게 콜리어는 정규교육 없이 악기들을 하나하나 독학으로 마스터했다. 칩거하는 그에게 유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와 세계적인 코로나 19(COVID-19) 위기는 쿠팡 등 유통산업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스타트업의 폭발적 성장을 가져오고 있다. 즉 스마트폰, 5G 인프라,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거래의 증가는 유통산업을 오프라인에서 모바일 기반으로 급속히 변화시켰다. 최근 플랫폼 스타트업은 유통을 넘어 전문자격사 시장으로까지 진출하고 있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미용·의료정보 플랫폼, 동물의료 플랫폼에 스타트업들이 진출하면서 각각 변호사, 수의사, 의사 등의 전문자격사 시장의 플레이어들과 충돌하고 있다. 전문자격사들은 플랫폼 서비스에 대해 실정법 위반을 내세우면서 플랫폼 스타트업을 압박하고 있다. 법률서비스 플랫폼은 법률상담 등을 위해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변호사를 광고·홍보·소개하는 서비스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법률서비스 플랫폼이 변호사법상 비변호사의 변호사와 동업 금지 등에 위반된다는 입장이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측은 특정 사건에 대한 알선, 소개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SW(소프트웨어) 시장규모는 총 239억달러다. 이중 게임SW 시장규모가 113억달러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2%다. 다음으로 IT(정보기술)서비스 시장 78억달러(32.6%), 패키지SW 시장 48억달러(20.2%)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글로벌 SW 시장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IT서비스 시장으로 2020년 기준 7019억달러에 달한다. 전체 시장의 47.2% 비중이다. 패키지SW 시장은 6201억달러로 41.7%를 차지한다. 반면 게임SW 시장은 1676억달러로 11.1%에 불과하다. 수치만 놓고 보면 국내 SW 시장에서 게임SW가 차지하는 위상은 상당하다. 이는 글로벌 시장 대비 국내 시장 비중에서도 잘 드러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SW 시장은 2020년 기준으로 전세계 시장 대비 1.6%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서 게임SW를 제외하면 비중은 1.0%에 그친다. 패키지SW 시장이 전세계 시장 대비 0.8%에 그
요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키워드'가 관심을 끈다. 우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안전' 문제에 대한 국가의 주도적 역할과 안전 관련 산업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에 따르면 안전욕구는 생리적 욕구를 잇는 인간의 핵심욕구로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원동력이 된다. 매슬로는 안전과 같은 근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자아실현과 같은 상위 욕구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느낄 때 활동범위를 좁혀 불확실성을 줄이고 자신을 보호하려는 경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매슬로의 설명은 타당해 보인다. 그런데 최근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자기계발 열풍, 예컨대 '미라클 모닝'(이른 새벽에 운동이나 독서, 공부 등을 하는 것)이나 '보디프로필 찍기'(건강한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는 것)는 매슬로의 설명과 배치되는 듯하다. 안전이 위협받는 코로나19(COVID-19) 상황에서 자기계
약 170년 전 마르크스는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공산주의 유령이 사라지고 디지털 대전환이 가속화하는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유령을 맞고 있다. 기하급수라는 유령이다. 기하급수적 변화는 디지털혁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이 유령은 미래 불확실성을 증폭하고 변화에 뒤처지는 사람은 가차 없이 패배의 나락으로 밀어버린다. 기하급수 위력을 처음 언급한 사람은 '인구론'을 저술한 토머스 맬서스다. 그는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느는데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25년마다 인구가 2배 늘면 2세기 뒤 인구와 식량비율은 256대9가 되고 3세기 뒤에는 4096대13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우려와 달리 인류는 출산율 저하로 인구증가 둔화기를 맞았지만 그의 예견대로 인구가 기하급수로 늘었다면 아마 파국을 맞았을 것이다. 지난 세기, 유럽 로마클럽도 지구자원 고갈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실무연구를 수행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팀은 경제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가 올 초 회사의 성과급 지급안에 '반기'를 들고 자신들의 요구를 일정부분 관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 회사에서는 4년차 사원이 직접 그룹 총수에게 e메일을 보내 '입사할 때 삼성만큼 성과급을 줄 수 있다고 했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는지' 질의했다고도 한다. 여러 회사에서 이러한 요구들이 시차를 두고 발생한 것을 보면 이를 하나의 해프닝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성과급이란 회사가 시혜적으로 베푸는 것이라고만 생각해온 기성세대는 이들의 당당한 요구에 깜짝 놀랐고 과연 그들이 우리와 무엇이 다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공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적 특성으로 이 사건을 설명하며 기존 노동조합에 대한 불만이 합해져 성과급이라는 약한 고리에서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MZ세대의 요구를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일반 직원과 임원의 임금격차가 벌어지는 현실이 있다. 한 기업 평가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기업의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은 812
중국 후한 말기와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삼국지연의는 영웅들의 이야기다. 동아시아권을 대표하는 고전소설로 유비, 조조, 손견 등 다양한 캐릭터의 영웅이 독자의 마음을 흔든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기원전 8세기에 쓰였다고 전해지는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다. 전설의 트로이아 전쟁과 오디세우스의 10년간에 걸친 귀향담을 그리고 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아킬레우스, 헥토르, 아가멤논 등의 영웅들이 등장한다. 고전뿐만 아니라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는 수많은 영웅들을 만날 수 있다. 영웅은 시대정신을 반영한 상징물이다. 우리는 영웅을 보며 꿈을 꾸고 길을 떠난다. '난세에 영웅 난다'는 말이 있다. 위기가 찾아오면 영웅이 필요하다.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변혁적 지도자가 나타난다. 평화로운 세상에는 영웅이 필요 없다. 각자 자기 몫을 하면 세상이 순조롭게 돌아간다. 우리는 유사 이래 처음으로 수십 년간 대규모 전쟁이 없는 평화를 누리고 있다. 재난의 관점에서 본다면 영웅이 필요 없는 세상에
'요리가 특기. 체질량지수 21 이하. 좋은 화장품 사용. 예쁜 손톱. 마르고 싶다는 트윗. 예쁜 미소. 응석부리고 싶음…'등 총 25개 항목이 각각의 박스에 들어 있는 빙고용지. 바로 일본의 여자력(女子力)테스트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일본의 디지털사전에는 '女子力'을 '빛나는 생활방식을 가지는 여성이 지닌 힘. 자신들의 아름다운 센스를 주목시켜 존재를 나타냄으로써 인기를 갖게 하는 힘'으로 정의했으나 현실적으로는 '외모를 아름답게 가꾸는 자세' '귀엽고 앙증맞은 말투' '요리솜씨' 등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을 묘사하는 의미로 주로 사용된다. 여성지 'VOCE'가 처음 사용한 이 단어는 2009년 '올해의 유행어' 대상 후보에도 올라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도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폭넓게 받아들여진다. 일본에서만 통용될 것 같던 이 '여자력'은 구직활동이나 결혼 상대를 찾을 때를 위한 서적과 강좌들은 물론 교육기관의 팸플릿에도 활용될 정도로 일반 '현상'이자 중요한 '덕목'
디스코바지가 다시 유행한다. 허리춤에 주름이 한 개, 혹은 두 개 잡혀 복부가 넉넉하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이 바지는 최근 정장과 스트리트 패션을 막론하고 다양한 소재와 형태로 등장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때는 아재패션의 상징과도 같았지만 밑단을 짧게 걷어 입고 거대하고 기묘한 모양의 어글리 스니커즈를 신으면 월드클래스 패션피플이다. 그런데 국어사전에도 등재된 이 디스코바지를 입고 월드클래스가 되려면 넘어야 할 난관이 하나 있다. 외국에서는 이 바지를 디스코바지라고 하면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디스코바지(Disco Pants)란 말은 영어에도 존재하는데 이 바지를 뜻하는 말이 아니다. 디스코바지라고 하면 외국에서는 번쩍거리는 광택 소재로 만들어진 몸에 딱 달라붙는 바지를 의미한다. 복부는 절대 여유가 있으면 안 되고 엉덩이까지 딱 달라붙어야 하며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게 아니라 넓어져야 한다.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 존 트라볼타가 입은 게 바로 디스코바지다. 모양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일류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에 대한 대응태세는 그 어떤 나라보다 훌륭했다. 의료대응체계는 붕괴되지 않았으며 국민들은 패닉에 빠지지 않았다. 코로나19와 전쟁 중에 다른 나라들의 부진 속에서도 우리는 약진해 세계 8위 교역국가로 발돋움했다. 방탄소년단(BTS)이 연신 빌보드차트 1위곡을 만들어내고 그들의 팬클럽인 아미(ARMY) 숫자는 1억명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 영화인들이 오스카상을 받는 꿈이 2년 연속 현실이 됐고 우리 젊은 스포츠 선수들은 프리미어리그로,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고 있다. 세계 e스포츠 게임단의 프로게이머 중에 한국인 선수들이 과반수에 달하는 종목도 있다. 내한공연하는 외국 가수들이 한국 관객들의 '떼창'을 접하고 노래를 하다 말고 관객들의 떼창에 빠져드는 영상은 정말 감동스럽다. 우리는 왜 이렇게 잘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잘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겠지만 변하지
학령인구 감소가 현실화한 후로 신입생 유치를 위한 대학들의 자구노력이 참으로 안쓰럽다. 인구가 줄어드는데 무슨 묘안이 있으랴마는 그것을 찾아 전교직원은 물론 총장까지 맨발로 뛰는 형국이다. 지방대는 그렇다고 해도 서울 시내 중위권 대학도 다급한 행보를 보인다. 요즘 우리나라 대학은 선발대학과 모집대학, 즉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대학'과 '학생을 모집해야 하는 대학'으로 나뉜다. 아카데미에서 웬 모집이냐고 하겠지만 현실이 그런 것을 어찌하랴. 특히 후자에 해당하는 대학들의 노력이 확연히 보인다. 지방대·국립대·수도권 사립대를 불문하고 일반인이 잘 모르는 최근 대학들의 움직임을 보면 우선 부실학과를 정리하고 AI(인공지능), 모빌리티, 핀테크, 빅데이터, 사이버보안, 에너지신산업 등 유망학과를 증설하는 등의 학문 단위 재조정(학과 통폐합) 논의를 하고 있다. 이는 대학 내 엄청난 내홍(內訌)을 가져올 수 있는 사안임에도 대학들이 자구책으로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또 최근